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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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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산 / 산도 세월이 가면 변하고

향곡[鄕谷] 2021. 8. 18. 12:29

중원산(中原山. 800m)

산도 세월이 가면 변하고

 

용문사주차장-신점리-조계골-용계골-조달골-중원산-샘골고개-신점리-용문사주차장

이동거리 9.8㎞ 이동시간 5:52. 휴식시간 1:13. 계 7:05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21.8.17)

 

 

 

 

양평에 있는 중원산은 수량이 풍부하여 여름에 즐겨 찾는 산이다. 시간은 걸려도 계곡이 좋고 교통이 편리하여 찾아간다. 평일이라 하더라도 용문역에 내리는 사람들이 적다. 가는 날이 용문 장날인데 코로나로 장도 서지 않는다. 농작물을 장날에 팔아서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 어려움이 클 것이다. 용문사 입구 음식점 차량도 태울 사람이 없다. 역병으로 모든 사람이 어렵겠지만 어려운 사람을 더 어렵게 한다.

 

최근 가물이 들어 산은 마르고 계곡에는 물이 많이 줄었다. 여러 번 찾아온 곳인데 이런 풍경은 처음 보았다. 비는 오래 안 오고 볕만 쨍쨍한 더위를 강더위라 하는데,  그런 더위는 조금 누그러들었지만 비가 안 오기는 여전하다.  산 오르기는 좋다.  최근 끝난 도쿄올림픽에서 단거리 선수는 폭염이 반가웠다고 한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몸을 예열시키는 효과가 생겨서 근육이 유연해지고 세포 활동이 활발해져서 폭발적인 힘을 단시간에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더우면 공기 밀도가 낮아서 추진력에 도움도 준다. 그런데 산에 오르는 사람은 더우면 힘이 든다. 산에 오르기 좋으려면 근력이 있고 몸이 가벼워야 한다. 장거리 걷기를 준비하는 사람도 미리 몸을 가볍게 한다.

 

용문사 입구에서 내려 용계골로 들어가는 길이 즐겨 가는 산길이다. 신점리 산길 입구는 사유지라고 길을 막아 놓아 조계골 가교로 건너가서 용계골로 돌아서 갔다. 용계골 지성터를 지나면 너덜지대이고, 용계골에서 조달골로 들어서면 급경사길이다. 30도는 되는 경사이니 산길 거리는 도면에 나오는 거리보다 1.4배는 될 것이다. 급경사를 지나면 산길은 바위가 많고 예리하다. 밧줄을 잡고 오르는 길이 여럿 있다. 균형을 잃어 날카로운 바위에 스치기라도 한다면 상처를 입기 쉽다. 쓰러진 나무도 많다.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하는 나무의 신세라 이웃을 잘못 만났거나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한 탓일 것이다. 살아가는 환경이 어려우면 삶도 고난하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산길은 흔적이 희미하다. 전에 보다 사람이 덜 다녀서 그럴 것이다. 원래가 원시림이었지만 사람이 다닌 흔적이 눈에 금방 들어올 정도였는데 말이다. 다래 굵은 줄기가 큰 나무를 타고 오르는 것은 여전히 이 골에서 볼 수 있고, 땡벌에 쏘였던 덤불 우거진 너덜지대는 여전하여도 산길에 흔적은 많이 지워졌다. 계곡 한편에 더덕주를 묻어두었던 자리는 흙이 무너져 호미가 필요할 정도가 되었다. 산천도 세월이 가면 변화하며 이처럼 또 다른 풍경으로 변한다. 산속 풍경도 그와 같았다.    

 

 

 

용계골 계곡

 

옆으로 누워도 바로 선 나무

 

 

 

 

중원산 정상. 건너편은 용문산

 

 

 

 

 

샘골고개 못난이바위

 

다래가 올라간 나무

 

원시림 산길

 

물길이 끊어진 용계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