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빈산(590),견우봉(590) / 두물머리 넓은 물 바라보며
남양주시 와부읍 (2012.9.22. 맑음. 15.2~26.4℃)
팔당역-상팔당-율리고개-예빈산-견우봉-승원봉(475)-천주교묘원-능내리 (3시간반)
계절은 추분이라. 추분은 흙에 물기가 줄어드는 시기요, 가을걷이가 시작되는 철이다. 아침 저녁으로 풀벌레 우는 소리가 더 애잔하다. 개구리가 관악기로 호기심의 봄을 시작하고, 매미가 타악기로 한창 여름을 보내더니, 이젠 귀뚜라미와 여치의 현악기로 풍성한 가을 잔치를 열어 가을이 오는 소리는 풍성하고도 애잔하다.
예빈산으로 들어서는 길은 평소에도 물기가 많아 물봉선,개여뀌 등 습지식물이 많은 젖은 길이다. 나뭇잎과 풀들은 수척해지고 개체수가 줄어 들어 산길은 이곳저곳 떨어진 잎들로 가을 분위기가 난다. 먼 산 맑은 바람이 소매 속으로 들어온다. 산 모퉁이 돌아서니 갑자기 강쪽이 넓어져 강물에 얼굴을 비칠 듯 가깝다. 아름다운 조망에 잠시도 눈을 거둘 수가 없다.
산중에 천도시비(天道是非)비가 있었다. 천도시비(天道是非)는 중국 한나라 사마천이 백이숙제 고사를 얘기하며, 천도는 공평무사하여 착한 사람의 편만 든다는 것이 맞는지를 의심한다는 뜻으로, 천도는 맞는가 틀린가 하였다는 것이다. 세상 일이란 늘 울퉁불퉁 하다.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고 다 가질 수는 없는 것. 본래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지난 일을 생각하면 무엇하겠는가? '천도시비'비에 글을 쓴 분도 달관한 분이다. 지난 일에 시비(是非)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물소리 좋고 바람도 맑다. 맑은 바람 마시면 가슴도 청청하다. 우리도 일포나 하자.
두물머리가 보이는 곳 / 승원봉에서
마현마을이 있는 곳 / 승원봉에서
'천도시비'비
능내리 한강가
꽃무릇과 부전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