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밑씻개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가 붙인 이름
과명 : 마디풀과
크기, 생육 : 1~2m 크기로 들에서 많이 자람
용도 : 어린 잎은 식용으로 먹음
개화기 : 7~8월
며칠 전 양평에 있는 백운봉에 갔더니 산밑에 며느리밑씻개가 많이 자라고 있었다. 이 부근에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가 많았던 모양이다. 며느리밑씻개는 꽃잎은 없고 꽃받침이 깊게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 분홍빛 꽃이 며느리 볼 처럼 아름다운데, 줄기는 갈고리 처럼 생긴 가시가 성글게 나와 있어서 몸에 스치면 따갑고 아프다.
며느리밑씻개는 안동땅 풍산읍 상리에 이런 얘기가 전해 온다. 하루는 시어머니가 밭을 매다가 뒤를 볼 일이 있어서 주저앉아 일을 보았다. 뒷마무리를 하려고 옆에 있는 연한 호박잎을 따려고 뜯었는데 그만 따가운 풀이 손에 잡혀 긁혀서 손이 쓰렸다. 시어머니가 중얼거리길 이 놈의 풀이 꼴 보기 싫은 며느리년 뒤 볼 때나 걸려들지 하였다나. 그래서 그 뒤로 이 풀을 며느리밑씻개로 불렀다는 얘기다. 이름이 좀 민망스럽다.
며느리밑씻개와 비슷한 풀로 며느리배꼽이 있다. 며느리밑씻개는 붉은색꽃이 각이 졌고, 잎자루가 잎의 가장자리에 붙었으며. 잎자루가 붙은 쪽 잎이 움푹 들어가 있다. 반면 며느리배꼽은 꽃은 동글동글하고 잎자루가 가장자리에서 조금 들어간 배꼽부분에 붙었다고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며느리배꼽에 대한 유래는 며느리밑씻개와 같다. 어르신네들이 며느리를 잘 다독거려 살 일이지 왜 그리 미워했는지 모르겠다.
며느리밑씻개 / 백운봉 함왕골 (양평. 2008.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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