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마을 돌담길 바람 많은 섬은 돌담이 높다 담은 안과 밖을 구분하는 선이다. 담 너머로 하는 손짓은 반가움이고 담을 넘어 나누는 것은 인정이다. 담이 낮으면 무엇이든 흐르게 하고, 높으면 바람도 햇빛도 인심도 막힌다. 섬집에는 대문이 없고 돌로 쌓은 담이 높다. 맷돌만 한 넙적 돌, 사람 머리만 한 호박돌. 바람이 많은 섬에서는 돌담을 높게 쌓는다. 사람이 사람을 막고서 살 이유가 없지만 무서운 바람을 막고 봐야 했다. 돌담은 성글어서 다 막은 것이 아니다. 작은 바람은 숭숭숭, 인정도 숭숭숭 드나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