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대산(馬垈山 1052m) /
방랑시인 김삿갓이 묻힌 터
와석-드름골-주능-마대산-어둔이골-김삿갓주거터-김삿갓묘-노루목(4시간20분)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2009.2.14)
영월 땅은 산 높고 골 깊고 물길 굽이쳐 흐르는 심심산골이다. 삼국시대에는 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었고, 그 후로도 충청 강원땅으로 바뀐 사연 깊은 땅이다. 이젠 모든 영욕을 잠 재우고 편안히 넘어가는 곳이라는 영월(寧越)이란 이름을 얻었으니 산자수려한 땅에서 편안히 지낼 수 있는 곳이다. 요즈음 영월 땅을 몇 번 가면서 민화박물관 책박물관 김삿갓문학관 등 옛 것을 잘 관리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백발 성성한 최효범산악대장이 월간 '산'잡지 취재에 동행하면서 마대산 산길을 개척해 세상에 알리는데 일조한 분인데, 오늘 마침 동행하게 되어 의미가 더 있었다. 와석교에서 시작한 산길은 원시삼림 그대로 어제 비로 다시 살아난 이끼가 드름골 계곡에 가득하다. 겨울이 되어 다래 넝쿨 마른 줄기가 산길에 가득하고,제멋대로 자라난 나무가 산을 온통 메우고 있었다. 계곡엔 얼음물 녹아 졸졸졸 흐르고, 산 정상엔 상고대가 녹아서 부스러기가 머리에 툭툭 떨어졌다.
마대산 어둔이골 노루목은 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이 묻힌 땅이다. '나는 청산을 찾아 가는데, 푸른 물아 너는 왜 흘러오느냐'며 평생을 조선 8도를 주유하다 숨져서야 돌아온 곳이다. 번뜩이는 재담과 해학으로 응어리진 한을 마음껏 풀어재치고, 더러운 세상 아니꼬운 세상을 술 한 잔 시 한 수로 날려 보내며 구름 따라 바람 따라 덧 없이 세상을 다녔다.
세상을 버린다고 할애비를 잊을거나, 시와 술을 벗하여 세상을 잊을거나.
이리 훨훨 저리 훨훨 떠도는 한 세상, 하늘 멀리 구름 따라 세상을 잊을거나.
※산행로
와석교-(오른쪽 시멘트길로)-두름마을-두름골-삼신제당-약수터-깔딱고개-주능-(오른쪽으로)-전망바위(총각봉)-(왼쪽으로)-김삿갓유적지갈림길-마대산 정상-김삿갓유적지 갈림길-김삿갓주거터-어둔이골계곡-김삿갓묘-노루목-(섶다리 건너 오른쪽으로)-김삿갓문학관
※김립(金笠)〈1807-1863.속칭 김삿갓,호는 난고(蘭皐),본명 병연(炳淵)〉
김병연은 본관이 안동 김씨로 양주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평안도 일대에서 홍경래가 주도한 농민의 난이 일어났다.가산군수 정시는 저항하다가 목숨을 잃었고, 병연의 할아버지 선천부사 김익순은 농민에게 항복하여 겨우 목숨을 구했는데 농민군이 관군에 쫒길 때 농민군 참모의 목을 1천냥에 사서 조정에 바쳐 공을 위장하였다.그의 비열한 행위가 드러나 김익순은 참형되고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서 어머니 함평이씨가 병연을 데리고 곡산 광주 평창 등지로 내려오다가 영월땅에서 정착하여 과거를 숨기며 지내며 아들에게 과거 준비를 시키며 살았다. 병연이 스무살 때 영월 땅 향시에 나갔는데, 시제가 '정시 가산군수의 죽음을 논하고,하늘에 사무치는 김익순의 죄를 탄식하라'였는데, 그는 뛰어난 글재주로 '한번 죽어서는 그 죄가 가벼우니 만번 죽어 마땅하다'고 저주하였다. 집에 와서 김익순이 할아버지 임을 알고 자책과 번민에 빠졌다가 삿갓을 쓰고 집을 나서 전국을 유랑하였다. 57세에 전라도 화순에서 죽고, 둘째 아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다 시신을 찾아 영월 땅에 묻었다. 그 뒤 병연의 묘소는 위치를 알 수 없었는데 향토사학자 박영국의 노력으로 1982년에 확인되었다.
※교통편
1) 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영월읍-하동면 하동초등-와석교 하차
2) 원점회귀산행을 하려면, 와석교에서 더 가서 와석계곡 끄트머리 김삿갓문학관 앞 주차
※원점회귀 산행길
노루목-김삿갓묘-처녀봉-마대산-어둔이계곡-김삿갓묘-노루목
와석 으름골 입구
삼신제당
김삿갓주거터
어둔이계곡
당집
김삿갓묘 / 노루목
김삿갓이 개성에 갔을 때 하룻밤을 청하니 집주인이 문을 닫아 걸며 땔감이 없어 그런다고 하자,
'고을이름은 개성인데 어찌 문을 닫아 걸며, 산이름이 송악인데 어찌 땔감이 없다더냐 ‥ '하며 지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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