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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선비마을 이야기

책 '선비답게 산다는 것' / 안대회 지음

향곡[鄕谷] 2010. 7. 15. 22:10

 

 

 

책 '선비답게 산다는 것'

안대회 지음

 

 

 

 

 

 

     안대회교수가 지은  책   '선비답게 산다는 것'을 읽었다. 옛 사람을 본 것처럼 선비의 정신과  인간미가 배어난 옛 글이었다.

     마음에 들거나 본받고 싶은 것  그리고 흥미로운 것을 줄여서 이곳에 적는다.

           (푸른역사. 299면. 2007.2.12 발행)  2010.7.15 읽음

 

 

1부. 인생과 내면

 

 □ 스스로 쓰는 묘지명

 -  스스로 자기 죽음을 애도하는 시인 자만시(自輓詩)와 자찬묘지명이 있는데, 강세황이 쓴 예술에 집념을 드러낸 묘지명이 특이하다. 얼굴은 물정에 어두운 꼴을 하고 있지만 흉금은 시원스럽다. 평생 가진 재능을 펼쳐보지 못해 세상에는 그의 깊이를 아는 자 아무도 없다. 오로지 한가로이 읊은 시나 가볍게 그린 그림에서 때때로 기이한 자태와 예스런 마음을 드러낸다.

 

 

□ 일기는 한 몸의 역사다

 - 유만주(1755~1788)란 문필가가 13년간 하루도 빼지 않고 쓴 일기 흠영(欽英)에서 일기를 쓰는 이유를 적은 서문,사대부가 바라본 역사,생활사,대화,서책,독서 경험과 사유 등 개인의 역사를 철저히 기록하려한 정신이 선비의 면모를 읽게 한다.

 

 

□ 진정한 즐거움은 한가한 삶에 있다

 

  - 큰 눈 내린날 아들,손자와 산속 절로 눈 구경 떠난 李慶全의 행동이 호방하다.

 

 - 팔여(八餘)라 호를 지은 사재 김정국(1485~1541)의 '팔여'

 

   。토란국과 보리밥을 배불리 넉넉히 먹고,부들자리와 따뜻한 온돌에서 잠을 넉넉히 자고, 땅에서 솟는 맑은 샘물을 넉넉히 마시고, 서가에 가득한 책을 넉넉하게 보고, 봄날에는 꽃을 가을에는 달빛을 넉넉하게 감상하고,새들 지저귐과 솔바람소리를 넉넉하게 듣고, 눈 속에 핀 매화와 서리 맞은 국화에서 넉넉하게 향기를 맡는다. 한가지 더, 이 일곱 가지를 넉넉하게 즐기기에 '팔여'라 하네.

 

  - 김정국이 말하는 '사는데 필요한 열 가지'

 

   。책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벗 한 사람, 신 한 켤레, 잠을 청할 베개 하나, 바람 통하는 창문 하나, 햇빛 쪼일 툇마루 하나, 차 달일 화로 한 개, 늙은 몸 부축할 지팡이 한 개, 봄 경치 즐길 나귀 한 마리.

 

 

□ 적게 먹으라

 - 성호 이익은 자신을 책만 읽고 쌀을 생산하지 않는 좀벌레라 말하며, 사람들이 굶주리지 않고 같이 살수 있도록 식량을 절약하는 것이 첫째가는 경륜으로 쳤다.

  

 

□ 소신을 분명히 하고 살았다

 - 편을 가르는 세상에서 출세 보다는 자기 소신과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2. 취미와 열정

 

□ 벼슬이나 명예 보다 예술품과 장서를 택한 열정도 인정하라

 - 고서화 소장가 김광수와 만권 장서가 이하곤은 수집한 것을 사람들에게 개방하여 지식 열정을 충족하게 하였다. 김광수가 교유한 이광사가 눈에 들어왔고, 이하곤의 서재는 만권루(萬券樓)이고, 장서인(藏書印)도 만권루였다. 안타깝게도 백년도 지나기 전에 다 흩어졌다.

 

 

□ 그림을 아는 선비, 제발(題跋)을 남겼다

 -  좋은 작품을 구하면 입수 경위,예술가에 대한 견문 그리고 감상을 기록하는 것이 안목있는 선비가 할 일이었다. 서화 작품에 덧붙인 이 글을 제발이라 한다. 

 

 

□ 우아하고 점잖은 사치를 즐겼다

 - 종이에서 멋을 부린 시전지와 아름다운 벼루에 대한 애정은 점잖은 사치였다. 시전지(詩箋紙)란 시를 쓰기 위한 작은 종이로 꽃무늬를 많이 사용하였다.

 

 

 

□ 산수의 멋을 즐겼다

 

  - 한여름엔 시원한 창가에 누워 산수기(山水記)를 읽었다. 이름하여 와유산수(臥遊山水)다

 

  - 산을 유람하는 것은 독서와 같다. 충분히 익히고 또 익히는데 핵심이 있다 (경종 때 성리학자 어유봉)

 

  - 산을 유람하는 것은 술을 마시는 것과 같다. 그 깊이는 각자의 국량에 따라 정해지는데, 그 아취(雅趣)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얻는 것은 고작 산의 겉모양에 지나지 않는다. 산수를 보는 것은 미인을 보는 것과 같다. 경험이 많은 자라 해도 이름만 듣고 얼굴을 실제로 보지 못했다면 약한 마음에 이끌리기 마련이다, (조선 경종 때 장서가 이하곤) 

 

  - 산수는 내게 좋은 벗이자,의원이요 (조선의 선비 김창흡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3. 글과 영혼

 

□ 편지로 마음을 전할 줄 알며, 아름다운 정취를 담았다.

 - 고려 중엽 이규보는 선인을 대신하여 상상력을 동원하여 자신에게 부치는 편지를 썼다

 - 구구절절 서간(書簡)과 짧은 내용으로 심경과 감정을 토로한 척독(尺讀)이 있다.

 

  。조희룡(1789~1866)의 척독 : 

      편지가 마침 도착하여 뜯어보고 한바탕 웃었습니다. 마음속에 그리던 사람이 이렇게 이르렀으니 무엇으로 보답할까요? 창 모서리에 뜬 봄별을 오이처럼 따다가 답장편지 속에 넣어 바로 보내고 싶습니다.

 

 

□ 동지와 제야에 인생의 전기가 되는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았다

 - 동짓날과 제야에 시문을 지어 스스로 심기일전 하였다.

 

 □ 시를 쓰는 마음

 - 정조 때 학자이자 시인인 이덕무는 동심을 지키는 것이 시인의 본분이며, 동심을 가지면 어른이 되어서도 좋은 시를 쓸 수 있다고 하였다.

  

 □ 도덕적 기준으로 가치를 정하였다

 - 도덕적 기준으로 글을 재단하고 시비하였으며, 스스로도 엄격하게 검열하였다

   

 

4. 공부와 서책

 

□ 큰 인연,큰 만남으로 벗 못지 않게 책을 소중하게 여겼다

 -  무료하다면 천년 벗인 책을 친구로 사귀어라. 여유가 없어 책 읽기 힘들다 하나, 겨울은 한해의 여가요,밤은 낮의 여가요,비바람 치는 때는 시간의 여가다 

 - 전답을 사면 내 배속이 부르지만, 책을 사면 나와 자손과 후학과 천하 사람의 배를 불린다

 

 

 

□ 선비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조선 후기 학자 이덕무가 말하는 3대 필독서

     이이의 성학집요(聖學輯要) : 개인과 제왕의 심성을 수양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 : 사람의 질병을 치료

     유형원의 반계수록(磻溪隨錄) ; 국가의 제도와 경제를 논함

 

 

 

□ 공부하는 법, 글 쓰는 법

  - 뜻을 곰곰히 생각하면서 집중하여 끊임없이 읽고, 중요한 글은 외워라 (홍대용)

  - 빼어난 글을 암송하고 그 다음에는 사유하라 (홍길주)

  - 마음에 드는 글, 외우고 싶은 문장,본받고 싶은 것을 따로 기록한다(윤춘년)

 

 

□ 지식에 앞서 학문하는 자세를 배운다

 - 학봉 김성일이 본 퇴계의 일상 : 거처하는 곳을 조용히 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조용히 앉아 책을 보되 나태한 모습을 뵐 수 없었다. 동트기 전 일어나 이부자리를 개수하고 세수하고 머리를 빗고 의관을 정제하신 다음, 날마다 소학으로 자신을 조율하셨다.

 - 다산은 퇴계를 직접 뵙지 않았지만 퇴계의 글을 읽고 마음을 가지런히 하였다.

 - 다산은 제자에게 재능을 믿고 공부를 게을리 하는 것보다 남에게 뒤쳐지는 재주를 근면과 열성과 끈기로 극복하는 것이 참된 공부법이라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