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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지리산

지리산 둘레길

향곡[鄕谷] 2009. 3. 15. 12:34

 

지리산 둘레길

 

전북 남원시 산내면~경남 함양군 마천면, 휴천면 (2009.3.14)

 

산내면 매동마을(5.8㎞)-등구재(5㎞)-창원마을-금계마을-의탄교-의평마을-서암정사 (3㎞)-벽송사(3.5㎞)-송대마을(3.5㎞)-휴천면 세동마을 (약 20.8㎞. 6시간)

 

 

 

 

 자료 : 지리산길 홈페이지 참조

 

 

한반도 남쪽에서 우람한 기세와 장중한 앉음새로 자리 잡은 지리산은 쳐다보기만 해도 압도된다. 오늘은 지리산 자락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지리산을 한 바퀴 도는 300㎞ 전체 구간 중 먼저 길을 연 남원 매동마을에서 함양 세동마을까지 마을과 마을을 굽이굽이 가는 길이요, 산길 들길 논둑길을 걸어가는 그림 같은 길이다. 바람이 불어 갈대는 바람 방향으로 길게 누워 일렁이고, 구름을 이고 있는 지리산은 어제 내린 눈으로 산머리가 하얗게 되었다. 

 

매동마을 솔숲을 지나 샘물 한 바가지로 목을 축이고 산길로 들어섰다. 이정표를 잘 정비하여 그것만 따라가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중황마을 뒷길로 들어서니 닭이 길게 목청을 돋운다. 산내면 넓은 자락으로 닭 울음 소리가 길게 뻗어 나갔다. 바람이 차가워 등구재 못미쳐 주막에 들어가 목을 축였다. 길고 싱싱한 통김치로 인심을 내었다. 경상도 땅 함양에 들어서니 개구리울음소리로 요란하다.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나무에 걸치고 물속에도 구름이 잠겼다.

 

간이주막이 몇 군데 있지만 등구재 넘어 무인 주막은 산길을 더욱 넉넉하게 한다. 다음번엔 여기서 쉬어가야겠다. 등구재에서 내려서니 시야가 크게 트여 아름답고 경이로운 지리산경에 한참 동안 취해서 걸을 수 있다. 창원마을로 내려서며 펼쳐지는 다랭이논과 주변 산경은 가슴을 다 열어 놓는다. 지리산에 들어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원경을 감상하는 맛이 참 좋다.

 

칠선계곡을 건너보며 지리산정 흰 눈을 마저 감상하고 의탄교 건너 벽송사로 갔다. 625 전쟁 때 인민군 야전병원 터로 쓰여 절은 불타고 새로 지어 고풍은 없지만 절 입구 장승은 보기 드문 솜씨로 지어냈다. 15년 전 만났던 호법대장군 금호장군 장승은 아니지만 여전히 솜씨를 냈다. 이곳 주변이 판소리 변강쇠가 무대이다. 낮에는 잠만 자는 변강쇠를 보고서 나무를 해오라고 했더니 장승을 뽑아 땔감으로 쓰고 말았다. 그래서 팔도 장승들이 사발통문을 돌리고 모여서 변강쇠를 혼내주었다는 얘기다.

 

벽송사를 지나면 본격 산길이다. 지금까지 걸어오던 길은 순했지만 이젠 산 풍광은 지리산 꼭대기가 겨우 보일 정도이고 여느 산길과 다르지 않다. 산을 다 내려와 송대마을을 지나면 다시 시멘트길이다. 멀리 지리산과 하직하고 엄천강 물길 따라세동마을까지 이어져 내려가면 발에 불이 날 정도이다. 마을길이 시멘트로 되어 있어서 생각 보다 걷기는 힘들지만, 시간 여유를 가지고 쉬엄쉬엄 다닌다면 즐겁고도 아름다운 산길이다. 

 

  

 

 ※지리산 둘레길

 

 

 ★ 제1구간(다랭이길*) : 전북 남원시 산내면 매동마을**~경남 함양군 마천면 의중마을 10.7㎞

     매동마을-대숲-샘터-다랑논-주막-등구재-무인주막-다랑논-창원마을-금계마을-의탄교-의중마을

 

     * 다랭이길 : 다랭이논이 많은 길로 지리산 주능선 조망을 길게 할 수 있는 길이다.

     ** 매동마을 : 88 고속도로 지리산 IC에서 나와서 지리산 국립공원 가다가 인월과 실상사가 갈라지는 길 왼쪽에 있는 마을

 

 ★ 제2구간(산사람길***) : 함양군 마천면 의중마을**** ~ 휴천면 세정마을 10.1㎞

      의중마을-서암정사-벽송사-능선-송대마을-소나무쉼터-세동마을

 

     ***산사람길 : 빨찌산이 다니던 산길로 마천면 산간주민들이 빨치산을 산사람이라 불렀다.

     **** 의중마을 : 의탄교 건너 칠선계곡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마을

 

 ★ 전체 구간 : 산지와 농가가 만나는 곳을 경계로 지리산을 한 바퀴 도는 길로 현재 조성 중이다.

                해발 높이는 50m(구례군 토지면)에서 1100m(하동군 악양면 형제봉)로 사람이 다니는 아스팔트와 높은 곳을 제외하고 300㎞가 된다고 하는데 1시간에 1.3㎞로 하루에 7시간   걷는다면 총 232시간으로 32.5일이 걸리는 거리이다.

 

 ★ 지리산길 홈페이지 : www.trail.or.kr

 

 

 

 

 

 

 

 

 

 

 

 

  

 

 

 등구재 아래에 있는 주막

 

 

 

 

 등구재 넘어가며 보는 남원 산내면 상황마을

 

 

 

 

  등구재

 

 

 

등구재

 

 

 

 등구재 넘어 함양 땅에 있는 무인 주막(잡수시고 돈은 여기에)

 

 

 

 

 지리산 정상 천왕봉

 

 

 

 

 지리산 천왕봉과 다랭이논 / 등구재 내려서며

 

 

 

 

 창원마을 지나 보는 천왕봉

 

 

 

 

 금계마을 가며 보는 천왕봉

 

 

 

 

 이정표(빨강▷는 세동마을 가는 길, 까만▶는 매동마을 가는 길)

 

 

 

 

 칠선동계곡과 지리산 천왕봉 / 금계마을에서

 

 

 

 

 죽포대(竹圃臺) / 의중마을

 

 

 

 

 의중마을

 

 

 

 

 벽송사 장승 금호장군

 

 

 

 

 벽송사 장승 호법대장군 

 

 

 

 

 천왕봉 / 송대마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