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굽어보며 걷는 숲길 1
서울숲 - 장충단공원 숲길
서울 성동구, 중구
뚝섬역(8번 출구)-서울숲(2번→9번)-용비교-응봉산-독서당로-금남시장-금호근린공원-금호초등-금호산(응봉근린공원)-매봉산-버티고개생태통로-성곽마루정-서울도성 장충동성곽길-장충체육관-동대입구역-장충단공원
이동거리 8.5㎞. 이동시간 3시간 5분. 휴식 55분. 계 4시간 (2017.1.16. 맑음 -8.9~4℃. 풍속 1m)
한차례 추위가 막 지나가고 서울숲과 장충단공원 사이 숲길을 걸었다. 한겨울이 지나가는데 눈이 오지 않아 길은 건조하다. 조용한 서울숲을 벗어나 웅비교를 건넜다. 바로 아래는 중랑천이 흘러내려 한강으로 합수하는 두물개다. 두뭇개라고도 하였고, 두모포(豆毛浦)라고도 하였다. 한강에 배가 들어올 때는 한강 어귀에서 오는 배는 마포에 배를 대었고, 강 위에서 내려오는 배는 두모포 에 배를 대었다는 곳이다. 부근에 있던 저자도(楮子島)는 압구정동 등 서울을 개발하느라 모래를 쓰고 지금은 그 모습조차도 없다.
응봉산에 올랐다. 태조나 세종이 이곳에 올라 매(鷹) 사냥을 하였다고 하여 응봉산이라 부른 이곳은 경치가 절경이다. 그래서 한도십영(漢都十詠)에 들었던 곳이다. 바로 앞 강이 한강의 동호(東湖)였다. 우리가 지나온 성수동이 무예를 닦던 곳이라 임금이 조망하였던 성덕정(聖德亭)의 성(聖)과 뚝섬 수원지의 수(水)를 합한 이름이고, 마장동(馬場洞)은 말을 기르던 양마장(養馬場)에서 유래하였고, 자양동(紫陽洞)은 제주에서 올라온 암말(자마.雌馬)을 기르던(養) 곳에서 유래하였으니(뒤에 한자가 바뀌었다), 동대문 밖 훈련원에서 동쪽 한강까지는 군사용 지역이 많았다.
응봉산에서 북쪽 층계로 내려서면 독서당길이다. 독서당 제도는 사가독서(賜暇讀書)를 시작한 세종 때이지만, 그 뒤 몇 왕을 거치며 부침을 거듭하다가 이곳에 있던 동호독서당은 중종 때 만들었다. 뒤에 규장각이 생기면서 독서당은 없어졌지만, 율곡이나 서애 등 이곳을 거친 젊은 선비들은 집현전이나 규장각에 맞먹는 인재 양성소였다. 잠시 길을 헤매다가 금호산으로 올라 길을 바로 잡았다. 대체로 큰 오르내림이 없는 길이어서 걷는 데는 무리가 없다. 정자가 보이면 쉬어서 목을 축이고 가니 바람도 이제는 물러가는 것 같다.
매봉산으로 올랐다. 이곳 한강 조망은 오늘 걷는 길 중 으뜸이다. 이 부근에 잠시 살면서 해질 녘 절경을 여러 번 감상하였던 곳이다. 어느새 남산이 바로 앞인 버티고개다. 이곳에는 옛날에 도적이 많아 순라꾼이 차례대로(番) 순라를 돌았던 고개(峙)라 번치(番峙)라 했는데, 그것이 버치, 그리고 버티로 바뀌었다. 서울 도성 성곽길을 따라 장충단공원으로 내려왔다. 고종 때 만든 장충단은 요즈음으로 말하자면 국립묘지인 현충원이었다. 일제의 방해로 기능을 못 이어 가다가 6.256.25 전쟁 후 동작동에 국립묘지를 만들며 그 기능을 옮겼다. 오늘 걸은 거리는 짧았지만 의미를 찾아 걸을 수 있는 좋은 길이다. 겨울바람도 이제 고비는 넘긴 것 같다. 눈이나 내려서 가뭄이나 덜었으면 좋겠다.
※ 길 안내
①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나 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에서 나와 서울숲으로 향한다.
② 서울숲 2번 출구로 들어가 서쪽 방향 구름다리 옆 9번 출구로 나와 건널목을 지나 용비교를 건넌다.
③ 용비교 앞에 산이 응봉산이다. 남쪽 계단으로 올라가 정자가 있는 정상에서 북쪽 계단으로 내려선다.
④ 구름다리를 지나서 길을 건너지 않고 오른쪽 언덕길이 독서당공원을 지나 남산 숲으로 가는 길이다.
⑤ 금호산에서 '막다른 길 (부대 앞)'이란 표지 쪽으로 가면 왼쪽으로 매봉산 가는 길이라 쓴 표지가 보인다.
⑥ 매봉산에서 운동기구가 있는 쪽에 있는 남산 숲 표지판을 따라서 간다.
⑦ 버티고개 생태통로를 지나 성곽마루 정자까지 직진한다.
⑧ 성곽마루 정자에서 오른쪽에 나 있는 성곽길 옆으로 끝까지 가면 큰길이다.
⑨ 큰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장충체육관, 동대입구역, 장충단공원이 연이어 있다.
서울숲에서 응봉산이 보인다
중랑천 위에 있는 응봉산 / 용비교에서
중랑천과 한강이 합수하는 두모포. 강 넓은 곳이 동호이며, 그 아래 다리가 동호대교이다 / 응봉산에서
10시 방향의 숲이 서울숲이고, 서울숲과 압구정동 사이에 성수대교가 있다. 멀리 롯데타워가 우뚝하다 / 매봉산에서
팥배나무 아래로 남산타워가 보인다 / 버티고개에서
서울 도성은 전국 백성을 동원하여 쌓았다. 이곳은 경산현에서 쌓은 곳이다.
경산시면(慶山始面)이라 썼다. '시면(始面)'은 '~이 시작한 곳이다'라는 뜻이다.
서울성곽 18.2㎞ 중에서 장충동의 서울성곽은 보존상태가 가장 좋다
세종 때 쌓은 것이 주이고, 자연석을 다듬지 않은 태조 때 성곽, 숙종 때 쌓은 정방형 성곽이 있다.
서울숲-남산 숲길을 응용하여 걸었다. 화살표 방향이 우리가 걸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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