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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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 짐작과 배려의 과일

감 짐작과 배려의 과일 담 너머로 넘어온 감을 지나가는 아이들이 가만 둘 리 없다. 어른들은 방안에 있으면서 지나가는 아이들이 감을 따도 가만 두었다. 좀 심하게 딴다 싶으면 긴 담뱃대로 놋쇠 잿털이를 툭툭 쳤다. 기침을 하거나 사람이 방에서 나오면 혹시라도 나무 위에 있던 아이들이 약한 감나무 가지가 부러져 다칠까 봐 조심하였다. 손자들이 홍시를 달라고 하면 감을 쪼개서 주었는데 한 개를 다 주어 생기는 변비를 막기 위한 배려였다. 그렇듯 감은 할아버지의 짐작과 배려가 묻어 있는 과일이었다.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잘 익은 홍시를 먹는다. 여기 있는 것은 새들의 것이니 말릴 사람도 없다. 새는 한 입 먹고서 두리번거리더니, 또 홍시 속으로 주둥이를 쑤욱 넣는다. 눈치 보지 말고 실컷 먹거라. 얼마나 맛있..

감이 있는 가을 풍경

감이 있는 가을 풍경 가을에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풍경은 푸근해서 좋다. 곶감을 타래로 널어놓은 집은 곱기도 하고 왠지 여유가 있어 보인다. 감나무에서 떨어진 홍시가 바닥에 떨어지고 가지가 휘어지게 감이 달렸다. 어릴 때 여름밤에 자다가 보면 기왓장을 때리며 생감이 떨어지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일어나서 한 군데에 모아 두었다가 배 고프면 물렁해진 감을 간식으로 먹었다. 감이 익을 때면 사다리를 놓거나 기와지붕에 올라가서 감을 따는데 잠자리채나 대나무 갈라진 틈으로 따는 맛이 쏠쏠하였다. 감을 깎아 곶감을 만들려면 쭈글쭈글한 것이 모양 내기도 어려웠다. 곶감이란 말은 '곶다(꽂다)'에서 온 것으로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이란 뜻인데, 곶감을 만들기 위해서 찬이슬이 맺히는 한로 때부터 서리가 내..

감잎차를 마시며

감잎차를 마시며 친구와 감잎차를 나눠 마셨다. 감잎은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후 6~7월에 따는 것이 적당하다고 한다. 잎에 실을 꿰어 그늘에 말렸다가 잘라두면 훌륭한 감잎차 원료가 된다. 뜨거운 물에다가 말린 감잎 몇 조각을 넣어 우려내면 잘 익은 햇빛의 광합성 에너지를 마실 수 있고, 땅밑에서 올라온 자양분을 마실 수 있다. 차맛은 부드럽고 순하고 가볍고 은근하다. 노인들이 겨울철에 감잎차를 물처럼 끓여 마신 것은 감기를 예방하고 비타민 보충원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 고혈압이나 혈관 계통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잎차를 마시며 옛 어른들의 여유와 짐작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어른들은 감을 딸 때 일부러 몇 개를 까치밥으로 두는 배려를 하였다. 이웃 아이들이 감 몇 개 따가는 것을 방안에서 알..

운길산 / 수종사에서 보는 두물머리 설경

운길산(610m) 수종사에서 보는 두물머리 설경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 (2005.12.4) 송촌리-수종사-운길산-수종사-송촌리(4시간) 두물머리 강가에 흰 눈이 수북 내리고, 동살에 물속까지 붉은 기운이 길게 잠겼다. 아직도 남은 홍시가 있다고 너무 좋다고 눈가루 뿌려대며 산새는 너무 신났다. 운길산 가는 길 양수리에서 본 일출 운길산 입구 송촌리 마을어귀 눈 맞은 감나무 운길산 입구 송촌리 마을 어느 집 울타리 운길산에서 수종사로 오르는 길, 단풍나무에 핀 눈꽃 수종사 앞 은행나무 위용 수종사 경내 나무에 앉은 산새 수종사 찻집 삼정헌 수종사 절마당에서 내려본 양수리 풍광 수종사 사자상 수종사 법당 고드름 눈 쌓인 운길산 산행 길 운길산 정상에서 바라본 예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