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98

배롱나무 / 품격 있는 여름나무 백일홍나무

배롱나무 품격 있는 여름나무 백일홍나무 배롱나무는 늘 더운 뙤약볕 한가운데에 서 있다.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고창 선운사와 강진에 있는 다산초당과 백련사에 가면 늘 더운 여름날 볼 수 있는 꽃나무가 배롱나무이다. 꽃이 아름답고 나무에 윤이 나고 품격이 있어 대접을 받는 나무이다. 꽃봉오리 아래에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콩알만한 꽃봉오리가 기다리고 있어서 꽃이 지고 또 피고 마치 백일 동안 연이어 핀다하여 백일홍나무란 이름도 얻었다. 꽃밭에 심는 한해살이 꽃 백일홍이 있는데 구분하기 위해서인지 백일홍나무라 부르고 있다. 꽃은 꽃대로 아름답지만 나무 껍질은 껍질대로 홍갈색 얼룩무늬가 윤기가 흐르고 품격이 있다. 나무가 나이가 들수록 좀 꼬듯이 비틀고 올라가며 줄기에 세월을 그렇게 표시한다. 간지러워서 ..

찔레꽃 사연

찔레꽃 사연 과명 : 장미과 개화 5월, 결실 9월 꽃 색깔 : 흰색, 연분홍 높이 : 1~2m 분포 : 한국, 일본 (냇가, 골짜기) 용도 : 관상, 약재 꽃말 : 온화 찔레꽃은 5월 늦은 봄날 가물 때 피어서 찔레꽃 가뭄이란 말이 있다. 들길 가다가 찔레 가지 얇은 껍질을 벗겨 씹는다. 물기도 얻고 상큼함은 덤이다. 사람들은 찔레순을 따서 덖어 차를 우려내어 마시고, 꽃잎을 따다 말려 꽃차로 마시기도 한다. 꽃차를 우려내어 마시면 가슴속까지 따뜻하여 속병을 다스린다 한다. 옛사람들은 찔레꽃을 증류하여 화장수로 쓰고 향수로 써서 꽃향에 흠뻑 취했다.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일이다. 포천 불무산에 갔다가 엉겅퀴와 찔레꽃 핀 들길을 지나 음습한 산길에서 독사에 물려 목숨을 잃을 뻔했다. 찔레꽃만 보아도 뱀이..

백당나무 / 아름다운 접시꽃나무

백당나무 아름다운 접시꽃나무 과목 : 인동과 개화 : 5~6월, 결실 9월 분포 : 전국 산지 높이 : 3m 용도 : 정원수, 약용 백당나무는 꽃이 산수국과 비슷하게 생겨 구별이 쉽지 않다. 꽃이 엇비슷한 경우 종방 간인지 남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더구나 산수국은 꽃무리가 흰색 초록색 하늘색 분홍색 보라색으로 변하여 헷갈린다. 백당나무는 봄이 다 가고 여름이 오는 무렵에 피는 꽃이다. 앙증맞은 술잔이나 접시꽃 같이 생긴 가장자리 꽃잎이 뭉게구름과 어우러진 모습은 너무 아름답다. 꽃차례가 오밀조밀한 중간 부분은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는 꽃(有性花)이고, 가장자리는 암술과 수술이 모두 없는 꽃(無性花)이다. 모습이 수국과 닮아 목수국(木水菊) 또는 백당수국이라 부르지만 수국(과목: 범의귀과)과 다른 ..

호두나무 / 두드려야 하는 나무

호두나무 두드려야 하는 나무 과명 : 가래나무과 다른 이름 : 호도나무 분포 : 중부이남 개화 4~5월, 결실 9~10월 높이 : 20m 용도 : 식용, 가구재 어릴 때 집에 큰 호두나무가 있었다. 가을에 추수를 하면 큰 말로 서너 말은 수확하였다.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호두를 털면 담 밖에서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우르르 몰려다니며 주워가곤 했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에 부럼 깰 때는 우리 집에서 추수한 호두를 썼다. 호두를 신문지나 다듬이돌에 올려놓고 망치로 꼭짓점을 조준하여 깨뜨리면 사방으로 열매가 흩어지는 법이 없다. 호두껍질을 깨면 네 개의 방에 갇혀 있던 속살을 꺼내 먹게 되는데 고소한 맛에 몇 개 더 먹으려고 하면 배탈 난다고 많이 먹지 못하게 하였다. 어릴 때 '호두라 하지 않고 '추자'라..

살구나무 / 고향의 봄, 고향의 나무

살구나무 고향의 봄, 고향의 나무 과목 : 장미과 개화 4월, 결실 7월 높이 : 5m 용도 : 약재(해소, 진해, 거담, 천식) 분포 :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미국 꽃말 : 처녀의 수줍음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라고 부르는 노래가사처럼, 살구나무는 복숭아와 더불어 우리 고향의 나무다. 중국에서 건너왔지만 이젠 이 땅에 뿌리를 내린 우리 나무가 되었다. 4월이 되면 살구나무 가지에 연분홍 살구꽃이 앙증맞게 피면 살랑살랑 코 끝에도 봄바람이 불어온다. 안동 소산마을에 갔을 때, 살구나무 밑에서 기웃기웃하니까 어떤 아주머니가 나와서 말하길 '따서 드시고 싶으면 드시라 대신에 먹다가 남길 거라면 따지 말라'라고 한다. 맛이 덜 들어 먹다가 버리는 사람들이 더러 ..

이팝나무 / 풍년을 점친 나무

이팝나무 풍년을 점친 나무 과명 : 물푸레나무과 개화 5~6월, 결실 9~10월 분포 : 중남부 용도 : 풍치수, 가공재, 식용 느지막한 봄 농촌에서 못자리를 한창 낼 무렵 이팝나무에는 하얀 꽃이 핀다. 소복한 꽃송이가 그릇에 쌀밥 퍼놓듯 하얘서 이밥나무라 하였는데, 나중엔 이밥을 이팝으로 바꾸어 불렀다. 조선시대에 귀한 쌀밥은 양반들인 이 씨만 먹는다고 이밥이라 하였다니 배 고픈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 싶었던 양식이었다. 이팝나무 꽃송이가 풍성하냐 아니냐로 풍년을 점쳤다는데, 서민의 아픔과 희망이 서린 나무이다. 이팝나무는 남쪽지방에 주로 피고 한번 핀 꽃은 20여 일 가는데 30여 미터까지 자라는 거목들이 많아서 마을의 보호수나 천년기념물로 지정된 나무가 많다.(*) 이팝나무의 학명도 풀어보면 '하얀 ..

철쭉 / 개꽃

철쭉 진달래는 참꽃 철쭉은 개꽃 과명 : 진달래과 개화 5월, 결실기 10월 분포지 : 전국 진달래가 지고 나면 철쭉나무에 연분홍 꽃봉오리가 맺히고 옅은 분홍빛 꽃이 핀다. 경북 청송에서는 물가에 핀다고 수달래라 하고, 경남지방에서는 진달래에 이어서 핀다고 연달래라 하는데, 연(軟)하다고 연달래란 부른다는 의견도 있다.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꽃빛이 진홍빛인데 비해, 철쭉은 꽃과 잎이 동시에 나거나 잎이 미리 나오는데 연분홍 큰 꽃잎이 핀다. 진달래가 피고 나서도 가끔 꽃샘 추위가 찾아와서 추위에 바들바들 떠는 진달래나 하얀 눈을 맞은 진달래를 보기도 하는데, 철쭉은 진달래가 지고 난 뒤에 느즈막이 핀다. 중국에서는 철쭉을 척촉(擲燭)이라 하는데 가던 길을 못가고 걸음을 머뭇거리게 한다는 뜻이라 한다...

목련꽃 / 울 안에서 맞는 봄꽃

목련꽃 울 안에서 맞는 봄꽃 과이름 : 목련과 분포 : 경기 이남 개화 : 4월 결실 : 8~9월 용도 : 약용, 정원수, 고급 목재 개나리가 울 밖이나 길가에서 피며 봄을 전한다면 목련은 주택가 울 안에서 봄을 맞는다. 봄기운이 오르면 목련은 소복한 털이 달려있는 겨울눈을 틔우고 화사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 오랫동안 꽃을 피우진 못해도 자태는 눈 부시고 사뭇 화려하다. 화사한 백목련,멋들어진 색조 화장으로 치장한 자목련은 서로 아름다움을 견주나 너무 화려하여 정신을 빼놓는 바람에 누가 잘났다고 손을 들어줄 수가 없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나서야 잎눈이 뾰족한 잎을 내민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하는 노래 가사처럼 잎사귀는 넓고 풍성하여 나무 그늘 아래서 쉴 수 있을 정도이..

연리목 1. 사랑나무

연리목 1. 사랑나무 남한산성에서 갈마치고개로 산행을 하다가 소나무 연리지를 보았다. 두 나무가 맞닿아 하나로 합쳐질 때 우리는 연리지(連理枝)라 부른다. 나뭇가지가 이어지면 연리지이고, 줄기가 이어져 하나가 되면 연리목(連理木)이 되는 것이다. 나무를 가까이 심으면 줄기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가지가 맞닿는다는 것은 정말 드물고도 드문 일이다. 연리지가 발견되면 삼국사기 등 역사책에 기록을 하였다 할 만큼 귀한 경우이다. 생물학적으로 말하면 나무가 생장하면서 수형이나 바람 등 외부 영향으로 서로 가지가 맞닿아 접촉부분 껍질이 벗겨지고 종(種)이나 유전학적으로 비슷한 경우 서로 가지를 파고들어 한 몸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화목한 부부나 남녀 사이를 비유적으로 부르는 말로 연리지를 사용한다. 중국 당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