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크로드 여행기 11
쿠처 - 타림(塔里木) 분지와 야단(雅丹) 분지
중국 신장위그루자치구 쿠처 (2010.5.18)
천산산맥을 넘고 타림분지에 자리 잡은 타클라마칸사막 북쪽에 있는 길(천산중로)을 밤새도록 달려서 쿠처에 왔다. 타림분지는 천산산맥을 북쪽으로 하고, 곤륜산맥을 남으로, 서쪽으로는 파미르고원과 카라코람산맥이 있는 그 중간에 남북 500㎞, 동서 1500㎞에 걸친 서고동저(西高東低) 지형이다. 고도는 800~1200m이고,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는 뜻을 가진 타클라마칸사막이 있다. 선사시대 내륙호가 말라 붙은 것이 타림분지이고, 타림이란 '물이 모이는 곳'이란 뜻인데, 천지가 모두 바뀌어 마른 땅덩어리가 되었다.
쿠처는 서역 36국 중 제일 강대하였던 구이츠(龜慈) 왕국 수도였다. 한나라 때는 고조선에 한사군을 설치하였듯 서역도호부를 두었던 오랜 도시이다. 기원전 1세기에 불교가 들어와서 중국으로 전파하는 경로이기도 하였다. 현장과 혜초도 이곳 쿠처를 거쳐 갔다는데, 혜초가 쓴 '왕오천축국전'에서는 서기 727년 11월 이곳을 지나갔는데 카스에서 쿠처까지 한 달 걸렸다고 적었다. 거리는 722㎞로 지금도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없는데, 버스 타는 시간만 계산하여도 11시간이나 걸리는 곳이다. 무엇을 구하러 떠났으며, 무엇을 구해 왔을까. 고구려의 후손 고선지 장군도 이곳에서 절도사로 머물렀다. 여러모로 우리와 연이 있는 곳이라 멀지만 찾아올 의미가 있는 곳이다.
쿠처 버스터미널에 내리자 우루무치에서 연락을 받았다며 터미널 옆 여행사에서 마중 나왔다. 세수할 곳을 찾았더니 여행사 사무실 안에 상수도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였다. 수도에는 녹물이 나왔다. 대강 씻어야 할 판이니 우선 씻고, 일부는 옆집 식당 앞 수돗가에 가서 해결하였다. 씻을 수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라 여겼다. 탕면(湯面)과 만두(包子)로 아침을 해결하고, 큰 것 해결은 터미널 안 화장실에 가야 했다. 검표원에게 얘기하고 소지품을 투시기 검사대에 통과시키는 절차를 마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신장위그루자치구 어느 터미널이나 모두 엄격하였다.
여행사를 통하여 버스를 구했더니 가이드가 따라붙었다. 이제 대학을 막 졸업한 신출내기로 설명이 그리 신통치 못하였다. 쉽게 못 알아듣고 설명도 부실하니 대화가 그리 많지 못하였다. 우리 동의 없이 행선지를 정하려 하기에 제지하였다. 사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천산신비대협곡을 가기 위해 쿠처를 빠져나와 쿠이둔으로 가는 217번 도로를 가다가 보면 야단분지가 있다. 바람에 침식되어 절벽이나 산이 상하 두 개의 지형으로 나누어진 지형을 야단(雅丹)이라고 하는데, 황량함 속에서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소포탈라궁의 모습을 한 산도 침식이 만든 아름다움이다. 티베트 라사에 있는 포탈라궁의 축소판으로 만든 라다크왕국 수도 레에 있는 소포탈라궁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메마른 산과 벌판을 가르며 달리고 또 달린다.
구이츠고성
사막에 있는 무덤
소포탈라궁 모양의 침식지형
쿠처 이동경로 준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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