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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천마산의 봄 2. 천마산계곡길

향곡[鄕谷] 2020. 4. 15. 12:41

 

 

2020 봄 꽃길 ③ 

 

천마산의 봄 2. 천마산 계곡길

경기도 남양주 팔현리 (2020.4.8)

 

 

한북정맥에서 주맥은 둘로 갈라져 동으로는 서리산과 축령산으로 가고, 서로는 철마산에서 천마산으로 내려온다. 산행을 하려면 마석에서 내려서 올랐는데, 요즈음엔 천마산역이 생겨서 접근로가 가까워졌다. 주로 묵현리나 호평동에서 산행을 많이 했으나, 이번은 들꽃을 탐행하러 팔현리로 갔다. 옛날 이름은 영묘하다고 하여 고령산(古靈山)이었다가 천마산(天摩山)으로 바뀌었다. 대동여지도에 적기는 말 마(馬)였는데, 언제 갈 마(摩)로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산이 비켜 있고 숲이 우거져 그랬으리라 짐작해본다.

 

팔현리 다래 산장이 승용차가 갈 수 있는 끄트머리다. 지능선이 모이는 계곡에 들어서면 길이 좁아지고, 산길로 들어가는 안내판이 서 있어 끝까지 들어가면 찾기는 쉽다. 계곡 입구에는 느릅나무가 작은 싹을 틔우고 날렵한 할미새가 노란 배를 내밀고 앉아 있다. 계곡 아래를 내려다보면 피나물, 앉은부채, 산괴불주머니가 눈에 띈다. 계곡길로 들어서면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보여서 다녀간 사람들이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제일 많은 것이 쥐방울덩굴과 인 족도리풀이다. 큰 잎에 꽃은 아래쪽에 달려 있어 살펴야 한다. 개미들이 꽃가루받이를 하기에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꽃을 밑에 달아 놓았다. 족도리풀은 애호랑나비가 알을 낳고 먹이로 삼으니 애호랑나비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풀이다. 잎에 점이 있는 점현호색은 유난히 많고, 제비꽃도 여러 종류가 있다. 위로 올라가면서 피나물, 미치광이풀 등이 있고, 만주바람꽃, 얼레지, 꿩의바람꽃, 큰괭이밥은 드문드문 있다. 딴 데서는 드문 단풍잎제비꽃과 만주바람꽃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수확이다.

 

벚나무를 제외하면 산에서 꽃을 피우는 나무는 보기 힘들다. 진달래만 하더라도 밑에선 지고 중턱을 넘어서야 볼 수 있다. 보기 드물게 개살구나무가 화려한 꽃을 피우며 늠름하게 서 있다. 황벽나무, 굴피나무와 더불어 코르크가 가장 많다는 나무다. 산 아래쪽에 느릅나무, 야광나무, 신나무 등이 있었지만 중턱을 넘어서면 다릅나무, 난티나무, 사람주나무 등이 있고, 돌핀샘 부근에는 들꽃 군락지와 층층나무 군락지가 있는데 오르지 못하였다.

 

숲을 공부하는 사람들과 느리게 천천히 보고 다녔다. 일상을 탐구하는 것은 가깝고 평이한 데 있는 것이 듯, 꽃도 나무도 가까이 있는 것을 우선 보면 된다. 그리고 싹이 나서 알곡이 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듯 공부도 삶도 시간이 필요하다. 

 

 

 

피나물

 

 

 

단풍잎제비꽃

 

 

점현호색

 

 

 

 

얼레지

 

 

만주바람꽃

 

 

미치광이풀

 

 

 

족도리풀

 

 

 

꿩의바람꽃

 

 

금괭이눈

 

 

 

개살구나무

 

 

금붓꽃

 

 

개나리

 

 

 

천마산계곡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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