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생로병사가 있다
가죽나무와 꽃매미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은 생물에게는 성장의 시기다. 식물은 이 시기가 광합성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기이고, 동물에게도 성장과 탄생의 시기다. 곤충들은 냉혈동물이기 때문에 생리적으로 따뜻하고 밝은 곳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늘진 숲 속보다 햇빛이 많은 곳에서 곤충을 찾아보기 쉽다.
날씨가 좋아 한강으로 나섰다. 꽃은 피고, 벌 나비는 꽃을 찾아다닌다. 개망초꽃이 핀 한쪽에 가죽나무가 있었다. 무심코 보다가 벌레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한때는 중국매미라고 부르던 꽃매미 유충이다. 꽃매미는 알로 겨울을 보낸 후 5월에 부화한다. 어릴 때는 까만색인데 조금 더 크면 붉은색으로 변하고, 몇 번 더 탈피를 하여 날개가 있는 갈색 성충이 된다.
꽃매미는 가죽나무나 포도나무를 좋아해 나뭇잎과 줄기에 붙어서 수액을 빨아먹고 산다. 과수에 많은 피해를 주기에 초기에 방제를 해야 하는데 살충에 강해 잘 죽지도 않는다. 수액을 빨아먹으니 나무의 수세는 약해질 것이다. 유충의 똥이 잎과 줄기에 묻으면 그을음병을 일으킨다고 한다. 식물을 해롭게 하는 해충인 꽃매미를 보니, 식물의 일생도 어쩔 수 없는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고 있었다.
가죽나무와 꽃매미 / 한강 잠실지구 (2018.6.14)
가죽나무와 꽃매미 / 한강 잠실지구 (2018.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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