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와 태종, 갈등의 현장
살곶이다리(전곶교·箭串橋) / 사적 제160호
서울특별시 성동구 행당동 58 (2010.1.6)
서울지하철 2호선을 타고 뚝섬역과 한양대역 사이를 지나다 보면 중랑천 북쪽에 살곶이다리가 있다.
역사에 등장하는 이름이 있는 다리다. 이곳은 태종이 사냥하던 곳이었고, 말을 기르는 곳이었다.왕위
를 잇는 문제로 함흥에 머무르던 태조가 천신만고 끝에 한양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마중 나온 아들
태종에게 태조가 활을 겨누어 쏘았더니 차일 뒤 기둥에 꽂혀 태종은 목숨을 건졌다. 태조는 이를 천명
이라 말하고 화살이 꽂힌 곳이라 하여 '살곶이'라 불러 '살곶이다리'가 되었고 '살곶이벌'이 되었다.
처음엔 사냥놀이 가는 다리로 공사를 시작하다가 세종조에 상왕들이 모두 돌아가신 뒤 경비 문제로
중단하였다. 나중에 관동과 영남으로 가는 교통의 요충지로 백성이 필요로 하였고, 후임 왕들도
능참 가는 길로 필요하여 성종 때 완성(1483년) 하였다. 그 뒤 경복궁을 지으며 석재가 모자라
가져다 썼고, 일제 때 콘크리트로 보수하였다가 나중에 재보수하였고, 다시 강이 넓어져 콘크리트
다리를 연결하였다. 지금은 바로 앞에 성동교가 생겨서 그 기능은 없어졌다.
혹한 속에 찾아갔더니 한양대박물관에서 문화재 발굴조사를 하고 있었다. 조선에서 가장 긴 다리
(76m) 였다는 명성은 있지만 생각 보다 짧고 단촐하였다. 그래도 상판석과 귀틀석은 튼튼하고
안정감이 있었다. 그래서「편안하기가 집과 같고 오고 가는 사람이 마치 평평한 땅을 밟는 것 같다」
고 하였다.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든 다리였다. 영하의 오늘 날씨가 태조의 노여움과 태종의
위태로운 순간이 스치는 갈등의 현장에서 나오는 냉랭한 분위기와 같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 가는 길 : 서울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 3번 출구로 나와서 성동교 못미쳐 왼쪽으로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중랑천에 살곶이다리가 보인다
살곶이다리(사적 제160호) / 서울 성동구 행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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