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83

소나무야 소나무야 10 / 소나무의 위엄

소나무야 소나무야 10 2012년의 소나무 소나무의 위엄 소나무의 위엄은 부단히 자신을 가꾼 결과이다. 새로운 가지가 생기면 가장 오랜 가지를 스스로 떨어뜨린다. 나무 일생에서 노약자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늙으면 서러운 것이 나무사회이다. 상대적으로 성장이 빠른 활엽수들은 소나무를 고립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영역을 넓힌다. 나무 숲에서 노약자나 연장자에 대한 예우는 물론 동지나 부모자식 간도 없다. 노목 아래 어린 나무는 없다는 말은 이를 단적으로 나타내 준다. 특히 소나무에게 있어 자신의 그늘에 후손을 두는 일이 결코 없다. - 책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차윤정지음.지오북)에서 소나무 / 강원도 고성 (2012.6.3) 소나무 / 호명산 (경기도 가평. 2012.3.7)

소나무야 소나무야 9 / 세한도와 소나무

소나무야 소나무야 9 2011년의 소나무 세한도와 소나무 추사 김정희는 한결같이 귀한 책을 북경에서 천리 바다 건너 보내준 제자 이상적(李尙迪)을 위해 세한도(歲寒圖)를 그려서 보내며, 그 여백에 다음과 같이 글을 적었다. "옛글에 '권세와 이득을 바라고 합친 사람은 그것이 다해지면 교제 또한 성글어진다' 하였다. 그대는 어찌하여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소나무 잣나무처럼 변함이 없는가." 신선봉 / 경기도 양평(2011.8.20) 신선봉 / 경기도 양평 (2011.8.20) 신선봉 / 경기도 양평 (2011.8.20) 신선봉 / 경기도 양평 (2011.8.20) 촉대봉 / 경기도 가평, 강원도 화천 (2011.9.3) 구룡령 / 강원도 양양 (2011.11.12) 구룡령 / 강원도 양양 (2011.11.1..

작살나무 / 가지가 작살처럼 갈라져

작살나무 가지가 작살처럼 갈라져 과이름 : 마편초과 분포 : 전국 개화 8월, 결실 10월 용도 : 관상수,기구재,약용 작살나무 / 한강 잠실지구 (2018.9.12) 작살나무라니 섬뜩하다.이름만 들어도 억세고 강인한 나무일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작살이 고기를 잡기 위해 막대기 끄트머리에 매단 쇠꼬챙이가 아니던가. 영월 주천강을 지날 때 어린아이들이 아까시나무 끝에 매단 작살로 고기를 잡길레 무얼하러 그렇게 많이 잡느냐 했더니, 닭 모이 준다 하던 기억이 난다. 작살나무는 나무가지가 작살처럼 생겨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셋으로 갈라진 가지는 천상 삼지창이다. 셋이 또 셋으로 갈라지고 가지가 계속 이어진다. 작살나무는 무어래도 열매가 아름답다. 가지는 섬뜩한 이름을 가졌어도 보라빛 열매는 가을에 산길에서..

쪽동백나무 / 하얀 깔때기 꽃차례

쪽동백나무 하얀 깔때기 꽃차례 과명 : 때죽나무과 개화 5~6월, 결실 9월 분포 : 함남,전남북을 제외한 전국 쪽동백나무는 깔때기 모양으로 늘어진 수십 개 하얀 꽃이 촘촘히 핀 나무이다. 하늘 빛을 받은 나뭇잎이 푸르러 정말 아름다운데, 하얀 꽃이 종처럼 쏘옥 내밀어 핀 모습은 귀티가 묻어난다. 나는 나무 껍질이 푸른 빛을 띠어 그렇게 부른는 것으로 짐작하고 있었는데, 쪽은 작다는 것이고, 동백나무 보다 열매가 작은 나무라 쪽동백나무라 부른다. 동백나무 처럼 안방마님 고운 치장하는 머릿기름을 만들어 썼고, 호롱불 기름으로도 썼다. 쪽동백과 때죽나무는 종방지간이라 다름을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꽃만을 보면 두 나무를 분간하기가 늘 헷갈린다. 때죽나무가 2~5개 꽃이 얼기설기 달려 피어 두서가 없다고 볼 ..

오대산에서 사는 할아버지 나무

오대산에서 사는 할아버지 나무 오대산 두로봉-동대산 (강원도 평창 2012.6.6) 오대산엔 할아버지 나무들이 많다. 나무껍질이 딱딱해짐은 늙어가는 과정이다. 이는 사람과 마찬가지이다. 나무 둥지가 갈라지고 속이 비어도 나무는 살아간다. 껍질 안쪽에 순환기능이 있어 자양분을 나누기 때문이다. 그러니 역설적이게도 나무의 생명의 중심부는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에 있는 것이다. 나이 들어 기력이 다해 주저앉음은 생명이 있는 나무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동물에게 안식처을 주고, 먹이를 제공하고, 세상을 맑게 하고 살아온 세월이지만 쓰러짐도 숲을 풍성하게 하는 일이다. 그 자리에 벌레가 자리 잡고, 그 벌레를 따라 새가 찾아 들고, 땅을 기름지게 하고 ……. 아름다운 인연을 그렇게 만들어 간다.

소사나무 / 울퉁불퉁 사는 나무

소사나무 울퉁불퉁 사는 나무 자작나무과 서울에서 가까운 서해안 섬 산행을 하면 소사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강화도 마리산에서 참성단 옆에서 지키고 있는 나무가 소사나무며, 무의도 호룡곡산, 석모도 해명산에서 무성하게 자라는 나무가 소사나무이다. 비뚤게 자라서 바로 서 있는 법이 없으며, 회갈색 줄기는 메말라 보여도 울퉁불퉁 잘도 자란다. 척박하고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다. 울퉁불퉁 자라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하여 사람들은 분재나무로 쓰는 모양인데, 좀 가혹한 생각이 든다. 어렵게 사는 나무를 또 어렵게 만드니 말이다. 소사나무 / 석모도 해명산 (2012.4.28) 소사나무(천연기념물) / 강화도 마리산 (2005.12.3)

버드나무 / 봄바람에 한들한들

버드나무 봄바람에 한들한들 봄이 되면 생강나무와 산수유, 개나리, 벚나무가 먼저 꽃을 피우는데, 나무 중에는 봄 입김이 조금만 불어도 초록빛 생기가 움트는 나무가 버드나무이다. 버들강아지가 움트는 갯버들이 있고, 강가나 우물가에서 산들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실가지가 일렁이는 능수버들은 봄의 정취가 묻어난다. 버드나무의 라틴어 속명도 물과 가깝다는 뜻이고, 가늘고 아름다운 여인을 실버들에 비유하기도 한다. 한자로 버들 유(柳)는 나무(木)에 토끼(卯)를 합한 글씨이다. 토끼는 12지로 보면 2월이어서 음력 2월에 움트는 나무가 버드나무인 것이다. 버드나무도 종류가 많아 버드나무, 수양버들, 능수버들, 왕버들, 갯버들 등 우리나라에 30여 종류가 넘는다. 갯버들이야 작은 키 나무지만, 대부분 버드나무들은 키가..

마가목 /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은 나무

마가목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은 나무 마가목은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아난다 하여 마아목(馬牙木)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이름난 높은 산에 가야 구경할 수 있다. 군자산,설악산,함백산,성인봉에서 볼 수 있었다. 톱니가 있는 잎은 가지런하여 끄트머리가 뾰족하다. 적갈색 껍질은 반질반질하고, 연노란 빛 꽃과 빨간 열매는 앙중맞다. 건강에 좋다면 사람들에 의해 남아나는 게 없는데, 껍질은 벗겨지고,열매는 술 담그느라 정말 남아나지 못한다. 나무 도움을 받는 만큼 나무를 아낄 줄도 알아야 한다. 마가목 / 군자산 (2007.8.16) 마가목 / 설악산 (2005.8.28) 마가목 / 설악산 (2011.5.30) 마가목 / 함백산 (2011.4.3)

병(甁)처럼 생겨 병꽃나무

병꽃나무 꽃이 병(甁)처럼 생겨 붙은 이름 병꽃나무는 인동과에 속하는 우리나라 토종식물이다. 산쪽 양지바른 기슭에 사람 키보다 더 높은 크기로 산다. 병꽃나무 이름은 꽃이 병(甁)처럼 생겼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녹황색 꽃이 분홍색으로 변하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필 때부터 붉은 색을 띄는 붉은병꽃나무도 있다. 꽃색이 변하여 꽃말이 위장 또는 비밀인 모양이다. 병꽃나무 / 앵자봉 (경기도 광주. 2009.4.25) 붉은병꽃나무 / 북한산 의상능선 (2011.5.14) 붉은병꽃나무 / 북한산 구기계곡 (2011.5.14) 붉은병꽃나무 / 점봉산 곰배령 (강원도 인제. 2006.5.28) 삼색병꽃나무 / 충남 아산 (2016.6.12)

배꽃 그 하얀 꽃 아래서

배꽃 그 하얀 꽃 아래서 배밭에 배꽃이 가득한 5월 초순이다. 작년에는 배꽃이 필 때 날씨가 추워서 벌이 나오지 않아 수분을 못하여 다들 '금배'라고 불렀다. 예로부터 누룩은 6월 유두에 담그기 좋다고 하는데, 배꽃이 필 무렵에 담은 누룩으로 빚은 술을 이화주(梨花酒)라 하였듯, 배꽃 필 무렵은 따사로워 술을 담그기 시작한 계절이었다. 자두라고도 부르는 '오얏'이 한자로는 이화(李花)이고, 배꽃은 이화(梨花)이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지 마라'는 '오얏'이 바로 성씨 '이(李)'의 '오얏 리'이고, 이화여대에서 '이화'나, 고등학교 때 국어책에 나오는 고려말 이조년이 지은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에서 '이화'는 '배나무 꽃'이다. 헷갈리니 그냥 우리말로 불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