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54
설악산 흘림골 - 주전골
이곳이 선경이다
강원도 양양군 서면
흘림골 지킴터 - 여심폭포 - 등선대 - 십이폭포 - 용소폭포 삼거리 - 주전골 - 성국사 - 오색약수
이동거리 8.5㎞. 이동시간 3:53. 휴식시간 1:18. 계 5:11(2026.5.4. 비 후 갬. 9~13℃)

흘림골 도착해서도 빗방울이 점점이 뿌린다. 심산을 깨우는 꽃비이다.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 언제나 날씨가 흐린 것 같다고 흘림골인데, 오늘도 그러하다. 설악산 이름도 그러하지만 예전에 한계산(寒溪山)이라 불렀듯 골이 서늘하다. 한계령 살바람이 아직도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봄머리가 지난 지 한참 되었는데, 여긴 나뭇잎 사이로 이제 봄이 오고 있었다. 풀솜대나 삿갓나물, 애기노루귀가 다보록하고, 노루삼은 하얀색 꽃차례가 맑다.
얼마 걷지 않아서 날이 개고 안개비가 걷혔다. 바로 앞 칠형제봉이 눈앞에 나타나고 나뭇잎에 햇살이 비쳐 새맑다. 여심(女深)폭포 물줄기가 청량감을 더해준다. 며칠 비가 온 뒤라 용비승천(龍飛昇天)의 모습이다. 설악산 서북능선 높은 봉우리마다 눈이 쌓였다. 왼쪽으로 귀때기청봉과 정상으로 가며 중청봉과 대청봉에도 산정이 하얗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쓰기를 설악산은 중추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여름에 이르러 녹는다고 했다. 실제로 5월까지 눈이 온다고 했는데, 그걸 바로 앞에서 확인하였다.
등선대(登仙臺)에 올랐다. 설악산에서 서북능선 이남인 남설악의 조망과 흘림골과 주전골로 내려서는 계곡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칠형제봉 너머 한계령이 보이고, 서북능선 끝에 대청봉의 눈 내린 모습이 확실히 들어온다. 산이 아름답고 신비롭다. 계곡 안으로 들어가면 밖과 다른 별천지다. 산의 아름다움은 사람도 아름답게 한다. 설악산은 늘 신비에 잠기게 하는 곳이다. 이곳이 선경이다. 멀리서 보는 바위봉과 계곡의 오묘함과 품속에 들어있는 절묘한 풍경들이 신비에 잠기게 한다.
등선대를 다녀오면 계속 내려서는 길이다. 회나무, 다릅나무 잎은 싱그럽고, 다래 잎은 여리다. 시닥나무 꽃차례는 곧추서서 달려 있고, 까치박달 잎맥은 햇살에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엄나무나 서어나무 거목들은 살아온 풍상을 줄기에 담고 있다. 호랑버들도 잎겨드랑이에서 꽃을 내밀고 있고, 피나무는 얇은 꽃받침에 꽃을 받치고 있다. 바위마다 소나무는 어떻게든 자리 잡고, 함박꽃나무는 나무마다 꽃봉오리가 벙글고 있다. 이 아름다운 선경에 자리 잡은 나무들은 물소리를 듣고 세상을 잊은 신선목이다.
용소폭포 삼거리를 지나면 길이 순해지는 주전골이다. 가족끼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주전골은 예약코스가 아니니 더 그럴 것이다. 주전골은 봉우리와 계곡이 어우러진 모습이 특징이다. 지금 계절에 만산향훈(萬山香薰)은 가을까지 갈 것이요, 홍해만엽(紅海萬葉)을 더 할 것이다. 계곡 끝까지 탕폭(湯瀑)은 이어진다. 지금 물의 양은 줄었지만 오색약수에서 약수 한 모금은 덤이다. 계곡을 나오니 햇살이 따습다. 이번에도 설악에 취해서 돌아간다.
※ 교통편
(갈 때) 동서울에서 07:30 버스 승차 남설악등산로 입구 09:55 도착.
택시(033-671-0000) 이용 흘림골 이동 (15,000원. 현금만 가능)
(올 때) 오색 CU 앞에서 17:00 버스 승차, 동서울터미널 19:45 도착
※ 탐방 절차 :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현장 예약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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