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산(1068.2m) 6
청초하고 요염한 얼레지를 보러 가다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북면, 하면
백둔 삼거리(제2주차장) - 제1주차장 - 소망능선 - 연인산 - 장수봉(929) - 장수능선 - 송악산(705) - 제1주차장 - 백둔 삼거리.
이동거리 11.6㎞. 이동시간 5:24 휴식시간 0:36. 계 6:00 (2022.5.2. 맑음)
경기도 가평은 산이 많은 곳이다. 산 가는 사람들은 이곳 지역에서 갈 곳이 많다. 연인산은 한북정맥에 있는 강씨봉 남쪽에서 지능선이 갈라져서 명지산을 지나 우뚝 솟아 있다. 북으로는 아재비고개를 지나 명지산으로, 남으로는 매봉을 지나 대금산으로 연결된다. 1999년에 용추계곡(12㎞) 발원지인 이 산을 가평군에서 연인산이라 명명하였다. 연인산은 철쭉이 많은 산으로, 이곳에서 '연인산 철쭉제를 열고 난 뒤에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백둔 삼거리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대여섯 번 다녀온 산인데, 산 아래 시작되는 곳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산 바로 아래에 큰 주차장(제1주차장)이 생겨 차량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에게는 산행 접근이 쉬워졌다. 지명을 정할 때는 그곳 특성을 가지고 정하는데, 이곳은 그런 특성과 관련이 없는 이름이라 정이 가지는 않는다. 여하튼 소망능선 아래쪽은 철쭉이 많고 위로 오르면 참나무류가 많고, 잣나무가 많아서 숲이 컴컴하다. 아직 철쭉꽃이 필 시기는 좀 이르지만 성급한 나무는 꽃을 피우고 있다.
삼거리를 지나 능선에 오르면 풍경이 다르다. 백둔리에서 백둔봉 가는 능선은 아예 초록이고, 매봉으로 내려서는 능선도 초록 물결로 출렁인다. 4월에 피는 얼레지가 지천이고, 노랑제비꽃 양지꽃 가끔 피나물도 있다. 들꽃은 북쪽으로 갈수록 개화가 늦어, 가평 연인산에 얼레지도 늦게 피었다. 얼레지를 보면 청초하고 깨끗하면서 요염한 자태에 반한다. 분홍빛 꽃잎을 젖히며 꽃 속을 다 보여줄 듯한 그 모습이 요염하다. '바람난 여인'이란 꽃말을 꽃 모습과 연상해보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얼레지가 꽃잎을 젖히는 이유는 곤충들에게 먹을 것이 있다고 알리기 위해서다. 꽃잎에 보라색 무늬는 꿀이 있다는 광고판이다. 얼레지는 잎이 얼룩얼룩하여 얼레지인데 잎을 나물로도 먹는다. 얼레지 군락은 소망능선에서 올라온 삼거리에서 정상까지 이어진다. 연인산에는 바람난 여인이 많다.
삼거리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에 딱다구리 중에서 보기 어려운 큰오색딱다구리와 조우하였다. 열심히 나무를 두드리느라 주변을 돌아볼 겨를도 없다. 정상 풍경은 맑아서 시계가 넓다. 온 천지가 초록 융단이다. 잠시 정상에서 초록 세상을 감상한 후 장수능선으로 하산하였다. 노적봉 방향 능선은 부드러운 융단을 깔듯 펼쳐져 있다. 따사로운 햇살에 만물이 살아나 온 천지가 부드러운 풍경이다. 얼레지 군락이 있는 삼거리를 지나면 들꽃은 거의 없다. 다른 지형보다 높이 올랐다는 생각이 없을 정도로 평범한 장수봉을 지나면 2㎞ 정도 되는 능선이 철쭉군락이다. 축제가 시작되면 꽃처럼 화사한 연인들이 이곳을 찾을 것이다. 장수고개 못 미쳐서 잣나무 숲길로 하산하였다. 숲향이 싱그럽다. 연인산 정상에서 북으로 내려서는 길은 넓어서 시원하고, 아재비고개를 지나면 계곡이 있고 식생이 많은데, 연인산 산행 안내도에는 빠져 있다. 정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장수능선길은 평범한 능선길로 철쭉군락으로 덮인 공간이다. 두 길 모두 나름의 특색이 있다.
※ 참고 : 정상에서 아재비고개를 지나 백둔 삼거리로 돌아오려면 제2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하고, 정상에서 장수봉, 송악산을 거쳐서 장수능선으로 오려면 제1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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