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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은 몇 걸음?

향곡[鄕谷] 2005. 7. 29. 14:31


백두대간 남한 구간을 걷는 데만 182만 걸음 필요

 


우선 백두대간의 총길이를 보자. 미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자 그대로의 정확한 길이는 신만이 알 것 같다.

자료에 따라서 도상거리 1,400km, 1,625km, 1,800km로 들쑥날쑥이다. 남한 구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640km, 680km, 690km로 자료마다 다르다. 그렇다면 실거리는 얼마일까. 포항 셀파산악회에서 50m 단위로

끊어서 실측한 결과는 735.6km. 이들의 실측을 신뢰했을 때 도상거리 690km는 상당한 의문의 여지를 남긴다.

 

참고로 GPS로 측정한 거리는 680km라 한다. 이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어림잡아 도상거리 650km 정도로

추정하고, 5km에 14,000걸음이라는 평균값으로 총걸음 수를 계산해 보자. 1,820,000걸음이다.

백두대간 남한 구간의 등성마루를 걷는 데만 182만 걸음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감을 위해 서울~부산 간

걸음 수와 비교해 보자.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부산 고속터미널까지는 약 430km.

 

이 경우는 평지이므로 군인들의 제식 동작의 바른 걸음, 즉 보폭 77cm 1분 120보로 환산해 보자. 약 55만8천

걸음이다. 시간으로는 약 77시간. 하루에 10시간씩 걸으면 8일 정도.

걸음 수만으로 백두대간의 남한 구간 종주에 필요한 걸음 수를 서울 부산에 대입하면, 왕복을 하고도 편도로

한 번 더 갔다가 서울서 대전까지 갈 수 있다. 시쳇말로 진짜 장난 아니다. 다시 백두대간으로 돌아가서, 5km

14,000걸음을 4시간으로 잡았을 때 총 소요시간은 약 520시간. 잠도 자지 않고 걸으면 21일, 하루 10시간씩

걸으면 52일쯤 걸린다(겨울철이 아닌 경우). 뛰듯이 걷는 종주가 아니라면 실제로 이 정도가 소요된다.

 조선일보 주말메거진(2005.3.11)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