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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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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 / 길이 있는 곳에 질경이가 산다

향곡[鄕谷] 2017. 6. 30. 09:12

 

 

 

질경이

길이 있는 곳에 질경이가 산다

 

 

과명 : 질경이과

다른 이름 : 길경이, 배짱이, 차전초

크기 : 10~50㎝

개화 : 5월 말~8월

식생 : 길가, 빈터

용도 : 나물, 약용

 

 

 

산 아래 길에서 나지막이 자라는 풀 질경이가 있다. 산에서 내려오다가 질경이를 만나면 산을 다 내려왔다고 생각한다. 길에서 자라는 풀이라서 '길경이'인데, '질경이'가 되었다. 끈질기게 살아 질기다는 의미로 질경이가 되었다는 유래는 아니다. 버티고 산다는 뜻으로 '배짱이'라 부른 이름도 500년이 더 되었다. 15세기말 구급간이방과 16세기 나온 책 훈몽자회에서는 '배짱이'라고 썼다.  질경이는 사람이 지나가는 밟힐 만한 길에 많다. 길 가다가 보면 경운기 바퀴 자국이 지나간 자리에도 살고 있다. 한자로는 마차에 밟혀도 사는 풀이라 차전초(車前草)라 한다.

 

사람이나 동물이 질경이를 밟으면 종자는 터져서 진액이 발 밑에 묻어서 퍼져 나간다. 모여서 자라는 질경이는 더 잘 자란다. 질경이가 촘촘하면 뿌리에서 분비하는 화학물이 서로를 자극하여 더 빨리 자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잎에는 다섯 줄기 강한 실 줄기가 있다. 꽃대는 잎과 달리 바깥이 단단한 껍질로 이루어져 있고, 속은 부드러워 충격이 오더라도 약화시킨다.

 

키는 한껏 낮추고 잎은 땅에 붙여서 산다. 줄기를 짧게 하여서 땅 가까운 곳에 잎을 내기 위해서이고, 줄기가 길면 쓰러지거나 꺾이기 때문이다. 자주 밟히는 곳에서는 꽃줄기를 아예 비스듬히 뻗는다. 수비는 하되 밟히면 살아갈 전략을 다 마련해 놓고 살아간다. 고난과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고 고난의 길을 택한다. 길이 있는 곳에 질경이가 산다. 질경이 이름을 부르면 '밟힌다. 다시 일어선다'는 의미가 겹쳐진다. 비록 삶이 어렵더라도 질경이는 삶에 대한 의지가 다부지다.

 

 

 

 

 

질경이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1.5.14)

 

 

 

질경이 / 경기도 양평군 (2020.5.28)

 

 

 

질경이 / 마산봉 (강원도 인제. 2009.6.27)

 

 

 

질경이 / 대이작도 (인천 옹진군. 2014.8.23)

 

 

 

왕질경이 / 가거도 (전남 신안. 2020.7.16)

 

 

 

질경이 / 오대산 (2021.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