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183

뽕나무 / 하늘이 내린 나무

뽕나무(桑)하늘이 내린 나무   과명 : 뽕나무과 개화기 5~6월결실기 6월 꽃말 : 희생, 지혜    뽕나무를 한자로 상(桑)이라 하는데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양을 보고 만든 글자라니 재미있는 발상이다. 양구 대암산에서 길 잘못 내려오다가 산뽕나무를 만나 입이 시커멓도록 오디를 따 먹던 기억이 새롭다.   어릴 때 큰집에 가면 누에 치던 방이 따로 있어서, 누에를 올리고 뽕잎을 한 소쿠리 따와서 듬뿍 뿌려주면 누에가 뽕잎을 오물오물 갉아먹는 모습도 신기하지만, 뽕을 먹은 누에에서 비단실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예로부터 누에를 천충(天蟲)이라 했는데, 천충이 먹는 뽕잎은 천약(天藥)이며, 뽕나무는 천목(天木)이었다.  상고 때부터 왕후가 친히 나서 양잠..

석류 / 보석 같은 과일

석류(石榴) 보석 같은 과일 과명 : 석류과 속명 : 안석류,석류화,해류(海榴) 개화기 5~6월, 결실기 9~10월 꽃말 : 바보 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가 원산지인 석류는 중국 한 무제 때 페르시아(安石國)에서 가져온 과일이라고 그렇게 이름 붙였다. 우리나라에선 통일신라 암막새에 석류 당초문이 있었다는데 이미 그때 풍요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릴 때 살던 우리 집 뜨락엔 석류가 끝을 오므리고 매달려 있었다. 꽃도 붉고 열매도 붉고 보석처럼 빛나는 노란 씨앗을 머금고 있었다. 열매가 익으면 껍질이 터지고 그 속에서 반투명 밝은 빛 씨앗이 나온다. 자잘하고 노란 씨앗은 예로부터 부귀 자손을 뜻하기에 석류를 혼수에 넣었고 아기 가진 부인들이 새콤달콤한 맛에 석류를 찾기도 하였다. 석류는 자식을..

주목 / 천년을 살고 죽어도 의엿함이여

주목(朱木) 천년을 살고 천년을 죽어도 의엿함이여 겉도 붉고 속도 붉어 朱木이라오 눈바람 큰바람 천지간에 몰아치고 거친 세상 살아가랴 속살이 다 비어도 천지간에 우뚝 서서 세상을 본다. 천년을 살고 천년을 죽어도 오랜 세상 하루처럼 의엿하다오. 주목 / 청옥산 (동해 2006.5.31) 주목 / 가리왕산 (정선 2005.5.11) 주목 / 태백산 (태백 2007.2.1) 주목 / 태백산 (태백 2007.2.1) 주목 / 오대산 (평창 2007.5.24) 주목 / 오대산 (평창 2007.5.24) 주목 / 함백산 (태백 2007.1.19) 주목 / 함백산 (태백 2007.1.19)

불두화 / 부처머리를 닮은 꽃

불두화 부처머리를 닮은 꽃 인동과 불두화(佛頭花)는 이름대로 '부처 머리와 같은 꽃'이다. 그래서 오래된 절 경내에 한 두 그루씩은 있다. 불두화를 절에 심는 이유는 둥근 모양도 그러하고, 암수술이 없는 흰꽃잎만 있는 무성화이기에 그럴 것이다. 불두화의 모체가 백당나무인데, 백당나무에서 꽃잎이 작은 유성화를 모두 없애고 무성화만 남은 것이 불두화이다. 봉화 청량산 축융봉 오르는 길에 불두화가 탐스럽게 피었기에 사진으로 담아 왔다. 초여름 숲 속 부드럽고 큰 꽃송이가 시원시원하다. 불두화 / 봉화 청량산 축융봉 가는 길(2006.6.3)

복사나무 / 도원경이 있는 곳

복사나무 도원경이 있는 곳 장미과 여름날 복숭아 한 입 베어 물면 그 당도가 입 속까지 가득하여 푸근하다. 복사꽃은 산골동네 소박한 정취를 자아내는 아름다운 꽃이요, 중국 소설에나 나오는 요염한 미인이 생각나는 도화(桃花)는 정염에 넘치는 이름이다. 그만큼 복사나무는 우리와 오래 함께한 친근한 나무이다. 과실나무 몇 그루씩 있었지만 복사나무는 그 과실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온통 벌레가 달려들어 인간보다 앞서 그 맛에 빠져든다. 통조림으로 먹는 백도도 엄청 맛있고, 손오공이 천도복숭아를 먹고 힘을 얻었을 만큼 훌륭한 과실이다. 달빛 아래 먹은 봉숭아는 예뻐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얼마나 낭만적인가. 벌레를 먹든 말든. 예로 부터 복사나무는 신령스럽고 귀한 나무로 쳤다. 이 나무를 가까이 두면 귀신이 오지 않..

탱자나무 / 뾰족 가시 철옹성

탱자나무 뾰족 가시 철옹성 나무나 풀이름을 정할 때 그 특징을 가지고 이름을 짓는다. 열매로 이름 지은 탱자나무는 조랑조랑 노란 탱자열매가 첫 번째 특징이라면, 겨울에는 성긋성긋 뾰족 가시가 생울타리를 치고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다. 도둑도 막고 귀신이 들어오면 가시로 찔러 못 들어오게 하는 주술적 의미도 있을 것이다. 손에 넣어 가지고 놀다 보면 노란 물이 배이고 향기는 코끝에 가득하다. 열매는 가루 내어 추어탕 끓일 때도 쓰고 껍질은 말려 건위, 지사제로 쓰기도 했다. 겨울이 되어도 탱자나무 가시는 늘 푸르러 따뜻함이 묻어있고, 얼마 전에 죽은 죽은 코미디언 김형곤이 탱자가라사대 하면서 정치코메디로 우릴 즐겁게 하였던 기억이 난다. 옛날 큰집 울타리가 탱자나무여서 아름답기는 하였지만 울타리가 너무 커서..

산딸기 / 잎새 뒤에 숨어 숨어 익은 산딸기

산딸기 잎새 뒤에 숨어 숨어 익은 산딸기 장미과 무더운 여름날 산길가나 들에서 산딸기를 만날 수 있다. 잎새 뒤에 숨어숨어 익은 산딸기. 꽃은 수수하고 열매는 피로 해소에 그만이다. 길 동무와 나누어 먹으면 더 좋다. 붉은빛줄기에 가시가 있어 좀 앙칼스럽고 야성미가 있다.산에서 나는 딸기는 종류가 스무 가지도 넘는다는데 그중 복분자딸기는 정력이 좋다는 소문 때문에 수난이 그치지 않는다. 산딸기 / 안동 가송리 (2011.6.12) 옛날 한 남자가 산에서 길을 잃어 헤매다 배도 고파 산 딸기를 정신없이 따먹고 겨우 집에 돌아왔는데, 다음 날 오줌을 누었더니 오줌발이 너무 세서 오줌항아리가 뒤집어지고 말았다 한다. 오줌항아리를 뒤집는 열매인산딸기를 그 뒤로 복분자(覆盆子)라 불렀다고 하는데, 한방에서도 복분..

함박꽃 / 함박눈처럼 아름다운 꽃

함박꽃 함박눈처럼 아름다운 꽃 목련과 함박꽃은 봄 가고 여름이 오면 깊은 산골짜기에서 볼 수 있다. 하얀 꽃잎이 함박눈처럼 아름다워 함박꽃이다. 깊은 산 수풀 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함초롬이 피기에 쉽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가까이 다가서도 수줍어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모습이 좋고, 향기도 은은하여 마음에 와닿는다. 산에서 피는 목련이라 산목련이라 하는데, 목련은 꽃이 피고 잎이 나는데 비해, 산목련은 잎이 먼저 난 뒤에 꽃이 핀다. 한자말로는 천상의 여인에 비유하여 천녀화(天女花)라 부른다. 북한에서는 목란이라고 하는데 국화로 삼고 있다. 산길 가다가 이렇게 아름답고 화사한 모습을 만나면 나도 몰래 다가가서 한참을 들여다본다. 함박꽃 / 정선 가리왕산 함박꽃 / 평창 오대산 두로봉 함박꽃 / 점봉산 흘림..

진달래 / 화전 부쳐 먹는 참꽃

진달래 화전 부쳐 먹는 참꽃 응달진 곳에서 하늘거리는 모습이 연약하지만 무리 지어 핀 모습은 아름답고 소박하다. 화사한 연분홍이 아름다워 사랑노래 단골손님이요, 아름 따다 님 가시는 길에 뿌리는 애틋한 꽃이다. 수로부인에게 헌화가를 부르며 꺾어준 꽃도 진달래였다. 진달래의 한자이름은 두견화(杜鵑花). 중국 촉나라 두우(杜宇)가 구해준 사람에게 배반당하고 쫓겨나 그 원통함에 죽어서 두견새가 되어 피를 뿌려 핀 꽃이 두견화란다. 우리나라는 계모 구박에 못이겨 죽은 여자아이의 혼이 진달래가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다. 청주에 진달래를 넣은 술을 두견주(杜鵑酒)라 하는데,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이 병들어 요양할 때 딸이 꿈에서 신선의 가르침을 받아 만든 술이라고 한다. 백일주라 하여 술 담궈 100일 뒤에 마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