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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경기 인천 산

3월, 서리산은 아직 겨울입니다

향곡[鄕谷] 2022. 3. 26. 13:42

 

서리산(832m)

3월, 서리산은 아직 겨울입니다

 

잣향기푸른숲 매표소-전망대-서리산-절고개-사방댐-잣향기푸른숲 매표소

이동 거리 6.3㎞. 이동 시간 3:44. 휴식시간 0:26. 계 4:10 

경기도 가평군 상면 행현리 (2022.3.24. 흐림)

 

 

 

서리는 기온이 낮아지면서 공기 중에 있는 물방울이 얼어서 생긴 것이다. 새벽 공기가 급격히 식는 산 가장자리나 들판에 가면 그것을 더 잘 볼 수 있다. 서리산은 북사면이 급경사여서 서리가 내려도 쉽게 녹지 않아 늘 서리가 있는 것처럼 보여 서리산이라 하였다. 그 전에는 한자로 된 이름 상산(霜山. 서리 상, 묏 산)이라 불렀다. 서리는 어는 것인데, 서리가 내린다고 표현한다. 산정은 눈으로 하얗고, 잣향기푸른숲 초입에 눈도 채 녹지 않았다. 이맘 때면 잣나무 아래에 있는 앉은부채나 박새가 잎을 펼치기 시작하는데 아직 땅 속에서 봄바람을 기다리는가 보다.

 

산에 오르니 북사면은 눈이 녹지 않아 등산화가 덮일 만큼 쌓였다. 서리산에서 화채봉으로 가는 철쭉동산 쪽으로는 축령산 방향보다는 눈이 더 많다. 북사면에 서리가 덜 녹는다 하더니 눈도 그렇다. 서리산에서 축령산으로 가는 능선길은 아름다운 산길이다. 이곳 산길은 계절마다 절경을 연출한다. 이곳서 펼치는 초록과 연분홍과 백설 잔치는 화려하다. 싱그러운 초록빛 향연과 점점이 이어지는 철쭉의 봄도 좋고, 파란 하늘에 만산홍엽도 그러하며, 바람 불어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도 아름답고, 눈이 내려 수목을 하얗게 덮은 겨울도 좋다. 부드러운 능선에 잔설이 곱다. 나는 이 아름다운 산길이 좋다. 하산길엔 몇몇 동물들 발자국이 길 아래로 향하고 있다. 먹이를 찾으러 내려간 것 같다. 서릿발처럼 추운 겨울은 짐승들에게는 굶주림의 계절이다. 나무들 허리는 짐승들 공격에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짐승들에게 고통스러운 겨울이 이곳에선 더 길다. 꽃으로 피어나는 봄이 멀지 않았다. 기다리라 봄이 멀지 않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