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83

수수꽃다리 / 코끝에 스치는 은은한 꽃 향기

수수꽃다리 코끝에 스치는 은은한 꽃 향기 수수꽃다리꽃은 코끝에 스치는 향기가 은은하다. 아침이나 밤엔 향기가 더 짙어 발길을 머물게 한다. 영어로는 라일락이고, 프랑스어로는 리라이다. 이름을 붙여 둔 것을 보면 어떤 곳은 라일락, 어떤 곳은 수수꽃다리 수수꽃다리인데 헷갈리게 되어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노래 '베사메 무초'에서 '리라꽃 피는 밤에 / 리라꽃 향기를 나에게 전해 다오' 하는 가사가 있다. 사랑하는 여인을 이 꽃에 비유하여 사랑의 마음을 전하였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수수꽃다리가 있었고, 서양에서 온 라일락이 있는데 전문가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물의 잎, 꽃, 뿌리를 구하여 술을 담그는데 그중에 백화주(百花酒)가 있다. 연중 많은 꽃을 구하여 말렸다가 중..

나리 나리 개나리

나리 나리 개나리 과명 : 물푸레나무과 개화 : 4월 키 : 3m 다른 이름 : 튀밥꽃, 연교, 어리자나무 개나리는 봄에 피어 마을과 도시를 밝게 한다. 봄에 피어나는 대표 꽃이요,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우리나라 대표 꽃 중 하나이다. 그러나, 개나리는 산에는 드물다. 산에 옮겨 놓으면 살 수는 있겠지만, 자식을 낳고 살아가는 방법을 잊어버린 나무다. 꽃이고 나무고 후손을 키우는데 모두가 열심이다. 동물이고 식물이고 열성으로 후손을 만든다. 그러나, 개나리는 사람이 꺾어서 심는 것에 익숙하여 열매 맺기를 잊어버린 나무다. 사람도 그러하다. 자식을 굳건하게 키우려면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것과 같다. 꽃말이 희망인데, 희망을 얘기하긴 너무 여린 나무요, 과보호 나무가 개나리이다. 개나리 / 서울..

벚꽃 / 구름처럼 와서 꽃비로 지는 꽃

벚나무 구름처럼 와서 꽃비로 지는 꽃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에서 (2011.4.19) 벚꽃은 한 때 일본 국화라 하여 배척한 적이 있었는데, 한라산 왕벚꽃이 일본 벚꽃보다 훨씬 오래되었고,일본 벚나무의 자생지가 우리나라라는 것이 알려지고는 그러한 분위기가 수그러들었다. 아침 운동을 나가다 보면 언제 벚꽃이 피었는지 모르게 꽃차례가 구름처럼 피어 벚나무를 감추는데, 성글어지는 것도 한 순간이다. 벚꽃 구경은 한 주를 미뤘다간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그 순간을 놓칠세라 꽃술을 쳐다보며 감상에 나선다. 벚꽃은 꽃잎을 하나씩 감상하기보다는 멀찌감치 보는 것이 제맛이다. 벗과 잔 놓고 마주 앉아 꽃비를 맞으며 감상한다면 더욱 좋다.

함백산에서 사는 나무

함백산에서 사는 나무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2011.4.3) 겨울나기는 산에서 살아가는 나무에게도 힘든 계절이다. 혹독한 설한풍을 헤치고 살아가는 나무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찬 바람에 꺾일세라 설해목이 될세라 마음 단단히 먹고 산다. 그래도 풍설 끝에 얻은 덕지덕지 투박함은 살아온 날의 위엄이다. 박달나무 피나무 마가목 자작나무 자작나무 피나무 / 겨울에 손등이 터지듯 껍질이 갈라진 모습이 특징이다 소사나무 주목 주목 / 줄기 아래가 텅 비게 파였다 주목 주목 상고대가 아름다운 나무

소나무야 소나무야 8

소나무야 소나무야 8 2009-2010년에 만난 소나무 소나무 학명 Pinus는 '산에 사는' 또는 '송진이 많이 나오는 나무'란 뜻이다. 소나무에 솔방울은 2개씩 매달려 있는데 각도가 45도 정도 된다. 적합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소나무의 지혜다. - 책「나무와 숲」(남효창지음 · 계명사) 에서 - 소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신선한 공기이다. 한 사람이 하루동안 소모하는 산소량은 30년생 소나무 5그루가 하루에 만들어내는 산소량과 같다는 통계가 있다. - 책「생태기행 3 권 (김재일지음 · 당대)에서 - 소나무 / 청평산 (춘천. 2009.11.1) 소나무 / 청평산 (춘천 2009.11.17) 소나무 / 청평산 (춘천 2009.11.17) 소나무 / 설악산 (울산바위 부근 2010.2...

팥배나무 / 팥처럼 생긴 열매, 배꽃처럼 생긴 꽃

팥배나무 팥처럼 생긴 열매, 배꽃처럼 생긴 꽃 과 이름 : 장미과 분포 : 전국 산지 개화 : 5~6월 흰꽃 결실 : 9~10월 붉은 열매 용도 : 관상수, 기구재 팥배나무는 열매는 팥처럼 작고, 꽃은 배꽃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흰점이 띄엄띄엄 박힌 열매를 씹어 보면 별맛은 없다. 산새들 먹잇감으로나 쓸 만하다. 팥배나무를 몰라보던 사람들도 가을에 푸른 하늘에 알알이 박힌 빨강 열매를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다. 오리나무처럼 생긴 잎은 반짝반짝 빛나 윤기가 나는데, 잎맥은 윤곽이 뚜렷하고 간격도 일정하다. 잎 끄트머리는 불규칙한 톱니가 날카롭게 생겼고 잎 가장자리는 비뚝하게 기울어졌다. 줄기는 몸을 부딪히면 튕겨나갈 정도로 단단한데 각종 기구나 건축재료로 쓴다. 산에 흔한 나무라서 비옥하지 않는 땅에..

등나무 / 은은한 꽃향, 시원한 그늘

등나무 (藤) 은은한 꽃향, 시원한 그늘 과명 : 콩과 개화 5월, 결실 9~10월 용도 : 정원수, 식용, 약용 아름다운 계절 5월에 도심에서 연보라색 꽃송이가 주렁주렁 달린 등나무를 구경할 곳은 넉넉한 정원이 있는 집이거나 학교 거나 그런 비슷한 유형의 공간이다. 여름에 등나무 그늘이야말로 시원하기 그지없다. 들마루라도 하나 있어 그 밑에서 얼음 둥둥 띄운 수박화채를 먹는다면 생각만 해도 운치 있는 일이다. 등나무 휘휘친친 감아 오르는 줄기는 보통 억센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기세등등하다. 등(藤)이라는 한자도 감고 올라가는 나무 모양을 가지고 만든 글자이다. 갈등(葛藤)은 칡나무와 등나무가 얽혀 풀기 어려운 지경을 이르는 말인데, 세상에는 갈등이 참 많다. 세대 간갈등, 고부간 갈등, 조직 간 갈등..

대나무 이야기

대나무 이야기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 곧기는 뉘 시켰으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윤선도가 오우가(五友歌)에서 대나무를 노래한 가사이다. 옛날부터 대나무가 나무인가 풀인가 헷갈린 모양이다. 그래서 나무와 풀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았다. 설명이 한참 복잡하지만 줄여 얘기하면, 나무는 부름켜가 있고 겨울에 땅 위에 줄기가 말라죽지 않으며, 풀은 부름켜가 없으며 꽃을 피우고 나면 죽는 식물이라 정의하고 있다. 대나무는 오래 사는 것과 모습은 나무인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후 바로 죽는 것을 보면 풀인 것이다. 식물학의 특성으로 대나무는 경계가 애매한 식물인데, 쓰임새와 모습으로 보아 나무로 부르는 것 같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죽물 제품을 많이 구경할 수 있었다. 담양 죽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백송 / 흰 얼룩무늬 소나무

백송(白松) 흰 얼룩무늬 소나무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뒤뜰에 가면 귀한 나무인 백송이 있다. 재동은 조선시대 김종서가 살던 동네로 단종 때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피비린내가 났던 곳인데, 그것을 덮으려 재를 뿌려 잿골이 되었다가 나중에 재동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조선이 한양에 터를 잡을 즈음 중국에서 가져다 심은 백송이라 하니 오랜 세월을 살았다. 그 뒤 풍양조씨 세도가 집터였다가 여학교가 있었던 터이기도 했다. 백송은 껍질이 흰 얼룩무늬 소나무이다. 소나무도 오랜 세월 자란 모습을 보면 기품이 있지만, 백송은 외관부터가 귀티가 나고 주변에서 보기가 쉽지 않다. 백송은 처음에는 줄기가 푸른빛을 띠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희게 된다. 잎은 소나무가 2개, 잣나무가 5개인데, 백송은 3개가 모여 나..

산수국 / 얼굴색을 바꾸는 꽃

산수국(山水菊) 얼굴색을 바꾸는 꽃 과명 : 범의귀과 속명 : 탐라산수국 분포 : 제주도, 남부, 중부지방 개화 7~8월, 결실 10월 꽃말 : 변덕 산골짝이나 그늘이 반쯤 진 계곡에 가면 이따금 무리 지어 핀 산수국을 볼 수가 있다. 옅은 꽃빛을 지니고 접시꽃받침을 하고 서있는 가녀린 모습은 귀하게 생겼다. 산골짜기에서 이렇게 고귀한 꽃을 지닌 꽃나무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습생이 까다로와서 햇볕이 밝은 곳이거나 습기가 많은 곳에서는 볼 수가 없다. 그만큼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곳을 정하기가 쉽지 않기에 더 귀한 족속이다. 한여름에 깻잎처럼 생긴 이파리 위에 접시처럼 생긴 꽃차례를 피운다. 가운데에는 동글동글한 유성화와 무성화가 엉켜있고, 벌나비를 부르려 가장자리에는 아름다운 무성화 꽃잎을 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