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내려 가면 또 놓아야 하는 다리
섶다리
강을 건너 마을을 연결하는 섶다리는 섶나무(=작은 나무)로 엮어서 만든 다리인데 기억을 넘어 과거로부터 오고 과거로 가는 추억의 다리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되는 다리가 섶다리다. 이 다리로 장에 가고 이 다리로 학교에 가고, 이 다리로 정든 님이 오가고 애환이 가득한 다리다. 여름에 떠내려가면 다시 이어야 하는 다리. 마을을 이어주고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이다. 가끔 도회지 사람들이 찾아와 출렁출렁거리며 건너는 재미를 준다.
섶다리는 놓기가 어렵고 실속이 적어 점점 찾아보기가 어렵다. 섶다리를 놓자면 평평한 돌을 강둑에 다져놓고(선창 놓기라 함), 다릿발(섶다리의 지지대가 되는 Y자형 다리)을 박은 다음, 다릿발 사이를 이어주는 머기미( 긴 나무에 홈을 파서 다릿발을 세우는데 쓰는 나무)에 홈을 파서 다릿발을 끼워 맞추어 다리목을 만들고, 널래(머기미 사이에 빈 공간이 없도록 가로지른 나무)를 놓아 칡덩굴을 옹여매서 다리 몸을 만든다. 그 위에 솔가지를 얹고 흙을 덮고 발로 꼭꼭 다진다. 다리가 완성되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개통식을 하고 신나는 마을 잔치도 벌인다.
섶다리 / 평창군 봉평면
섶다리 /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섶다리 / 영월군 와석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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