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유배지 〈 사적 제487호〉
세한도를 그리고, 추사체를 이룬 곳
서귀포시 대정읍 안성리 (2013.9.17)
대정읍 산방산 뒤에 있는 추사유배지는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유배되어 살던 곳이다. 추사의 고조는 영의정이요, 증조는 영조의 사위요, 아버지는 이조판서를 지닌 명문 출신으로 추사도 성균관 대사성, 공조참판, 형조참판을 지냈다. 그러나 헌종 때(1840), 추사가 55세 때 장동 김 씨와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 제주도 유배를 받게 되었다. 제주도 유배는 5년 이상의 중형 유배지였다. 제주에서 8년 3개월을 살고, 다시 철종 때(1851년) 함경도 북청에서 2년 유배생활을 했다.
유배는 본인에게는 아픔이지만 유배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추사가 살던 집은 강도순의 집으로 추사는 그 집을 귤중옥(橘中屋) 즉 '귤나무 속에 있는 집'이라 하며 스스로를 갈고닦았다. 유배지에서 숱한 편지를 쓰고, 세한도를 그리고, 추사체를 완성하였다. 유배지에서 쓴 편지를 읽어 보면 심부름을 시키는 글이요, 성질이 대단하였다. 수시로 책을 보내라 옷을 보내라 반찬을 보내라 먼 곳에서 부인이 참 고생이 많았다. 재혼한 부인이 죽은 후 후회하는 글에서 그 정도를 짐작하였다. 세한도를 그린 배경은 제자인 역관 이상적이 연경을 다녀올 때마다 유배지인 이곳까지 책을 배달한 정성도 있었지만 추사의 재촉이 있었기에 그러하였다. 추사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난해한 글씨체 때문이요 그의 성격 때문이었을 것이다.
집은 주인이 살던 안거리(안채),사랑채인 밖거리(바깥채), 모거리(별채), 화장실인 통시와 방앗간, 출입구인 정낭이 배치되어 있다. 제주 민가의 전통적인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집은 4.3 사건 때 불타고 고증으로 새로 지었다. 집 앞엔 기념관이 있어 비록 영인본이지만 추사의 솜씨를 구경할 수 있고,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도 구경거리이다. 유배의 섬 제주는 추사의 유배로서 유배의 역사는 끝이 나고, 이제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여행객을 부르고 있다.
세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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