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83

이팝나무 / 풍년을 점친 나무

이팝나무 풍년을 점친 나무 과명 : 물푸레나무과 개화 5~6월, 결실 9~10월 분포 : 중남부 용도 : 풍치수, 가공재, 식용 느지막한 봄 농촌에서 못자리를 한창 낼 무렵 이팝나무에는 하얀 꽃이 핀다. 소복한 꽃송이가 그릇에 쌀밥 퍼놓듯 하얘서 이밥나무라 하였는데, 나중엔 이밥을 이팝으로 바꾸어 불렀다. 조선시대에 귀한 쌀밥은 양반들인 이 씨만 먹는다고 이밥이라 하였다니 배 고픈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 싶었던 양식이었다. 이팝나무 꽃송이가 풍성하냐 아니냐로 풍년을 점쳤다는데, 서민의 아픔과 희망이 서린 나무이다. 이팝나무는 남쪽지방에 주로 피고 한번 핀 꽃은 20여 일 가는데 30여 미터까지 자라는 거목들이 많아서 마을의 보호수나 천년기념물로 지정된 나무가 많다.(*) 이팝나무의 학명도 풀어보면 '하얀 ..

철쭉 / 개꽃

철쭉 진달래는 참꽃 철쭉은 개꽃 과명 : 진달래과 개화 5월, 결실기 10월 분포지 : 전국 진달래가 지고 나면 철쭉나무에 연분홍 꽃봉오리가 맺히고 옅은 분홍빛 꽃이 핀다. 경북 청송에서는 물가에 핀다고 수달래라 하고, 경남지방에서는 진달래에 이어서 핀다고 연달래라 하는데, 연(軟)하다고 연달래란 부른다는 의견도 있다.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꽃빛이 진홍빛인데 비해, 철쭉은 꽃과 잎이 동시에 나거나 잎이 미리 나오는데 연분홍 큰 꽃잎이 핀다. 진달래가 피고 나서도 가끔 꽃샘 추위가 찾아와서 추위에 바들바들 떠는 진달래나 하얀 눈을 맞은 진달래를 보기도 하는데, 철쭉은 진달래가 지고 난 뒤에 느즈막이 핀다. 중국에서는 철쭉을 척촉(擲燭)이라 하는데 가던 길을 못가고 걸음을 머뭇거리게 한다는 뜻이라 한다...

목련꽃 / 울 안에서 맞는 봄꽃

목련꽃 울 안에서 맞는 봄꽃 과이름 : 목련과 분포 : 경기 이남 개화 : 4월 결실 : 8~9월 용도 : 약용, 정원수, 고급 목재 개나리가 울 밖이나 길가에서 피며 봄을 전한다면 목련은 주택가 울 안에서 봄을 맞는다. 봄기운이 오르면 목련은 소복한 털이 달려있는 겨울눈을 틔우고 화사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 오랫동안 꽃을 피우진 못해도 자태는 눈 부시고 사뭇 화려하다. 화사한 백목련,멋들어진 색조 화장으로 치장한 자목련은 서로 아름다움을 견주나 너무 화려하여 정신을 빼놓는 바람에 누가 잘났다고 손을 들어줄 수가 없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나서야 잎눈이 뾰족한 잎을 내민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하는 노래 가사처럼 잎사귀는 넓고 풍성하여 나무 그늘 아래서 쉴 수 있을 정도이..

연리목 1. 사랑나무

연리목 1. 사랑나무 남한산성에서 갈마치고개로 산행을 하다가 소나무 연리지를 보았다. 두 나무가 맞닿아 하나로 합쳐질 때 우리는 연리지(連理枝)라 부른다. 나뭇가지가 이어지면 연리지이고, 줄기가 이어져 하나가 되면 연리목(連理木)이 되는 것이다. 나무를 가까이 심으면 줄기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가지가 맞닿는다는 것은 정말 드물고도 드문 일이다. 연리지가 발견되면 삼국사기 등 역사책에 기록을 하였다 할 만큼 귀한 경우이다. 생물학적으로 말하면 나무가 생장하면서 수형이나 바람 등 외부 영향으로 서로 가지가 맞닿아 접촉부분 껍질이 벗겨지고 종(種)이나 유전학적으로 비슷한 경우 서로 가지를 파고들어 한 몸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화목한 부부나 남녀 사이를 비유적으로 부르는 말로 연리지를 사용한다. 중국 당나라..

겨우살이 / 다른 나무에 붙어 사는 기생나무

겨우살이 다른 나무에 붙어사는 기생나무 과명 : 겨우살이과 분포 : 황해도 이남 개화 2~3월, 결실 가을 용도 : 약용 아버지가 위중한 병을 앓아 힘드시게 보낼 때 겨우살이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구해 드렸다. 그러나 효과도 없이 몇 달을 더 사시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산에 가서 겨우살이를 보면 늘 그 생각이 난다. 겨우살이는 참나무나 버드나무 등 활엽수에 얹혀 기생하며 사는 늘 푸른 나무다. 겨울에 깊은 산에 가면 마른 나뭇가지 끄트머리에 싱싱하게 살아서 푸르게 보이는 것이 '겨우살이'이다. 마치 나뭇가지끝에 새집을 지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겨울에도 푸르다고 하여 동청(凍靑)이란 어쭙잖은 이름을 얻었다. 다른 나무와 경쟁하느라 혼자 살기도 어려운데, 그냥 올라타고 앉아 그 나무의 양분을 빨아먹고 사니 ..

소나무야 소나무야 4 / 소나무의 이름

소나무야 소나무야 4 소나무의 이름 소나무의 옛 이름은 송(松) 혹은 송목(松木)이다. 널리 쓰고 있는 적송이란 말은 일제강점기 때 들어온 소나무의 일본 이름이다. 적송(赤松)이라는 이름이 처음 쓰이기 시작한 것은 대한제국 융희 4년(1910년)부터다. 한일합방 직전인 이때 농상공부대신 조중용이 농상공부 고시 9호로 공시한 화한한명(和韓漢名)대조표에서 소나무란 이름을 쓰지 말고 적송을 쓰라고 한 이후, 비판 없이 그대로 쓰고 있다. 그 밖에 쓰이는 육송(陸松)이란 말이 있다. 소나무의 또 다른 이름으로서, 소나무가 주로 내륙지방에서 많이 자란다는 뜻으로 육송이라 했다. 역시 근대에 들어와서 생긴 말이다. 〈박상진 지음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중에서〉 검단산 / 하남 고루포기산 / 강릉 구봉대산 / 영..

누리장나무 / 만지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나무

누리장나무 만지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나무 과명 : 마편초과 생약명 : 취오동 속명 : 노나무,개나무,구릿대나무,누리개나무,이라리나무,누른나무,깨타리나무 분포 : 중부,남부지방,울릉도,제주도 개화 7~9월, 결실기 10월 용도 : 식용,밀원용,약용 꽃말 : 행운 누리장나무는 꽃과 열매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른 식물이다. 과연 같은 종족인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꽃 핀 모습은 음습한 곳에서 자라는데다가 황백색꽃에서 누런 진액이 나와서 첫눈에 그리 산뜻한 대면은 아니다. 특히나 산기슭 습한 곳에서 무리 지어 핀 모습에 만지면 금방이라도 냄새가 밸 것 같은 느낌이다. 만지면 고약한 냄새도 나고 독성도 있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나무껍질을 다른 약재와 함께 종기나 피부병 치료에 쓴다. 가을에 누리장나무에서..

노박덩굴 / 화려한 변신

노박덩굴 화려한 변신 산은 결실이 빠르다. 숲은 8월 말부터 생장을 멈추어 마른 잎이 하나둘씩 산길을 덮는다. 이른 여름 녹색꽃이 피는 노박덩굴은 눈길을 끌 만큼 그리 화려하지가 않다. 그러나 늦가을에 열매를 보면 확실히 다르다. 노란색 열매껍질이 벌어지면 그 안에 있다가 사알짝 얼굴을 내미는 빨간 열매는 어여쁘고 아름답다. 노란 껍질과 어우러져 더 붉다. 줄기가 마구 자라서 길을 막는 덩굴이라는 뜻의 노박폐(路泊廢) 덩굴이 줄어든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어떠하든 많이 맺는 열매는 겨울 동안 먹이를 찾는 새들의 표적이 될만하다. 볼품없던 꽃에서 이렇게 화려한 열매를 맺는 것은 새들에게 좋은 곳으로 보내달라는 구애의 몸짓이다. 사람이 각고의 노력 끝에 화려한 결실로 인생역정에서 성공하듯 아름다운 몸부림이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3 / 소나무의 이름

소나무야 소나무야 3 소나무의 이름 소나무는 우리나라 대표 나무요, 세상의 대표 나무다. 학명이나 속명 파이너스(Pinus)가 산에서 나는 나무라는 뜻인 핀(Pin)에서 유래하였다 하니 당연히 세상의 대표 나무다. 한자인 소나무 송(松) 자도 진시왕이 길을 가다가 소나기를 만났는데 소나무 덕분에 비를 피하자 고맙다는 뜻으로 공작 벼슬을 주어 나무공작 즉 목공(木公)이 되어 송(松)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말 '솔'도 높고 으뜸이란 의미니 나무 중의 나무가 소나무다. 영월 구봉대산 영월 구봉대산 노인봉 무릉계곡 북한산 원효봉 설악산 비선대 설악산 설악동 제주도 산방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