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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풀,들꽃

연꽃 / 흙탕물에서 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향곡[鄕谷] 2017. 7. 20. 09:53

 

 

연꽃

흙탕물에서 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세미원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2017.7.19)

 

 

연꽃을 보러 연꽃 정원인 세미원으로 갔다. 연꽃은 흙탕물에서 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순결함이 있다. 연잎은 담긴 물을 연신 비워낸다. 사람이든 무엇이든 비우지를 못하면 담지를 못한다. 또한 연꽃이 받아들이는 죽음처럼 깔끔한 것이 없다. 연꽃이 지고 난 뒤에 그 뒷모습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향기로 세상을 맑게 하고 찬연히 사라진다. 연꽃이 이르는 진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앙선 열차를 타고 오거나 양수리로 오가는 국도를 지나면 한여름에 강가에 핀 연꽃을 볼 수 있다. 연꽃이 물 위로 줄기를 쑥 내밀어 꽃을 피우는 수생식물이라면, 수련은 잎이 물에 떠 있고 그 사이로 꽃을 피운다. 연꽃,수련,가시연꽃,개연꽃은 모두 수련과에 속하는 연꽃이다. 연꽃은 넓은 잎을 위로 내밀고 그 위로 우산을 펼치듯이 꽃을 피우고, 수련은 한낮에 꽃을 피웠다가 저녁에 오므린다. 그렇게 3일 정도 간다고 한다. 연꽃을 닮았지만 밤에 오므려서 잠잔다고 하여 수련(水蓮)이 아니라 수련(睡蓮 · 잠자는 연)이다. 수련의 말발굽 모양 녹색 잎사귀 밑으로 어두운 자색빛이 슬쩍 드러난다. 

 

가시연도 넓게 퍼져 있다. 연꽃이나 수련은 자생종이 아니지만, 가시연은 우리나라 자생종이다. 일년초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방석처럼 넓게 펼친 잎에는 오돌토돌 가시가 나 있어 한번 보면 잊어버리지 않는다. 늦여름에는 꽃받침 사이로 보랏빛 꽃이 쏘옥 나온다. 노랑어리연꽃이 녹색 물빛과 대비가 되어 화사하다. 연꽃과는 거리가 있는 조름나물과인데, 연꽃으로 불러준다. 연꽃은 이 모두를 한 식구처럼 감싸 안고 있다. 연꽃이 지니는 넉넉한처럼 말이다. 나눌수록 커지는 것이 사랑이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연세 드신 어른들도 많다. 모두가 애련(愛蓮)의 사람들이다. 꽃이 피었다가 소리 없이 감추듯 그들의 삶도 그러하길 바랄 것이다.

 

 

* 세미원 

주소 전화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93. 전화 031-775-1835. 연중무휴. 입장료 : \5,000. 18세 이하, 65세 이상 \3,000

교통편 : 경의중앙선 양수역에서 600m. 청량리 출발 167번 버스 양수리 하차. 걸어서 500m. 강변역 출발 2000-1번 양서문화체육공원 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