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관파천 역사의 현장
구(舊) 러시아 공사관(公使館) / 사적 제253호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 15-1 (2010.1.7)
덕수궁 대한문에서 돌담길을 돌아가면 예원학교가 나오고, 거기서 오른쪽으로 꺽어 언덕길로
올라가면 공원 언덕에 종탑처럼 생긴 르네상스풍의 하얀 건물이 우뚝 서있다. 1890년 준공한
구 러시아공사관으로 한국전쟁 때 파괴된 것을 1973년 탑 부분을 복원하였고, 2009년말에 말쑥
하게 새단장을 마쳤다.
명성황후가 시해된 을미사변 후 신변에 위협을 느낀 고종은 일본을 견제하고자 세자와 함께
경복궁을 빠져나와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기는 아관파천을 감행하여 1년이나 머물렀다.
외세에 의존하여 난국을 헤쳐나가려는 고종의 정치적 판단에 나라는 혼란에 빠지고 주권은
흔들렸다. 그 역사의 현장이 바로 이곳이다. 나중에 발굴해 보았더니 경운궁(현재 덕수궁)에서
이 건물로 통하는 연결 통로가 있었다고 한다.
구미열강이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격변에 나라를 외세에 의지하려던 왕이었다. 백성의 고초는
말할 수도 없고, 나라의 운명은 바람 앞에 촛불이었다. 한 나라가 허물어져 가는 모습을 지켜 본
건물이 바로 이곳이다. 흘러간 회한의 세월을 덮으려는듯 하얀 눈이 가득 내렸다.
※ 가는 길 : 서울지하철 1,2호선 시청역 1번 출구로 나와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서 가면 정동극장 지나
예원학교가 나온다. 학교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언덕길을 150m 오르면 정동공원 안에 있다.
구 러시아공사관 / 서울 중구 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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