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98

은행나무 / 살아있는 화석

은행(銀杏)나무 살아있는 화석 은행나무는 2억 수 천만년 전 공룡과 같이 살았고 빙하를 거치고도 살아남은 식물이다. 그래서 은행나무를 살아있는 화석이라 부른다. 그만큼 오래이듯 5백 살이넘지 못하면 나이 든 축에 들지도 못한다. 공자가 제자를 은행나무 아래서 제자를 가르쳐서 글 읽고 학문을 닦는 곳을 행단(杏壇)이라 하듯 은행나무는 아름다운 인연을 가졌다. 이런 오랜 은행나무엔 젖모양처럼 생긴 유주(乳柱)가 있다. 천년을 산 은행나무가 가지고 있는 신비의 산물이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마주 하여야 열매를 맺는데 그리워하여도 맺지 못하면 어찌하리. 바람에 날려간 숫나무 꽃가루가 암나무에 날아가 합치되니 동물과 다름이 없다. 가을 산엔 단풍나무가 산을 아름답게 물들인다면, 산 아래선 은행나무가 아름다운 가을빛..

옻나무 / 쓰임새가 많아 버릴 것이 없는 나무

옻나무 쓰임새가 많아 버릴 것이 없는 나무 옻이 오른다고 피하는 옻나무이지만 알고 나면 쓰임새가 정말 많은 나무이다. 나무껍질에 상처를 내서 나오는 것이 옻인데 공기 중에 두면 검게 변한다. 보통 4년 되는 나무부터 옻울 채취한다는데 10년생에서는 250g 정도 채취한다고 한다. 우리가 색칠한다는 말도 옷칠할 칠(漆) 자에서 나온 것인데, 옻을 칠하면 색깔도 곱고 윤기도 나고 벌레도 먹지 않는 귀한 칠 재료이다. 주로 검은 색깔을 주로 쓰는데, 우리가 칠흑같은 밤이라 표현하는 칠도 이것을 말한다. 이 옻이 사람 몸에 닿으면 독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어린순은먹기도 하고 옻액을 거르고 남은 찌꺼기는 옻닭집이나 한약재로 쓰이는 등 버릴 것이 없는 귀중한 나무이다. 옻나무 /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안창리 200..

붉나무 / 잎이 붉어 붉나무

붉나무 (五倍子木) 잎이 붉어 붉나무 과명 : 옻나무 속명 : 염부자, 굴나무, 불나무 분포 : 전국 산과 들 개화 6~8월, 결실 10월 높이 : 3~7m 용도 : 관상, 공업, 약용 산에 다니면서 어른들께 들은 것이 있어 겁나는 나무가 옻나무이다. 옻이 오르면 피부가 부풀고 가렵고 긁게 되어 진물이 나고 잘 낫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옻나무와 붉나무가 비슷하게 생겼는데 옻나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 구별을 할 기회가 적지만, 잎사귀 사이 자루에 날개 같은 것이 달린 것이 붉나무이다. 개옻나무도 있는데 이파리 아래 부분에 두세 개의 톱니가 있는 것으로 구별한다. 가을철 단풍으로 불타는 산에 가면 붉나무도 아름답게 물들어 가을 산을 물들인다. 처음엔 노란색으로 되었다가 이내 붉은색으로 변한다. 잎에는 ..

소나무야 소나무야 7 / 금강소나무(춘양목)

소나무야 소나무야 7 금강소나무 (춘양목) 왕실 건축과 배 만드는 데 들어가는 소나무를 특별히 보호하기 위해 전국 2백여 곳에 봉산(封山)이라는 소나무 특별보호구역을 만들고 벌목을 엄격히 규제했다. 그래도 수요에 비해 소나무 공급이 늘 부족했고, 조선조 말에 이르면 깊은 산골 말고는 쓸 만한 소나무가 남지 않게 되었다. 그나마 한강 수계로 운반이 불가능했던 울진 봉화 지역의 소나무는 오늘날까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곳 소나무는 학술적으로는 금강소나무(강송)란 이름이 정확하지만, 흔히 춘양목이라 부른다. 이렇게 부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일제 강점기 영주-봉화-태백으로 이어지는 산업철도가 놓이면서 소나무는 한층 무차별적으로 벌목하였다. 이렇게 잘려나간 금강소나무는 춘양역에서 하룻밤 사이에 서울까지..

소나무야 소나무야 6 / 고려시대의 소나무

소나무야 소나무야 6 고려시대의 소나무 고려시대로 접어들면서 삼국시대 때 쓰이던 나무와는 종류가 달라진다. 몽고란을 거쳐 고려 후기로 오면서 주위에는 소나무가 많아졌다. 삼국시대 때 건축재로 쓰였던 느릅나무 참나무 등이 차츰 소나무로 바뀌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부근에는 소나무 외에 건축재로 쓸 만한 나무가 없었다. 그러나 깊은 산속에 있는 사찰 건축만은 소나무 보다 오래 쓸 수 있고 주변에 풍부히 자라는 느티나무나 참나무를 주로 이용했다. - 박상진 지음 '역사가 새겨진 나무 이야기'(p151) 중에서 - 송강정 (전남 담양) 식영정 (전남 담양) 융건릉 (경기 화성) 융건릉 (경기 화성) 융건릉 (경기 화성) 동구릉 (경기 구리) 서삼릉 (경기 고양) 소산마을 (경북 안동) 소산마을 (경북 ..

소나무야 소나무야 5 / 건축물에 쓰인 소나무

소나무야 소나무야 5 건축물에 쓰인 소나무 삼국시대 나무 건축물 중 현존하는 것은 없다. 문헌으로 찾아 들어가 보면 삼국사기에 기록이 있다. 고구려 시조 주몽은 부여를 떠나면서 일곱모가 난 돌 위에 소나무 기둥 아래 부러진 칼 한쪽을 묻어 둔다. 훗날 태어난 아들 유리는 자기 집 소나무 기둥 밑에서 부러진 칼 한쪽을 찾아내 아버지가 있는 졸본으로 달려가 주몽에 이어 임금이 된다. 소나무가 건축물의 기둥으로 쓰였다는 최초의 기록이며 그 만큼 소나무가 널리 자랐다는 증거이다. - 박상진 지음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p148) 중에서 - 예봉산 (경기도 남양주) 적갑산 (경기도 남양주) 북한산 영봉 (서울 도봉구) 청계산 망경대 (경기도 성남) 지리산 소나무 쉼터 (경남 함양군 휴천면 송대마을) 북한산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은근과 끈기로 피는 우리나라 꽃

무궁화(無窮花) 꽃이 피었습니다 은근과 끈기로 피는 우리나라 꽃 속명 : 목근화, 순화 분포 : 평남, 강원 이남 개화 7~9월, 결실 10월 높이 : 3~4m 용도 : 관상, 약용, 식용 꽃말 : 일편단심, 은근과 끈기, 섬세한 미 무궁화는 한자말 목근(木槿)에서 무궁화로 되었다는 설이다. 고려 고종 때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에 '이 꽃은 꽃 피기 시작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피고 지는데.... 무궁한 이름으로 무궁하기를 바랄 것이네'라는 것에서 무궁화 어원의 처음으로 삼는다. 무궁화는 4세기초 발간된 동양 최초의 지리서인 중국의 산해경(山海經)에 인용한 글에 우리나라에 무궁화가 있음을 알리고 있다. 신라 때 최치원이 당나라에 보낸 국서에서 신라를 근화향(槿花鄕)이라 하여 오래전부터 우리 역사에 무궁화..

산딸나무 / 맑고 청초한 꽃잎

산딸나무 맑고 청초한 꽃잎 과이름 : 층층나무과 속명 : 박달나무, 딸나무, 들메나무 분포 : 중부 서쪽, 남부, 제주도 개화 6월, 결실 9월 높이 7~10m 용도 : 식용, 관상, 공업용 꽃말 : 위장 산딸나무 흰 꽃받침은 여고생들이 입던 교복 깃처럼 깔끔하고 수녀님들 옷 입은 모습처럼 맑다. 대추잎 같은 줄무늬가 있는 이파리에 구슬처럼 둥근 꽃망울을 받치고 있는 모습은 청초하다. 또한 초여름에 마치 나뭇잎에 눈이 내린 듯 시원하다. 가을이 되면 열매는 딸기 같은 진분홍으로 아름답게 익는다. 산딸나무와 산딸기나무는 이름이 비슷한데, 산딸기나무는 우리가 먹는 딸기가 열리는 키 작은 나무이고, 층층나무의 사촌쯤 되는 산딸나무는 키도 크고 딸기처럼 생긴 열매가 매달려 '산에서 딸기가 열리는 나무'라고 하여..

느티나무 / 나무의 황제

느티나무 나무의 황제 과목 : 느릅나무과 분포 : 황해도이남 전국 크기 : 높이 30m, 지름 2m 개화 4~5월, 결실 9~10월 용도 : 건축재, 가구재, 가공재, 약용, 공원수 동네 어귀에 가면 마을 역사와 같이 하는 정자나무로 느티나무가 많다. 어른들이 나무 밑에서 장기를 두거나 동네 사람들이 나무 아래서 쉬는 공간이 된다. 느티나무는 우람하고 무성하여 좋고, 낙엽이 지고 잎이 다 져도 보기가 좋다. 오래된 느티나무는 마을의 전설과 숱한 애환이 서려있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당산나무가 되기도 하고, 길흉을 미리 알려주기도 하는 신령스러운 역할도 한다. 그래서 오래된 느티나무를 베거나 가지를 꺾으면 건드린 사람이 화를 당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나도 산소 앞 느티나무가지를 톱으로 베다가 ..

모감주나무 / 황금 열매주머니 주렁주렁

모감주나무 황금 열매주머니 주렁주렁 과명 : 무환자나무과 모감주나무란 이름은 한자명 무환자(無患子)의 옛말 '모관쥬'가 변화한 것으로, 무환자와 동일하게 열매 혹은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름이 혼용되어 유래했다. 모감주나무는 꽃이 황금빛이다. 어사화나 금관 옆 치장처럼 화려한 황금빛이다. 영어로는 golden rain tree 라는데, 꽃 질 때 나무 밑에서 가면 이름대로 황금빛 꽃비다. 나무에 열리는 세모꼴 열매도 꽈리처럼 부풀어지는데 날이 가면 연두빛이 점점 누런빛으로 변한다. 가을이 깊어지면 누런빛으로 감싼 겉껍질이 갈라지고 단단한 열매가 나온다. 망치로 두드려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여 염주로 쓴다. 염주를 만드는 나무는 피나무와 향나무도 있지만, 모감주나무 열매는 금강자라 하여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