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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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83

소나무야 소나무야 5 / 건축물에 쓰인 소나무

소나무야 소나무야 5 건축물에 쓰인 소나무 삼국시대 나무 건축물 중 현존하는 것은 없다. 문헌으로 찾아 들어가 보면 삼국사기에 기록이 있다. 고구려 시조 주몽은 부여를 떠나면서 일곱모가 난 돌 위에 소나무 기둥 아래 부러진 칼 한쪽을 묻어 둔다. 훗날 태어난 아들 유리는 자기 집 소나무 기둥 밑에서 부러진 칼 한쪽을 찾아내 아버지가 있는 졸본으로 달려가 주몽에 이어 임금이 된다. 소나무가 건축물의 기둥으로 쓰였다는 최초의 기록이며 그 만큼 소나무가 널리 자랐다는 증거이다. - 박상진 지음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p148) 중에서 - 예봉산 (경기도 남양주) 적갑산 (경기도 남양주) 북한산 영봉 (서울 도봉구) 청계산 망경대 (경기도 성남) 지리산 소나무 쉼터 (경남 함양군 휴천면 송대마을) 북한산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은근과 끈기로 피는 우리나라 꽃

무궁화(無窮花) 꽃이 피었습니다 은근과 끈기로 피는 우리나라 꽃 속명 : 목근화, 순화 분포 : 평남, 강원 이남 개화 7~9월, 결실 10월 높이 : 3~4m 용도 : 관상, 약용, 식용 꽃말 : 일편단심, 은근과 끈기, 섬세한 미 무궁화는 한자말 목근(木槿)에서 무궁화로 되었다는 설이다. 고려 고종 때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에 '이 꽃은 꽃 피기 시작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피고 지는데.... 무궁한 이름으로 무궁하기를 바랄 것이네'라는 것에서 무궁화 어원의 처음으로 삼는다. 무궁화는 4세기초 발간된 동양 최초의 지리서인 중국의 산해경(山海經)에 인용한 글에 우리나라에 무궁화가 있음을 알리고 있다. 신라 때 최치원이 당나라에 보낸 국서에서 신라를 근화향(槿花鄕)이라 하여 오래전부터 우리 역사에 무궁화..

산딸나무 / 맑고 청초한 꽃잎

산딸나무 맑고 청초한 꽃잎 과이름 : 층층나무과 속명 : 박달나무, 딸나무, 들메나무 분포 : 중부 서쪽, 남부, 제주도 개화 6월, 결실 9월 높이 7~10m 용도 : 식용, 관상, 공업용 꽃말 : 위장 산딸나무 흰 꽃받침은 여고생들이 입던 교복 깃처럼 깔끔하고 수녀님들 옷 입은 모습처럼 맑다. 대추잎 같은 줄무늬가 있는 이파리에 구슬처럼 둥근 꽃망울을 받치고 있는 모습은 청초하다. 또한 초여름에 마치 나뭇잎에 눈이 내린 듯 시원하다. 가을이 되면 열매는 딸기 같은 진분홍으로 아름답게 익는다. 산딸나무와 산딸기나무는 이름이 비슷한데, 산딸기나무는 우리가 먹는 딸기가 열리는 키 작은 나무이고, 층층나무의 사촌쯤 되는 산딸나무는 키도 크고 딸기처럼 생긴 열매가 매달려 '산에서 딸기가 열리는 나무'라고 하여..

느티나무 / 나무의 황제

느티나무 나무의 황제 과목 : 느릅나무과 분포 : 황해도이남 전국 크기 : 높이 30m, 지름 2m 개화 4~5월, 결실 9~10월 용도 : 건축재, 가구재, 가공재, 약용, 공원수 동네 어귀에 가면 마을 역사와 같이 하는 정자나무로 느티나무가 많다. 어른들이 나무 밑에서 장기를 두거나 동네 사람들이 나무 아래서 쉬는 공간이 된다. 느티나무는 우람하고 무성하여 좋고, 낙엽이 지고 잎이 다 져도 보기가 좋다. 오래된 느티나무는 마을의 전설과 숱한 애환이 서려있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당산나무가 되기도 하고, 길흉을 미리 알려주기도 하는 신령스러운 역할도 한다. 그래서 오래된 느티나무를 베거나 가지를 꺾으면 건드린 사람이 화를 당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나도 산소 앞 느티나무가지를 톱으로 베다가 ..

모감주나무 / 황금 열매주머니 주렁주렁

모감주나무 황금 열매주머니 주렁주렁 과명 : 무환자나무과 모감주나무란 이름은 한자명 무환자(無患子)의 옛말 '모관쥬'가 변화한 것으로, 무환자와 동일하게 열매 혹은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름이 혼용되어 유래했다. 모감주나무는 꽃이 황금빛이다. 어사화나 금관 옆 치장처럼 화려한 황금빛이다. 영어로는 golden rain tree 라는데, 꽃 질 때 나무 밑에서 가면 이름대로 황금빛 꽃비다. 나무에 열리는 세모꼴 열매도 꽈리처럼 부풀어지는데 날이 가면 연두빛이 점점 누런빛으로 변한다. 가을이 깊어지면 누런빛으로 감싼 겉껍질이 갈라지고 단단한 열매가 나온다. 망치로 두드려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여 염주로 쓴다. 염주를 만드는 나무는 피나무와 향나무도 있지만, 모감주나무 열매는 금강자라 하여 귀..

배롱나무 / 품격 있는 여름나무 백일홍나무

배롱나무 품격 있는 여름나무 백일홍나무 배롱나무는 늘 더운 뙤약볕 한가운데에 서 있다.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고창 선운사와 강진에 있는 다산초당과 백련사에 가면 늘 더운 여름날 볼 수 있는 꽃나무가 배롱나무이다. 꽃이 아름답고 나무에 윤이 나고 품격이 있어 대접을 받는 나무이다. 꽃봉오리 아래에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콩알만한 꽃봉오리가 기다리고 있어서 꽃이 지고 또 피고 마치 백일 동안 연이어 핀다하여 백일홍나무란 이름도 얻었다. 꽃밭에 심는 한해살이 꽃 백일홍이 있는데 구분하기 위해서인지 백일홍나무라 부르고 있다. 꽃은 꽃대로 아름답지만 나무 껍질은 껍질대로 홍갈색 얼룩무늬가 윤기가 흐르고 품격이 있다. 나무가 나이가 들수록 좀 꼬듯이 비틀고 올라가며 줄기에 세월을 그렇게 표시한다. 간지러워서 ..

찔레꽃 사연

찔레꽃 사연 과명 : 장미과 개화 5월, 결실 9월 꽃 색깔 : 흰색, 연분홍 높이 : 1~2m 분포 : 한국, 일본 (냇가, 골짜기) 용도 : 관상, 약재 꽃말 : 온화 찔레꽃은 5월 늦은 봄날 가물 때 피어서 찔레꽃 가뭄이란 말이 있다. 들길 가다가 찔레 가지 얇은 껍질을 벗겨 씹는다. 물기도 얻고 상큼함은 덤이다. 사람들은 찔레순을 따서 덖어 차를 우려내어 마시고, 꽃잎을 따다 말려 꽃차로 마시기도 한다. 꽃차를 우려내어 마시면 가슴속까지 따뜻하여 속병을 다스린다 한다. 옛사람들은 찔레꽃을 증류하여 화장수로 쓰고 향수로 써서 꽃향에 흠뻑 취했다.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일이다. 포천 불무산에 갔다가 엉겅퀴와 찔레꽃 핀 들길을 지나 음습한 산길에서 독사에 물려 목숨을 잃을 뻔했다. 찔레꽃만 보아도 뱀이..

백당나무 / 아름다운 접시꽃나무

백당나무 아름다운 접시꽃나무 과목 : 인동과 개화 : 5~6월, 결실 9월 분포 : 전국 산지 높이 : 3m 용도 : 정원수, 약용 백당나무는 꽃이 산수국과 비슷하게 생겨 구별이 쉽지 않다. 꽃이 엇비슷한 경우 종방 간인지 남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더구나 산수국은 꽃무리가 흰색 초록색 하늘색 분홍색 보라색으로 변하여 헷갈린다. 백당나무는 봄이 다 가고 여름이 오는 무렵에 피는 꽃이다. 앙증맞은 술잔이나 접시꽃 같이 생긴 가장자리 꽃잎이 뭉게구름과 어우러진 모습은 너무 아름답다. 꽃차례가 오밀조밀한 중간 부분은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는 꽃(有性花)이고, 가장자리는 암술과 수술이 모두 없는 꽃(無性花)이다. 모습이 수국과 닮아 목수국(木水菊) 또는 백당수국이라 부르지만 수국(과목: 범의귀과)과 다른 ..

호두나무 / 두드려야 하는 나무

호두나무 두드려야 하는 나무 과명 : 가래나무과 다른 이름 : 호도나무 분포 : 중부이남 개화 4~5월, 결실 9~10월 높이 : 20m 용도 : 식용, 가구재 어릴 때 집에 큰 호두나무가 있었다. 가을에 추수를 하면 큰 말로 서너 말은 수확하였다.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호두를 털면 담 밖에서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우르르 몰려다니며 주워가곤 했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에 부럼 깰 때는 우리 집에서 추수한 호두를 썼다. 호두를 신문지나 다듬이돌에 올려놓고 망치로 꼭짓점을 조준하여 깨뜨리면 사방으로 열매가 흩어지는 법이 없다. 호두껍질을 깨면 네 개의 방에 갇혀 있던 속살을 꺼내 먹게 되는데 고소한 맛에 몇 개 더 먹으려고 하면 배탈 난다고 많이 먹지 못하게 하였다. 어릴 때 '호두라 하지 않고 '추자'라..

살구나무 / 고향의 봄, 고향의 나무

살구나무 고향의 봄, 고향의 나무 과목 : 장미과 개화 4월, 결실 7월 높이 : 5m 용도 : 약재(해소, 진해, 거담, 천식) 분포 :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미국 꽃말 : 처녀의 수줍음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라고 부르는 노래가사처럼, 살구나무는 복숭아와 더불어 우리 고향의 나무다. 중국에서 건너왔지만 이젠 이 땅에 뿌리를 내린 우리 나무가 되었다. 4월이 되면 살구나무 가지에 연분홍 살구꽃이 앙증맞게 피면 살랑살랑 코 끝에도 봄바람이 불어온다. 안동 소산마을에 갔을 때, 살구나무 밑에서 기웃기웃하니까 어떤 아주머니가 나와서 말하길 '따서 드시고 싶으면 드시라 대신에 먹다가 남길 거라면 따지 말라'라고 한다. 맛이 덜 들어 먹다가 버리는 사람들이 더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