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에서 사는 할아버지 나무
오대산 두로봉-동대산 (강원도 평창 2012.6.6)
오대산엔 할아버지 나무들이 많다. 나무껍질이 딱딱해짐은 늙어가는 과정이다. 이는 사람과 마찬가지이다. 나무 둥지가 갈라지고 속이 비어도 나무는 살아간다. 껍질 안쪽에 순환기능이 있어 자양분을 나누기 때문이다. 그러니 역설적이게도 나무의 생명의 중심부는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에 있는 것이다. 나이 들어 기력이 다해 주저앉음은 생명이 있는 나무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동물에게 안식처을 주고, 먹이를 제공하고, 세상을 맑게 하고 살아온 세월이지만 쓰러짐도 숲을 풍성하게 하는 일이다. 그 자리에 벌레가 자리 잡고, 그 벌레를 따라 새가 찾아 들고, 땅을 기름지게 하고 ……. 아름다운 인연을 그렇게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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