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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복사나무 / 도원경이 있는 곳

향곡[鄕谷] 2006. 8. 26. 14:59

 

복사나무

도원경이 있는 곳

 

장미과

 

 

여름날 복숭아 한 입 베어 물면 그 당도가 입 속까지 가득하여 푸근하다. 복사꽃은 산골동네 소박한 정취를 자아내는 아름다운 꽃이요, 중국 소설에나 나오는 요염한 미인이 생각나는 도화(桃花)는 정염에 넘치는 이름이다. 그만큼 복사나무는 우리와 오래 함께한 친근한 나무이다. 과실나무 몇 그루씩 있었지만 복사나무는 그 과실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온통 벌레가 달려들어 인간보다 앞서 그 맛에 빠져든다. 통조림으로 먹는 백도도 엄청 맛있고, 손오공이 천도복숭아를 먹고 힘을 얻었을 만큼 훌륭한 과실이다. 달빛 아래 먹은 봉숭아는 예뻐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얼마나 낭만적인가. 벌레를 먹든 말든.

 

 예로 부터 복사나무는 신령스럽고 귀한 나무로 쳤다. 이 나무를 가까이 두면 귀신이 오지 않는다 하여 굿하는 무당들이 썼다. 복사 먹은 귀신이 알레르기에 도망갔을까?복사나무는 과년한 처녀들이 있는 집안에는 바람들까 심지 않았다.  어찌 되었던 복숭아는 이쁘다. 맛있다. 복사는 아름다운 마을에 꼭 몇 그루 있는 나무이고, 복사동네는 이상향이며 아름다운 여인네가 있는 별천지가 있는 도원경이 생각난다. 세상이 전부 도원경이었으면 좋겠다. 

 

 

 

 

  

 

 

  

                                              

                         연엽산 하산길에 / 홍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