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산시(山詩)

신경림 시 '갈대'

향곡[鄕谷] 2005. 8. 26. 19:57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갈대 / 가평 양지말 (2015.10.31)


'글곳간 > 산시(山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상옥 시 '싸리꽃'  (0) 2005.09.27
박목월 시 '길처럼'  (0) 2005.08.26
김소월 시 '산유화'  (0) 2005.08.26
윤동주 시 '길'  (0) 2005.08.26
유치환 시 '바위'  (0) 200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