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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경상 전라 탐방

영랑생가 / 모란이 피기까지는

향곡[鄕谷] 2009. 5. 9. 23:12

 

 

영랑생가 

 

전남 강진군 강진읍 남성리(강진군청 뒤) (2009.5.3)

 

 

 

강진에 가면 모란이나 영랑이라는 이름이 많다. 전날 우리가 묵었던 곳도 모란모텔이었다. 그 만큼 강진사람들은 영랑을 사랑하고 있다. 비내리는 아침 일찍 영랑생가를 찾았다. 아직 문을 열어 놓지 않아 담 밖에서만 빙 둘러본 아쉬움은 있으나 영랑 김윤식의 체취를 잠시나마 느끼고 싶었다. 뒤뜰엔 동백이 자라고 마당엔 모란이 피어 있었고 군청까지 나오는 길에도 비를 맞은 모란이 있었다. 영랑의 시처럼 모란이 이미 뚝뚝 떨어져 꽃잎이 시들어 아름다운 봄이 가고 마는가 보다. 이제 가면 언제 다시 올 줄 모르기에 빗속에서 아쉬움이 컸다. '북도에 소월이 있다면 남도엔 영랑'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 순수시의 대표 시인인 영랑이다. 1935년에 33살에 만든 '모란이 피기까지는'은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고 있는 시이기도 하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으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마당 앞 맑은 새암

 

 

마당 앞

맑은 새암을 들여다 본다.

 

저 깊은 땅 밑에

사로잡인 넋 있어

언제나 먼-ㄴ 하늘만

내어다 보고 계심 같아

 

별이 총총한

맑은 새암을 들여다본다

 

저 깊은 땅 속에

편히 누운 넋 있어

이 밤 그 눈 반짝이고

그의 겉몸 부르심 같아

 

마당앞

맑은 새암은 내 영혼의 얼굴

 

 

 

 

 

 

 

 

 

※ 주변 식당

 화경식당 (백반,한정식) : 강진군 강진군 서성리 (모란모텔 옆) ☏ 061-8609-5323

 해태식당 (한정식) : 강진군 강진읍 남성리 33 (버스터미날 앞) ☏ 061-434-2486 

※ 숙박 ; 모란모텔 : 강진군 강진읍 남성리 34-1 ☏ 061-434-00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