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경반리계곡 가을꽃
경반리계곡 입구-칼봉산휴양림-분교터-경반사-경반리계곡 입구-승안리 입구 (2021.9.14)
여름이 빠져나간 숲은 잎에 빛이 바래기 시작하고 금방 헐거워진다. 빛은 열기가 누그러졌지만 숲 그늘이 없는 곳은 그래도 따끈하다. 이때가 되면 식물과 동물은 겨울을 준비한다. 나무와 풀은 한창 열매를 만들고 있다. 가을바람에 꽃을 내는 식물이 있으니 들썩이며 꽃 자랑하던 봄꽃에 비하면 차분하다. 봄 여름에 피던 꽃에 비해 다른 표현 색으로 벌 나비를 부른다.
가평은 경기도이지만 강원도와 접경지역이라 강원도에서 자라는 꽃을 이곳에서 볼 수도 있다. 가평읍에서 가까운 경반리계곡으로 갔다. 여름에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초가을이 되니 발길이 줄었다. 가평역에서 버스를 타고 경반리 맨 위에 다리가 있는 곳에서 내려 경반리계곡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많이 가는 수락폭포까지는 시오 리가 넘는다. 칼봉산휴양림까지는 아스팔트 길이고, 그 이후에 경반사까지는 흙길이며, 경반사에서 수락폭포까지는 산길이다.
경반리 버스 회차지점에서 휴양림까지는 대부분 자동차로 가는 길이지만 그 길에는 볼 것이 여럿 있다. 계곡 부근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크다. 참나물, 큰엉겅퀴, 왕고들빼기, 가는잎왕고들빼기, 가시여뀌가 키 자랑을 한다. 기도원 옆 작은 풀밭은 나도송이풀 길이고, 길 옆으로는 개머루, 개다래. 진득찰, 영아자, 산여뀌가 가득하다. 강원도 높은 산 숲에서 자라는 토현삼을 만났다. 땅에서 자라는 현삼 종류인데 입술 모양 흑자색 꽃이 어린아이 이가 처음 나온 모양 같다.
휴양림을 지나면 흙길로 접어든다. 물도 건너야 하고 좌우로 나무가 우거져 따거운 빛을 피할 수 있다. 물봉선 길이 시작된다. 물가라서 달뿌리풀, 미꾸리낚시, 물양지 꽃도 있고, 개미취, 까실쑥부쟁이, 달맞이꽃 등산길에서 볼 수 있는 들풀이 있다. 분교터 부근과 경반사 부근에서는 마을에서 구경할 수 있는 오미자, 마가목, 가래나무, 구기자나무를 볼 수 있고, 단풍나무과인 산겨릅나무와 코르크층이 두꺼운 황벽나무를 구경할 수 있다.
경반사 입구로 돌아오니 막 버스가 한참 남아서 아예 큰 도로까지 걸어 나왔다. 닭의덩굴이 울타리에 걸려 있고, 층층잔대가 울타리를 타고 넘어 삐죽 나와 있다.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 농작물과 과일나무가 많고, 가을걷이에 분주하다. 새들을 막으려 조에 망을 씌운 모습이 특이하다. 들깨 밭으로 건너오는 바람이 코끝에 상큼하다. 가을 숲은 헐거워졌지만 결실의 반면이 있다. 바람결에 실려오는 가을 기운이 산과 들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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