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천사(法泉寺)터
화려한 자취는 홀연하고 빼어난 부도비만 남아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 (2009.10.24)
가을 단풍이 절정이라 모두 길을 나섰는지 도로는 차량으로 가득 찼다. 고려 때 번창하였으나 지금은 폐절이 된 터를 찾아 남한강 줄기 따라나선 첫 번째 목적지는 원주 법천사터이다. 문막나들목을 나와 부론 가는 길은 가을걷이는 끝났지만 날씨가 따사롭고 마음이 푸근하다. 절 입구로 들어서니 절터는 발굴 목적으로 파란색 비닐로 덮어 두어서 주변이 어수선하다. 천년 절터를 지킨 느티나무는 속이 다 비었으나 세월의 연륜을 담아 굳굳하다. 절터 정비공사를 하고 있는 옆을 지나 몇 발자국 오르니 산기슭 한편에 지광국사부도비가 우뚝하다.
천년(1085년 세움)을 넘은 지광국사 현모 탑비는 당당하고 화려하다. 고려초 다섯 왕의 왕사로 지냈던 위엄대로 부도비도 장대하다. 힘차고 당당한 귀부는 큰 비신을 등에 지고 천년이나 서 있다. 거북 등엔 임금 왕(王) 자가 있는데, 감히 왕자(王字)를 새긴 거북이가 그리 쉽겠는가. 비신 옆은 용이 살아 하늘을 오르는 듯 생동감이 넘치고, 비신 상륜부도 구름과 연꽃무늬가 화려하다. 우리나라 부도비 중 가장 화려하다는 평을 들을 만하다.
천년 전 화려했던 절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고, 당간지주는 민가와 창고를 지나서 찾을 수 있었다. 부도비와 같이 있었던 지광국사 부도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갔다가 되찾았으나 625 전쟁 때 일부 파손되어 복원하였고,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있어 아직까지 제 자리로 돌아오지 못하였다. 1300여 제자를 거느렸다는 지광국사의 자취는 아직도 홀연하고, 진리(法)가 샘(泉)처럼 솟는다는 법천사 이름은 옛 영화로 남아 있다.
※ 가는 길
① 영동고속도로 문막나들목 - 여주 쪽 421번 국도 1.6㎞-문 학교 앞에서 부론 가는 599번 지방도로로 2.4㎞- 고속도로 밑을 지나 3.4㎞ 가면 갈림길이 나옴 - 갈림길에 조그만 법천사지 안내 표지판이 있는데 거기서 왼쪽 145번 도로를 9㎞ 가량 가면 왼쪽으로 법천사 표지가 다시 나타남 - 다리를 지나면 오른쪽에 느티나무가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음
② 당간지주는 느티나무 있는 곳에서 진행방향으로 200여 m 가면 당간지주 안내표시를 따라 우회전하고 민가와 창고를 100m 지나 왼쪽에 있음
법천사터 앞 느티나무
법천사터 입구
지광국사현묘탑비가 있는 부도전
부처님 광배
석재에 새긴 연꽃
흩어진 석물들
지광국사 현묘탑비 (국보 제59호)
목을 빼들고 있는 당당한 귀부
귀부 등에는 당당한 임금 왕(王) 자
비신 옆면 쌍룡문
탑비 뒷면
비신 상륜부 / 구름과 연꽃 문양이 화려하다
부도전으로 추측
당간지주
경복궁 고궁박물관 뒤편에 있는 법천사 지광국사 현묘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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