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남한산성 10

남한산성에서 봉암성으로 / 산에서 봄은 발걸음이 늦다

남한산성 25 남한산성에서 봉암성으로 산에서 봄은 발걸음이 늦다 중앙주차장 - 남 2 옹성 - 수구문 - 동문 - 동장대 - 남한산 - 봉암성 암문 - 은고개(샘밭) 이동거리 9㎞. 이동시간 3:21. 휴식시간 0:34. 계 3:55 (2024.4.2. 맑음. 8~22℃) 춘분이 지나 청명이 다 되어 오는데 산에서 봄은 발걸음이 늦다. 산에 오르니 귀룽나무만 초록으로 산빛을 밝히고, 조팝나무도 약간 흉내를 낼 뿐 다른 나무들은 묵묵부답이다. 봄은 아래로부터 온다. 산 아래는 진달래가 활짝 피었는데, 중턱 위에 진달래는 꽃봉오리 끄트머리만 붉다. 척박한 곳에서 사는 진달래는 그래도 성질이 급한 나무다. 진달래는 오래 사는 나무이기도 하다. 늙어서도 꽃이 피는 나무가 진달래이다. 남한산성 남쪽 성밖을 걸었다..

남한산 벌봉 / 봄산은 화사하여 모두 웃는 듯하다

남한산성 22 남한산 벌봉 봄산은 화사하여 모두 웃는 듯하다 남위례 - 웃논골 - 지화문(남문) - 현절사 - 남한산 - 벌봉 - 현절사 - 지화문(남문) - 웃논골 - 옥천약수터 - 남위례 이동거리 14.8㎞. 이동시간 5:19. 휴식시간 1:51. 계 7:10 (2023.4.23. 맑음. 10.7~22.1℃) 남한산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산과 마주 있다고 남한산으로 불렀다. 지금은 남한산성이라 부르는 곳은 삼국시대에 신라가 백제를 무너뜨리고 고구려와 대항하기 위해 일장토성을 쌓았다. 허물어진 토성을 석성으로 개축한 것은 조선 인조가 1624년 그러니까 병자호란이 나기 12년 전이었다. 남한산성 밖 봉암성은 병자호란이 끝난 뒤 숙종 때 쌓은 성이다. 남한산성에서 제일 높은 산은 청량산(482.6)이..

남한산성과 봉암성, 가을에 걷다

남한산성 20 남한산성과 봉암성, 가을에 걷다 중앙주차장 - 현절사 - 동장대 암문 - 남한산 - 한봉 은고개 갈림길 - 벌봉 - 동장대 암문 - 동문 - 제2 남옹성 - 남문 - 윗논골 - 남위례(창곡동) 이동거리 12.4㎞. 이동시간 4:56. 휴식시간 0:32. 계 5:28 (2022.10.20. 맑음. 6.0~19.7℃) 가을은 겨울로 가는 길목이다. 계절이 지나는 속도는 가을에 빠르다. 가을이 가는 시간은 바다에서 썰물이 빠져나가는 듯하다. 치열했던 여름이 가고난 뒤 풀과 나무는 결실을 이루느라 분주하다. 나무가 잎을 정리하는 빛의 축제도 잠깐이요, 산에 오르면 숲은 헐거워지고 자연이 이루는 결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남한산성 바깥 봉암성은 풀과 나무의 가을을 살필 좋은 장소이다. 까실쑥부쟁이..

남한산성 / 오늘은 하늘이 아름다운 날

남한산성 오늘은 하늘이 아름다운 날 귀룽나무 연초록 잎은 막 나오고 있었지만 땅 위로 꽃이 얼굴을 내민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오늘은 꽃보다 하늘이 아름다운 날이다. 하늘빛이 아름다워서 눈길이 자꾸 하늘로 간다. 하늘에서 파란 물이 땅 위로 뚝뚝 떨어질 것 같다. 나는 하늘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부처님 가르침을 똘똘 뭉치면 마음 심(心) 자(字) 라는데, 마음을 모으다 보면 이렇게 빠져드는 모양이다. 햇빛은 온갖 색깔이 뒤섞인 혼합색이다. 프리즘으로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프리즘을 통해 굴절하여 나온 색은 빨강, 초록, 노랑, 파랑 등 여러 가지 색인 것을 초등학교 자연 시간에 배웠다. 태양에서 빛이 나와 땅 위로 오기 위해서는 지구의 대기권을 통과한다. 빛은 대부분 대기권을 통과하지만 일부가 공..

구월에 피는 꽃

구월에 피는 꽃 향곡 들녘을 달구던 뜨겁던 여름 볕은 식어가고 드디어 나는 하늘 아래 꽃이 되었습니다. 건들바람 불어와 이리도 좋은 날에 내가 그리던 하늘을 닮은 꽃이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기다린 이 땅에서 작은 터를 잡고 맑고 텅 빈 하늘로 가슴을 열었습니다. 온 천지에 생명의 기운이 가득 차 오르고 아 이제는 내 깊이 바라던 그런 꿈을 꿉니다. ※ 아래 사진은 남한산성 다니며 찍은 9월의 꽃입니다.

남한산성-봉암성-한봉성 산길

남한산성 17 남한산성-봉암성-한봉성 산길 산성종점-현절사-동장대암문-벌봉-한봉-큰골-장경사암문-동문-남장대터-산성종점 2020.9.18, 2020.9.21. 걸린 시간 각 4:30 남한산성은 도시에서 가까운 산이다. 산은 길에 따라 깊거나 얕다. 연일 올라도 즐거이 걸을 수 있는 곳이다. 가을이 성큼 다가와서 성돌 위에 푸른 하늘이 맑다. 난세에 산에 올라가는 일이 제일이라고 하는 말이 허튼 말이 아니다. 남한산성이 난세(亂世)를 치른 곳이다. 난세란 전쟁이나 무질서한 정치로 어지러워 살기 힘든 세상이다. 난세와 치세(治世)의 차이가 소인이 판을 치면 난세요, 군자가 역량을 발휘하면 치세란 말도 있다. 남한산성 본성에서 시작하여 외성인 벌봉성과 한봉성을 돌아서 다시 남한산성 중심부로 돌아왔다. 산길은 ..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1. 유월에 꽃 ①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1. 유월에 꽃 ①  꽃이 탄생하는 과정은 시간이 필요하고 정교하다. 식물이 후손을 만드는 과정은 자연환경이나 다른 동식물의 특징을 이용하여 살아가기에 나름의 특성을 가진다. 곤충이 적을 때 나는 이른 봄꽃은 제꽃가루받이로 후손을 만든다. 이런 꽃들은 살아남기 위한 유전적 형질을 가지고 있다. 곤충을 이용하는 꽃은 색깔과 향과 꿀로 곤충을 유인하며, 때론 바람을 기다리고, 새들을 부르기도 한다. 꽃은 대부분 봄에 많아서 산에 가면 여름에는 꽃을 보기 힘들다. 나무 아래에서 사는 꽃들은 잎이 우거지기 전에 후손을 만들어야 하기에 더 빨리 꽃을 피운다. 나무들은 긴 시간이 필요하여 대부분 봄에 꽃을 피운다. 경쟁이 덜한 여름에 피는 들꽃은 대부분 크기가 작다. 크기가 작으니 에너..

이성산성에서 남한산성까지 / 눈과 바람, 겨울 산행의 맛을 보다

남한산성 12 이성산성에서 남한산성까지 눈과 바람, 겨울산행의 맛을 보다 춘궁동-이성산(이성산성)-향교 고개-금암산-425봉-남한산성 연주봉-425봉-마천동 이동시간 3시간 40분, 휴식 1시간 20분, 계 5시간. 2017.1.22. 맑음. -14~-11℃ 이틀 간격으로 밤새 눈이 왔다. 그리 많은 눈은 아니어서 산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하남 미사리에서 춘궁동과 그 너머 남한산성과 암사동을 넘는 지역은 선사시대로부터 삼국시대로 이어져 역사의 무대가 오랫동안 펼쳐진 곳이었다. 아직 그 속 속을 다 알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다. 산행 시작점 춘궁동은 춘장(春長)의 춘(春)과 궁말의 궁(宮)을 합한 이름이다. 춘장이나 궁말 모두 백제의 궁궐이 있었던 마을이었다. 산길을 들어서면 금방 나타나는 이성산성(..

남한산성 광암동-천현동 종주

남한산성 7 연주봉(465), 벌봉(515) 남한산성 광암동-천현동 종주 서울, 하남 (2011.1.22. 눈 후 맑음. -7.1~-0.8℃) 광암정수장-금암산(325)-연주봉(465)-서문-북문-동장대지-암문-벌봉-암문-가지울 갈림길- 교산동 갈림길-객산(292)-산불 감시초소-쥐봉(128)-천현동-마방집 (약 14㎞. 5시간 50분) 서울 동쪽 광주 땅에 남한산성이 있다. 광주산맥 주맥 산등성이를 따라 8도 승군을 부려 요새를 쌓았다. 요새는 상처로 남아 슬픈 곳이고, 가슴 아픈 곳이다. 조선은 후금 태조가 하자는 화친정책을 거부하였다. 조선은 후금의 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 하였다. 적의 침공을 알아차려 봉수대에서 연기를 피워 올려도 이미 조선은 청군을 막아낼 힘이 없었다.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왕실..

첫눈 내린 남한산성

남한산성 6 청량산(479m) 첫눈 내린 남한산성 서울 송파, 경기도 하남시, 광주시 (2010.11.27) 광암정수장-금암산(323)-연주봉(465)-서문-북문-산성 종로-남문-서문-갈림길-마천동 (5시간) 기온이 내려간 겨울, 산 밑에 내리는 비는 산 위에선 눈이 된다. 비가 싸락눈으로 싸락눈이 다시 진눈깨비로 내린다. 다시 산밑에서 눈이 그쳐 변화무쌍하다. 병자난리 때 남한산성도 오늘 날씨만큼 혼돈스러웠을 것이다. 보통 남한산으로 부르지만 산성이 앉아있는 곳 산은 청량산이고, 남한산은 산성 동쪽에 있다. 청량산이 있는 곳은 사방이 툭 트이고 막힘이 없어 밤 보다 낮이 긴 지형이라는 뜻으로 통일신라 때는 주장산(晝長山) 또는 일장산(日長山)으로 불렀다. 너른 바위 광암(廣岩)에서 시작한 산길은 서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