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98

겨우살이 / 다른 나무에 붙어 사는 기생나무

겨우살이 다른 나무에 붙어사는 기생나무 과명 : 겨우살이과 분포 : 황해도 이남 개화 2~3월, 결실 가을 용도 : 약용 아버지가 위중한 병을 앓아 힘드시게 보낼 때 겨우살이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구해 드렸다. 그러나 효과도 없이 몇 달을 더 사시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산에 가서 겨우살이를 보면 늘 그 생각이 난다. 겨우살이는 참나무나 버드나무 등 활엽수에 얹혀 기생하며 사는 늘 푸른 나무다. 겨울에 깊은 산에 가면 마른 나뭇가지 끄트머리에 싱싱하게 살아서 푸르게 보이는 것이 '겨우살이'이다. 마치 나뭇가지끝에 새집을 지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겨울에도 푸르다고 하여 동청(凍靑)이란 어쭙잖은 이름을 얻었다. 다른 나무와 경쟁하느라 혼자 살기도 어려운데, 그냥 올라타고 앉아 그 나무의 양분을 빨아먹고 사니 ..

소나무야 소나무야 4 / 소나무의 이름

소나무야 소나무야 4 소나무의 이름 소나무의 옛 이름은 송(松) 혹은 송목(松木)이다. 널리 쓰고 있는 적송이란 말은 일제강점기 때 들어온 소나무의 일본 이름이다. 적송(赤松)이라는 이름이 처음 쓰이기 시작한 것은 대한제국 융희 4년(1910년)부터다. 한일합방 직전인 이때 농상공부대신 조중용이 농상공부 고시 9호로 공시한 화한한명(和韓漢名)대조표에서 소나무란 이름을 쓰지 말고 적송을 쓰라고 한 이후, 비판 없이 그대로 쓰고 있다. 그 밖에 쓰이는 육송(陸松)이란 말이 있다. 소나무의 또 다른 이름으로서, 소나무가 주로 내륙지방에서 많이 자란다는 뜻으로 육송이라 했다. 역시 근대에 들어와서 생긴 말이다. 〈박상진 지음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중에서〉 검단산 / 하남 고루포기산 / 강릉 구봉대산 / 영..

누리장나무 / 만지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나무

누리장나무 만지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나무 과명 : 마편초과 생약명 : 취오동 속명 : 노나무,개나무,구릿대나무,누리개나무,이라리나무,누른나무,깨타리나무 분포 : 중부,남부지방,울릉도,제주도 개화 7~9월, 결실기 10월 용도 : 식용,밀원용,약용 꽃말 : 행운 누리장나무는 꽃과 열매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른 식물이다. 과연 같은 종족인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꽃 핀 모습은 음습한 곳에서 자라는데다가 황백색꽃에서 누런 진액이 나와서 첫눈에 그리 산뜻한 대면은 아니다. 특히나 산기슭 습한 곳에서 무리 지어 핀 모습에 만지면 금방이라도 냄새가 밸 것 같은 느낌이다. 만지면 고약한 냄새도 나고 독성도 있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나무껍질을 다른 약재와 함께 종기나 피부병 치료에 쓴다. 가을에 누리장나무에서..

노박덩굴 / 화려한 변신

노박덩굴 화려한 변신 산은 결실이 빠르다. 숲은 8월 말부터 생장을 멈추어 마른 잎이 하나둘씩 산길을 덮는다. 이른 여름 녹색꽃이 피는 노박덩굴은 눈길을 끌 만큼 그리 화려하지가 않다. 그러나 늦가을에 열매를 보면 확실히 다르다. 노란색 열매껍질이 벌어지면 그 안에 있다가 사알짝 얼굴을 내미는 빨간 열매는 어여쁘고 아름답다. 노란 껍질과 어우러져 더 붉다. 줄기가 마구 자라서 길을 막는 덩굴이라는 뜻의 노박폐(路泊廢) 덩굴이 줄어든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어떠하든 많이 맺는 열매는 겨울 동안 먹이를 찾는 새들의 표적이 될만하다. 볼품없던 꽃에서 이렇게 화려한 열매를 맺는 것은 새들에게 좋은 곳으로 보내달라는 구애의 몸짓이다. 사람이 각고의 노력 끝에 화려한 결실로 인생역정에서 성공하듯 아름다운 몸부림이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3 / 소나무의 이름

소나무야 소나무야 3 소나무의 이름 소나무는 우리나라 대표 나무요, 세상의 대표 나무다. 학명이나 속명 파이너스(Pinus)가 산에서 나는 나무라는 뜻인 핀(Pin)에서 유래하였다 하니 당연히 세상의 대표 나무다. 한자인 소나무 송(松) 자도 진시왕이 길을 가다가 소나기를 만났는데 소나무 덕분에 비를 피하자 고맙다는 뜻으로 공작 벼슬을 주어 나무공작 즉 목공(木公)이 되어 송(松)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말 '솔'도 높고 으뜸이란 의미니 나무 중의 나무가 소나무다. 영월 구봉대산 영월 구봉대산 노인봉 무릉계곡 북한산 원효봉 설악산 비선대 설악산 설악동 제주도 산방산

뽕나무 / 하늘이 내린 나무

뽕나무(桑) 하늘이 내린 나무 과명 : 뽕나무과 개화기 5~6월 결실기 6월 꽃말 : 희생, 지혜 뽕나무를 한자로 상(桑)이라 하는데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양을 보고 만든 글자라니 재미있는 발상이다. 양구 대암산에서 길 잘못 내려오다가 산뽕나무를 만나 입이 시커멓도록 오디를 따 먹던 기억이 새롭다. 어릴 때 큰집에 가면 누에 치던 방이 따로 있어서, 누에를 올리고 뽕잎을 한 소쿠리 따와서 듬뿍 뿌려주면 누에가 뽕잎을 오물오물 갉아먹는 모습도 신기하지만, 뽕을 먹은 누에에서 비단실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예로부터 누에를 천충(天蟲)이라 했는데, 천충이 먹는 뽕잎은 천약(天藥)이며, 뽕나무는 천목(天木)이었다. 상고 때부터 왕후가 친히 나서 양잠을 장려하였고, 뽕나무를 신..

석류 / 보석 같은 과일

석류(石榴) 보석 같은 과일 과명 : 석류과 속명 : 안석류,석류화,해류(海榴) 개화기 5~6월, 결실기 9~10월 꽃말 : 바보 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가 원산지인 석류는 중국 한 무제 때 페르시아(安石國)에서 가져온 과일이라고 그렇게 이름 붙였다. 우리나라에선 통일신라 암막새에 석류 당초문이 있었다는데 이미 그때 풍요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릴 때 살던 우리 집 뜨락엔 석류가 끝을 오므리고 매달려 있었다. 꽃도 붉고 열매도 붉고 보석처럼 빛나는 노란 씨앗을 머금고 있었다. 열매가 익으면 껍질이 터지고 그 속에서 반투명 밝은 빛 씨앗이 나온다. 자잘하고 노란 씨앗은 예로부터 부귀 자손을 뜻하기에 석류를 혼수에 넣었고 아기 가진 부인들이 새콤달콤한 맛에 석류를 찾기도 하였다. 석류는 자식을..

주목 / 천년을 살고 죽어도 의엿함이여

주목(朱木) 천년을 살고 천년을 죽어도 의엿함이여 겉도 붉고 속도 붉어 朱木이라오 눈바람 큰바람 천지간에 몰아치고 거친 세상 살아가랴 속살이 다 비어도 천지간에 우뚝 서서 세상을 본다. 천년을 살고 천년을 죽어도 오랜 세상 하루처럼 의엿하다오. 주목 / 청옥산 (동해 2006.5.31) 주목 / 가리왕산 (정선 2005.5.11) 주목 / 태백산 (태백 2007.2.1) 주목 / 태백산 (태백 2007.2.1) 주목 / 오대산 (평창 2007.5.24) 주목 / 오대산 (평창 2007.5.24) 주목 / 함백산 (태백 2007.1.19) 주목 / 함백산 (태백 2007.1.19)

불두화 / 부처머리를 닮은 꽃

불두화 부처머리를 닮은 꽃 인동과 불두화(佛頭花)는 이름대로 '부처 머리와 같은 꽃'이다. 그래서 오래된 절 경내에 한 두 그루씩은 있다. 불두화를 절에 심는 이유는 둥근 모양도 그러하고, 암수술이 없는 흰꽃잎만 있는 무성화이기에 그럴 것이다. 불두화의 모체가 백당나무인데, 백당나무에서 꽃잎이 작은 유성화를 모두 없애고 무성화만 남은 것이 불두화이다. 봉화 청량산 축융봉 오르는 길에 불두화가 탐스럽게 피었기에 사진으로 담아 왔다. 초여름 숲 속 부드럽고 큰 꽃송이가 시원시원하다. 불두화 / 봉화 청량산 축융봉 가는 길(2006.6.3)

복사나무 / 도원경이 있는 곳

복사나무 도원경이 있는 곳 장미과 여름날 복숭아 한 입 베어 물면 그 당도가 입 속까지 가득하여 푸근하다. 복사꽃은 산골동네 소박한 정취를 자아내는 아름다운 꽃이요, 중국 소설에나 나오는 요염한 미인이 생각나는 도화(桃花)는 정염에 넘치는 이름이다. 그만큼 복사나무는 우리와 오래 함께한 친근한 나무이다. 과실나무 몇 그루씩 있었지만 복사나무는 그 과실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온통 벌레가 달려들어 인간보다 앞서 그 맛에 빠져든다. 통조림으로 먹는 백도도 엄청 맛있고, 손오공이 천도복숭아를 먹고 힘을 얻었을 만큼 훌륭한 과실이다. 달빛 아래 먹은 봉숭아는 예뻐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얼마나 낭만적인가. 벌레를 먹든 말든. 예로 부터 복사나무는 신령스럽고 귀한 나무로 쳤다. 이 나무를 가까이 두면 귀신이 오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