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법사(興法寺)터
밭으로 변한 절터에 옛 영화가 아련하다
원주시 지정면 안창리 (2009.10.24)
거돈사 터에서 다시 문막으로 나와 찾아간 흥법사 터는 민가와 밭으로 좁아져, 절터는 작은 집터만큼만 남아있다. 삼층석탑이 없었더라면 가까이 가서도 절터를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창건 기록은 알 수 없지만 통일신라시대 말 절로 추정하고 있다. 진공대사 부도비의 귀부와 이수, 삼층석탑만 덩그러니 있고 절터 석물로 쓰던 몇 점의 석재가 밭에 아무렇게 흩어졌다.
진공대사 부도비는 고려 태조(940년) 때 만든 것이라는데, 당당한 귀부의 모습은 앞서 두 군데 절터에서 보았던 조각 솜씨를 닮았다. 몸에는 연꽃무늬와 卍자가 새겨져 있고, 귀부에 엊혀있는 이수는 요란하여 좀 산만한 느낌이다. 귀신이 다가서다가도 도망가버릴 수밖에 없는 무서운 형상이다. 진공대사 부도와 조각난 비신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데, 비신은 고려 태조가 쓴 비문으로 귀중한 자료이다. 탑은 기단부와 옥개석 한쪽이 떨어져 나갔고 체감률과 균형이 안 맞아 안정감은 없지만 규모는 있는 편이다.
석축 주변에 석물이 흩어져 있고 밭이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문화재를 보호하는 차원에게 정리가 필요하다. 폐절터이지만 엄연히 국가 문화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야 문화재가 온전히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문막나들목을 나와 우회전- 42번 도로를 따라 원주 쪽으로 5.9㎞ - 간현 쪽으로 학생수련원을 지나 여주 양평 가는 길로 계속 가다가 김제 남사당 앞까지 6.5㎞- 사당 앞에서 시멘트길로 좌회전- 1㎞ 정도 가다가 2차선 도로를 통과하여 언덕 넘어 마을길로 들어서면 3층 석탑이 보이면 오른쪽 길로 흥법사터에 승용차는 잠시 세울 수 있으며, 큰 차는 마을길도 들어갈 수가 없다.
집터만한 흥법사터
삼층석탑 (보물 제464호)
균형이 안 맞고 기단부와 옥개석이 떨어져 나간 삼층석탑
진공대사 부도비(보물 제463호) / 귀부와 이수만 남아있다
진공대사 부도비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의 모습의 귀부
귀부 정면에 진공대사(眞空大師)라고 쓴 글씨
부도비 옆 석물
밭에 흩어진 석물들
흥법사터 앞 옻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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