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는 일 메주콩에서 아버지표 된장까지 정약용의 아들인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에 월별로 장 담글 때 해야할 일을 노래하고 있다. 장 담그는 일이야 말로 인간의 요긴한 일이었다. 어릴 때 메주를 쑤는 날엔 온식구가 동원되었다. 푸대를 들고 산에 올라가 가랑잎 등 땔감을 준비하고 새벽에 우물물을 퍼서 어머니가 콩을 씻는 데 거들었다. 가마솥에 메주콩을 붓고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콩 삶는 증기로 부엌이 자욱하여 얼굴도 잘 안보였다. 찐 콩은 무명으로 싼 주머니에 담아 채그릇에 넣어 밟기 시작하는데 그것도 아이들 몫이었다. 그 사이 아버지는 이웃에서 볏집을 구해 물에 축여두었다가 채그릇에서 나온 메주를 옮기고 짚을 꼬아 엮은 후 통나무 기둥에 메주를 달면 메주 쑤는 일은 끝이다. 장 담그는 날은 따로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