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83

박태기나무 / 밥알처럼 붙은 자줏빛 꽃나무

박태기나무 밥알처럼 붙은 자줏빛 꽃나무 콩과 개화 4~5월 결실 9~10월 산수유와 개나리가 지는 4월 초가 지나면 꽃밭에는 자줏빛 꽃이 피는 박태기나무가 보인다. 잎이 나기 전에 줄기에 오밀조밀 달리는 꽃은 꽃자루가 없어 천상 꽃 방망이요 꽃 막대기다. 밥알을 밥티기라 하는데, 이것이 박태기나무가 된 것이다. 꽃에는 독이 있어 밥알처럼 생각해서 먹었다간 큰일 난다. 나무껍질은 매끄러운 회백색이다. 척박한 땅에서 자라느라 겨우내 담아낸 자양분을 꽃피워 그럴까. 오래 자라도 굵게 자라지 않는, 몸 관리를 잘하는 나무다. 잎은 윤기가 있는 하트 모양으로 톱니도 없이 매끄럽다. 매달리는 꽃이나 나뭇잎 모양이나 군더더기가 없다. 박태기나무가 콩과 식물인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은 열매가 달리는 것을 보면 안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14 / 2016년의 소나무

소나무야 소나무야 14 2016년의 소나무 소나무와 난 소나무 아래는 다른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한다. 자신의 몸을 지키고 자신에게 성장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물질을 뿜어내기 때문이다. 이를 '타감작용'이라는데 토종식물보다 귀화식물이 곱절도 넘게 만들어낸다. 춘란이 자생하는 곳은 마을 가까운 동남향에 해를 가려주는 소나무가 있고, 그 가까이 저수지가 있다고 한다. 마을에 개 짖는 소리나 닭 우는 소리가 들리는 정도의 거리에서 자라지 심심 산골에는 자라지 않는다 한다. - '꽃, 윤후명의 식물이야기' 중에서 사진 : 향곡 소나무 / 강원도 삼척 (2016.9.29) 소나무 / 운길산 (남양주. 2016.1.29) 소나무 / 묵계서원 (안동. 2016.4.24) 소나무 / 오봉산 (춘천. 2016.10.30)..

조희풀 / 고산에 피는 연보라색 여름꽃

조희풀 고산에 피는 연보라색 여름꽃 과명 : 미나리아재비과 속명 : 자주조희풀, 자주목단풀 분포 : 중부, 북부지방 산지 개화 : 7~8월 결실 : 9~10월 용도 : 관상용, 약용 생육 : 낙엽 관목 조희풀은 중부나 북부지방의 높은 산지에서 자라는 나무인데, 풀이라 부른다. 연약하지는 않은데 나지막이 자라서일까? 여름에 줄기의 윗부분과 겨드랑이 사이에서 꽃이 매달려 핀다. 꽃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야무지고 두껍게 보인다. 연보라색 꽃이 오므린 채로 살짝 벌어지는 모습이 앙증맞다. 꽃은 겉을 보면 주름이 뚜렷한데, 안을 살짝 들여다보면 바깥보다는 짙은 색이다. 암수 꽃이 따로 달리는 것이 은행나무나 버드나무와 같다. 꽃이 따로 달리면 종족을 퍼뜨리기 위해서 무지 노력해야 한다. 꽃말을 찾아봤더니 '딸과 ..

호랑가시나무 / 호랑이 등 긁어주는 나무

호랑가시나무 호랑이 등 긁어주는 나무 과 : 감탕나무과 잎 : 두껍고 윤기가 있으며 육각형이나 타원형. 길이 3.5~10cm 꽃 : 암수딴그루. 4~5월에 개화 열매 : 핵과. 둥글며 10월 중순~12월 중순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분포 : 중국, 전라남북도, 제주도 높이 : 3~4m 호랑가시나무는 육각형 또는 타원형 모양의 잎이 새파랗고 윤기가 나서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잎 끄트머리에는 뾰족한 가시가 나와 있어 그리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나무도 나이가 들면 뾰족한 가시가 퇴화하여 잎이 둥근 모양이 되기도 한다. 예전엔 호랑가시나무 열매가 예뻐서 크리스마스 장식용으로 쓰기도 했다. 영어로는 'holly'라 하는데, 미국 LA에 있는 'Hollywood'는 호랑가시나무숲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십자가를..

소나무야 소나무야 13

소나무야 소나무야 13 2015년의 소나무 소나무의 형태 소나무 잎은 3~13㎝ 길이로 2개 잎이 마주난다. 바늘잎 사이에 사이눈이 있어 소나무 잎을 통째로 꺾꽂이하면 새로운 순을 얻을 수 있다. 사이눈에서 뿌리와 줄기가 생겨나는 것이다. 나이테가 커질수록 잎의 길이는 짧아진다. 원가지에서 나는 바늘잎은 곁가지 보다 수명이 길다. 소나무 줄기는 태백산맥 등 동쪽지역에는 곧게 뻗었고, 남서해안은 대체로 굽었다. 뿌리는 깊게는 5~6m나 들어가 줄기를 든든하게 받쳐준다. 소나무는 암수 한 몸이다. 수꽃은 1㎝ 내외로 타원형이고 황색이며, 보통 20~30개가 난다. 암꽃은 윗 가지에 2~3개 달리는데, 길이는 5㎜ 내외로 엷은 보라색이다. 수분은 4~5월에 하고, 다음 해 봄에 수정된 종자가 익는다. 둥그런 ..

정향나무 / 산을 진동시키는 꽃향기

정향나무 산을 진동시키는 꽃향기 과목 : 물푸레나무과 낙엽관목 다른 이름 : 털개회나무 개화 : 5~6월 결실 : 9~10월 높이 : 2~3m 설악산 대청봉을 오색에서 오르면, 정상에 오르는 시간은 적게 걸린다고 하지만 오르막이 이어져 숨이 가쁘다. 능선이 아니라서 설악산 다른 산길과 달리 구경거리도 적은 편이다. 그래도 초여름에 이 산길에서 위안을 삼을 일이라면 정향나무 꽃향기를 맡는 일이다. 정상 거의 다 올라서기 직전에 정향나무 군락이 이곳저곳 있다. 아름다운 향기가 숨이 차 있는 등산객들의 코를 진동케 한다. 꽃 모양이 정(丁)자이고 좋은 향기가 난다 하여 정향나무인데, 중국과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귀한 나무이다. 민가에서 볼 수 있는 수수꽃다리나 산 정상 부근에 난다는 꽃개회나무와 비슷한데, 정..

함박꽃나무 / 함박웃음처럼 밝은 꽃

함박꽃나무 함박웃음처럼 밝은 꽃 과이름 : 목련과 분포 : 전국 산지의 계곡 (함경도 제외) 개화 : 5~7월 결실 : 10월 용도 : 관상용, 약용 꽃말 : 분노, 부끄러움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계절에 깊은 산골로 가면 함박꽃나무를 볼 수 있다. 여름 가까이에 내설악 계곡으로 가면 함박꽃이 가장 눈에 띈다. 함박웃음처럼 너무나 환하여 나도 같이 빙그레 웃는다. 하얀 색깔은 화사하고, 꽃잎은 요란하지도 않고 도톰하여 귀티가 난다. 초록색 짙은 잎 사이로 꾸러미로 포개서 싸놓은 꽃 뭉터기를 툭 내놓은 모습은 싱그럽다. 꽃을 보면서 청량감을 같이 느낄 수 있는 꽃이 함박꽃이다. 그리 큰 키도 아니고 그렇다고 작다고도 할 수 없는 키에 달린 꽃송이는 계곡에 있어 쉽게 범접할 수도 없다. 그것이 함박꽃이 스스..

고추나무 / 잎이 고춧잎을 닮아서

고추나무 잎이 고춧잎을 닮아서 고추나무과 고추나무속 형태 : 낙엽활엽 관목 또는 소교목 개화 : 4월 말~6월 중순. 하얀 꽃 결실 : 8월 말~10월 중순 높이 : 3~5m 분포 : 우리나라 전국, 중국, 일본 열매가 익으면 고추를 닮은 고추가 있고, 잎이 고춧잎을 닮은 고추나무가 있다. 고추나무는 봄에 여린 잎을 나물로 먹으며, 잎이 고춧잎과 같아서 고추나무라 부른다. 큰 키나무 밑에서 자라는, 사람 키만 하거나 약간 크다. 고추나무 열매는 은행나무처럼 바람개비가 달려서 바람이 불면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겨울에도 매달려서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마치 단풍나무잎이 봄에 새잎이 돋을 때까지 지키고서 새눈을 보호하는 것과 같다. 겨울에 집을 나가도 자리 잡을 때가 없으니, 땅이 ..

노린재나무 / 나무를 태우면 노란 재가 생겨 노린재

노린재나무 나무를 태우면 노란 재가 생겨 노린재 목,과 : 진달래목 노린재나무과 개화 : 5-6월 결실 : 9-10월. 보라색 열매 높이 : 2-5m 곤충의 눈은 초록과 붉은색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초록이 짙어지는 계절이 되면 숲의 꽃은 초록과 구분하기 위해 흰꽃을 피운다. 국수나무, 조팝나무, 이팝나무, 때죽나무, 쪽동백나무, 아까시나무, 팥배나무, 야광나무, 산사나무, 산돌배, 마가목, 말발도리, 찔레꽃 등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계절에 꽃은 나무 끝에서 하얀색 꽃을 피운다. 노린재나무도 그중 하나이다. 나무가 가장 열정적으로 광합성을 하는 시기가 봄이요, 그 과정에 나무도 가장 열성적으로 꽃을 피운다. 노린재나무는 나무를 태우면 노랗게 재가 생겨 노린재라 하였다. 그 재를 염료로 쓰고, 그것을 ..

물푸레나무 /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

물푸레나무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 과목 : 물푸레나무과 개화 : 4-5월 결실 : 8-9월 물푸레나무는 어린 가지를 물에 담그면 물을 푸르게 한다고 물푸레나무이니 이름이 곱다. 한자 이름으로는 수청목(水靑木)이라 한다니 그 유래가 같다. 나무를 살펴보니, 새로 나온 가지 끝에 좀 멀리에 원추형으로 자잘한 꽃차례가 피었다. 어린 나무줄기에는 회색 얼룩이 있어 구분이 금방 가는데, 나무가 크면 대부분은 얼룩이 없어지고 껍질은 세로로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잎은 마주 났는데 약간 뒤틀린 듯 하늘하늘 얇으며, 한 줄기에 7개가 났는데, 보통 5개 또는 7개가 난다 한다. 잎끝은 조금 둔하게 마무리하다가 끄트머리만 살짝 뾰족하다. 잎의 가장자리는 약한 물결을 이루고 얕고 가는 톱니가 있다. 물푸레나무는 시골에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