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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강원 충청 산

이만봉,시루봉 / 백두대간 가을산빛을 따라

향곡[鄕谷] 2006. 11. 6. 23:30

백두대간 가을 산빛을 따라

이만봉(990m),시루봉(945m) / 괴산군 연풍면(2006.11.5)

분지저수지-안말-사다리재-곰봉-이만봉-배너미재-시루봉-분지저수지(6시간20분)

 

 

새벽녘 천둥과 번개가 무지 쳐서 산행에 나설까 머뭇거렸다. 계절을 바꾸는

하늘의 산고일 것이다. 나서니 다행이 날씨가 좋았다.

 

이화령고개 넘기 전 연풍에서 분지리로 방향을 틀어 안말까지걸어서 1시간

족히 걸린다. 분지리 어귀 감나무는 가지가 찢어질듯 달려있고, 이만이재 들목

빈집에는 마늘과 씨레기가 걸려있어 농막으로 쓰는 모양이다. 감을 깎아 걸어

놓은 모양이 정겹고, 오똑이 서 있는 흑염소 눈빛이 정겹다.

 

분지리 안말은 분화구 속에 갇혀서 하늘만 보이는 마을이다. 이 곳 연풍이

하늘 아래 하루 해가 하도 짧은 고을로 소문나 반일촌(半日村)이라 불렀다. 

안말에서 시작하여 사다리재에 오르는 사다리골은 가파르나, 숲터널을 지나

산길은 아름다운 가을 빛으로 가득하다. 낙엽빛도 곱거니와 산길 가득한 잎도

어제 내린 비로 촉촉하고 낙엽향이 코끝에 풋풋하다.

 

능선에 오르니 밤새 내린 비로 바람소리가 커져 윙윙거렸다. 대간 길을 따라

곰틀봉에 오르니 안말과 가은쪽 산빛이 아름답다. 곰틀봉에서 이만봉까지 기암절벽

위를 지나는 길은 벼랑이라 까딱 발을 잘못 디뎠더니 엉치뼈가 간질간질할 정도로

아찔하다. 이만봉은 임진왜란 때 이 곳 산골짜기로 2만여 가구가 피난을 왔기에 붙인

이름이라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외진 곳이다.  

 

이만봉에서 백두대간 능선길을 따라 배너미재에 이르면 시루봉 가는 길로 갈라진다.

잡목수림과 참나무 낙엽이 가득한 길을 지나 잠시 산길을 오르면 시루봉이다. 희양산

조령산 주흘산 백화산이 좌우로 호쾌하고, 멀리 월악산과 마패봉이 보인다. 중부내륙

고속도로가 휘어지고 국도가 이화령터널 안으로 숨어들었다.

 

시루봉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가을빛 산하를 한참 감상하였다. 하산 길에 시루봉의 구경

거리 굴바위를 찾지 못하고 내려온 것이 못내 아쉽다. 충주 가는 길목에서 올갱이근대국

으로 뒤풀이를 하고 아쉬움을 달랬다.

 

 

 

 

 

                                   분지리 안말 - 사다리골 입구

 

 

                                                  사다리골 낙엽길

 

 

 

                                                          이만봉

 

 

 

                     분지리 안말 / 사다리재에서 곰틀봉 가는 길에

 

 

                       곰틀봉(좌) 백화산(중간. 먼곳) / 이만봉에서  

 

 

 

                                            희양산 / 이만봉에서

 

 

                             주흘산(제일 뒤 능선) / 시루봉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부근 / 시루봉에서

 

 

 

                                                분지저수지 하산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