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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곳간/선비마을 이야기

주실 조 씨 가훈 '삼불차(三不借)'

향곡[鄕谷] 2010. 4. 2. 19:36

 

 

주실 조 씨 가훈 '삼불 차(三不借)'

 

 

 

 

 

호은종택은 경북 영양군 주실마을에 있는 시인 조지훈의 생가이고, 호은은 주실 조 씨의 시조이다. 1629년 이 마을에 터를 잡았으니 380년이 되었다. 호은종택에는 380년을 이어온 가훈이 있으니 삼불차(三不借)이다. 세 가지를 불차 한다. 즉 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는 자존심이 대단한 가훈이다.

 

 

 첫째는  재불차(財不借)로 재물을 다른 사람에게서 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호은 공이 마련한 문전옥답을 누구도 손대지 않았고 아직도 고스란히 내려온다고 한다.

 

둘째는 인불차(人不借)로 사람을 빌리지 않는다는 것인데, 아들을 빌려 양자를 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시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고 한다.

 

셋째는 문불차(文不借)로 글을 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공부를 하라는 것이다. 주실마을에서 나온 박사의 수가 마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힐 정도이다.

 

 

 풍수지리로 보아 호은종택 앞 문필봉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강직한 의지가 오늘날 종택을 일구고 명문가를 만든 것이다. 조지훈의 지조론이 나온 저력이 밑바탕에 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