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풍년을 점친 나무
과명 : 물푸레나무과
개화 5~6월, 결실 9~10월
분포 : 중남부
용도 : 풍치수, 가공재, 식용
느지막한 봄 농촌에서 못자리를 한창 낼 무렵 이팝나무에는 하얀 꽃이 핀다. 소복한 꽃송이가 그릇에 쌀밥 퍼놓듯 하얘서 이밥나무라 하였는데, 나중엔 이밥을 이팝으로 바꾸어 불렀다. 조선시대에 귀한 쌀밥은 양반들인 이 씨만 먹는다고 이밥이라 하였다니 배 고픈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 싶었던 양식이었다. 이팝나무 꽃송이가 풍성하냐 아니냐로 풍년을 점쳤다는데, 서민의 아픔과 희망이 서린 나무이다.
이팝나무는 남쪽지방에 주로 피고 한번 핀 꽃은 20여 일 가는데 30여 미터까지 자라는 거목들이 많아서 마을의 보호수나 천년기념물로 지정된 나무가 많다.(*) 이팝나무의 학명도 풀어보면 '하얀 눈꽃 (snow flower)'이란 뜻이라 한다. 서양사람들은 이팝나무를 낭만적으로 보았지만 가난하였던 우리 백성들은 배고픔을 채워줄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도솔봉에서 묘적령 지나 고항치로 내려오는데 이팝나무가 많았다. 효심 높은 아들이 산에서 나무를 해서 쌀을 구해 어머니 밥을 해드리는데, 쌀이 모자라 자신은 이팝나무로 밥인양 숨겼다는 얘기가 있다. 이팝나무는 효심 어린 나무꾼의얘기가 있는 나무인 것이다. 효란 부모의 마음을 즐겁게 함이 첫째요, 아울러 부모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나 몸에 따뜻하고 고운 옷을 입도록 하는 것이라는데 이팝나무를 보고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 천연기념물 이팝나무군 : 전북 진안군 마령면 마령초등학교 정문 앞. 마을사람들은 이곳을 '아기사리'라고 부른다. 아기가 묻혔던 곳이란 뜻인데, 마령 들녘에 흉년이 들었을 때 굶어 죽은 아기가 이곳에 묻혔다. 무덤 곁에 이팝나무를 심어 죽어서라도 이밥을 실컷 먹으라고 한 것이다.
이팝나무 / 도솔봉 묘적령 (예천) / 20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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