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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기/나무

버드나무 / 봄바람에 한들한들

향곡[鄕谷] 2012. 4. 19. 23:50

 

버드나무

봄바람에 한들한들

 

 

봄이 되면 생강나무와 산수유, 개나리, 벚나무가 먼저 꽃을 피우는데, 나무 중에는 봄 입김이 조금만 불어도 초록빛 생기가 움트는 나무가 버드나무이다. 버들강아지가 움트는 갯버들이 있고, 강가나 우물가산들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실가지가 일렁이는 능수버들은 봄의 정취가 묻어난다. 버드나무라틴어 속명도 물과 가깝다는 뜻이고, 가늘고 아름다운 여인을 실버들에 비유하기도 한다. 한자로 버들 유(柳)는 나무(木)에 토끼(卯)를 합한 글씨이다. 토끼는 12지로 보면 2월이어서 음력 2월움트나무가 버드나무인 것이다. 

 

버드나무도 종류가 많아 버드나무, 수양버들, 능수버들, 왕버들, 갯버들 등 우리나라에 30여 종류가 다. 갯버들이야 작은 키 나무지만, 대부분 버드나무들은 키가 크다. 수양버들은 수(隋) 나라양제(煬帝)가 심기를 권장하였다 하여 그리 지었다는데, 아래로 드리워져서 수양(垂陽)이라 이름 었다 하기도 한다. 수양버들과 능수버들 구별은 어린 가지가 적갈색이면 수양버들이고, 어린 가지황록이면 능수버들로 구분한다.

 

※ 버드나무가  ┌ 사시나무속(Poplar) - 사시나무, 양버들, 이태리포플러, 은사시나무

                     └ 버드나무속(Willow) - 수양버들, 버드나무, 갯버들, 왕버들, 호랑버들, 키버들

 

버드나무는 우리 역사에서도 몇 번 등장하였다. 주몽의 어머니가 유화(柳花) 부인이고, 왕건의 부인도 유 씨이고, 김유신이 목이 말라 우물가에서 물을 청했을 때 바가지에 버들잎을 띄워 주었다는 얘기도 전한다. 버드나무는 그만큼 인연이 깊은 나무다. 버드나무는 사랑의 나무요, 이별의 나무다. 가지를 꺾어 피리를 불며 사랑과 세월 노래부르는 나무다. 천안삼거리 수양버들은 제 멋에 겨워서 늘어지고, 노들강변 봄버들은 무정세월 한 허리를 동여매는 나무다.

 

4월에 꽃 필 때면 버드나무에서 날리는 솜털이 온 천지를 돌아다니며 종족을 퍼뜨리는데, 그래서 꽃이 안 날리게 숫나무만 심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피리를 불려고 다듬어서 버들가지를 입에 물어본 사람알 수 있지만 약간 쓴 냄새가 나는데, 이것이 아스피린 원료라는 것이다. 그러니 흰 꽃이 날리는 것이 밉다고 그냥 미워해서는 안된다. 초목도 다 쓰임가 있고 사람도 다 제 역할이 있다. 

 

 

참고도서 1.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 가지 / 이유미 지음. 현암사

               2. 궁궐의 우리 나무 / 박상진 지음. 눌와

               3. 식별이 쉬운 나무도감 / 국립수목원 지음. 지오북

 

 

 창경궁에서 (2010.4.12)

 

 

 

창경궁에서 (20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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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버들 / 성내천 (201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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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버들 / 한강 잠실지구 (2012.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