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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봄, 남한산성 꽃길

향곡[鄕谷] 2020. 4. 20. 09:38

 

 

 

2020 봄 꽃길 ⑤

 

남한산성 꽃길 

 

 

우리가 남한산성으로 부르고 있는 산이 청량산이다. 북한산에 대응하는 남한산은 남한산성 동쪽 벌봉 가까이에 자리 잡고 있다.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안성 칠현산을 거쳐 금북정맥과 갈라져서 나온 한남정맥의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산이 청량산이다. 죽어간 나무보다 산 나무가 많기에 숲은 점점 많아진다고 하지만, 숲은 도시화로 위협받고 있다. 청량산은 그러한 도시 가운데 자리 잡고 있으면서 생태계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남한산성은 사방으로 오르는 길이 많다. 겨우내 남한산성에 올라보면 울창한 것이 소나무인데, 서문 성벽 밖 소나무들은 죽어가고 있다. 토지의 산성화와 산성비로 소나무가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되었고, 귀한 식물을 훼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계곡을 낀 산길과 성벽 남쪽과 서쪽은 봄에서 가을까지 들꽃이 넘친다. 한창 봄에서 가을까지 큰제비고깔이나 큰꿩의비름 등 꽃 종류가 다양한데, 이른 봄은 아무래도 들꽃 찾기가 쉽지 않지만 노력한 만큼은 볼 수가 있다.

 

산 낮은 아랫쪽에서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피는 작은 꽃인 별꽃, 개별꽃, 큰개별꽃, 양지꽃, 큰개불알풀, 봄맞이 등을 볼 수 있다. 민들레는 어디서나 잘 크고, 긴병꽃풀이나 조개나물, 현호색은 키가 조금은 더 크고 넓은 범위에서 자라서 눈에 들어온다. 봄꽃에 제비꽃을 빼놓을 수 없다. 제비꽃은 종류가 60종이나 된다는데 남한산성에서 여러 종을 볼 수 있다. 계곡을 낀 습지로 오르면 꿩의바람꽃, 괭이눈, 큰괭이밥을 찾아볼 수 있다. 귀하고도 반가운 얼굴이다. 산성 가까이 올라 경사진 숲 안을 들여다 보면 눈 속에서도 핀다는 복수초를 볼 수 있다.

 

봄꽃은 땅속에서 겨울 추위를 참고 기다렸다가 나온 승리자다. 그토록 기다린 봄을 맞은 것이다. 차가운 봄 공기 속에서도 꽃대를 내밀 수 있었던 것은 지난 해에 양분을 저장해 두었기 때문이다. 들꽃은 나무가 잎을 내밀기 전에 열심히 움직여 성장하고 번식한다. 그런 뒤에 잎을 크게 키우고 광합성을 하여 에너지 수지를 맞춘다. 미물들도 대비하며 살아가는 전략이 있다. 

 

 

 

 

큰개불알풀(현삼과) (3.20) 열매가 개불알처럼 생겼다고 부른 이름인데, 봄까치풀이라고도 부른다

 

 

 

 

양지꽃(장미과) (4.9) 양지볕에 피는 꽃이라 붙은 이름

 

 

 

 

개별꽃(석죽과) (4.3). 별꽃과 유사하여 붙은 이름

 

 

 

 

큰개별꽃(석죽과) (4.2) 개별꽃 보다 크다는 뜻의 이름이다

 

 

 

 

봄맞이(앵초과) (4.11) 일찍 피어 봄을 맞는다는 풀이다


 

 

살갈퀴(콩과) (4.11) 산갈퀴에서 변한 이름으로 추정. 갈퀴 같은 덩굴손이 있어 갈퀴나물

 

 

 

 

긴병꽃풀(꿀풀과) (4.4). 화관의 통이 긴 병 같은 풀이란 뜻. 줄기가 비스듬히 누워 자란다

 

 

 

 

주름잎(현삼과) (4.7) 잎에 주름이 지는 풀이라는 뜻의 이름

 

 

 

 

조개나물(꿀풀과) (4.14). 꽃이 조개를 닮았다는데, 털이 많고 곧게 선다

 

 

 

 

현호색(현호색과) (3.28) 현호색이란 약명에서 유래한 이름. 종류가 많다

 

 

 

 

태백제비꽃(제비꽃과) (3.30) 태백에서 처음 발견한 제비꽃인데 경기도에 많다

 

 

 

 

큰괭이밥(괭이밥과) (4.10) 고기를 먹는 고양이가 소화가 안될 때 먹는 풀이라는 이름

 

 

 

 

흰괭이눈(범의귀과) (3.30). 고양이 눈처럼 생겼는데 줄기에 털이 많아 붙은 이름

 

 

 

 

꿩의바람꽃(바람꽃과) (3.30). 줄기가 꿩처럼 가늘다는데서 연관성을 찾는다

 

 

 

 

복수초(미나리아재비과) (4.3) 눈을 헤치고 나와 세시에 복을 받고 장수를 누리라는 뜻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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