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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여행기 8 / 천산산맥 가는 길 - 멀고 도달을 장담할 수 없는 길

향곡[鄕谷] 2010. 6. 4. 18:16

 

 

나의 실크로드 여행기 8

 

천산산맥 가는 길 - 멀고 도달을 장담할 수 없는 길

 중국 신장위그루자치구 우루무치- 천산산맥 (2010.5.17)

 

 

 

 

기온이 낮고 바람이 차다. 호텔에 아침을 부탁하였는데, 호텔 식당은 문을 열지 않았다. 우리가 부탁한 아침식사 시간 7시는 무리였다.  북경시간으로 7시이니 이곳 신장 시간 은새벽 5시이다. 신장은 북경이 쓰는 공식 시간보다 2시간이 늦은 신장 시간을 따로 쓰고 있는데 꼭두새벽먹기를 청것이 무리였다. 호텔 바로 옆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었다. 만두(包子)전, 콩국훌륭하게 해결하였다.  

 

우루무치에 온 사람이라면 남산 목장과 천지를 가지만, 우리처럼 천산산맥 빙하를 가겠다나서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멀고 거기까지 도달을 장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제 보다 상태좋은 버스를 구해 아침 8시에 출발하였다. 운전사가 몸이 크고 목소리도 우람하다. 큰 도로에 들어서면서 멀리 만년설이 눈앞에  나타났다. 말과 양과 염소는 차가 오는 것을 상관 않고 길을 건넌다. 빵빵거려야 조금 빨리 건널 뿐이다. 비닐하우스 사이마다 흙담이 자리잡고 있다. 흙담은 바람막이 역할을 한다고 한다. 산 밑 곳곳에 곡식을 보관하는 움이 있다. 당나귀를 타고 가는 히잡을 쓴 여인, 물통에 물을 담아가는 사람,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1시간40분 정도 갔을 때 1차 관문을 만났다. 검문소가 나타났다. 경찰이 검문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운전사가 검문소로 들어갔다. 경찰이 기사를 포함 3명 이상 버스에 타지 못하게 하였다. 위험한 도로여서 안된다는 것이다. 11명 중 8명이 내렸다. 공공버스는 가능하다 하여 1시간 동안 길가에서 기다렸다. 공공버스를 타고 가장 가까운 '후샤'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모든 것을 매끄럽게 이룰 수가 없는 것이 오지여행이다. 여행이란 이런 것이라 생각하여야 한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여행이고, 환경이 바뀌면 생각을 바꾸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즐기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면 더 좋다. 1시간이 지나 공공버스를 탔다. 그 버스에 탄 사람들이 웬 사람들이 이런 데까지 들어오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길은 예상대로 험하였다. 벼랑길 옆 말목은 경계 구실만 할 뿐 협곡 아래가 아찔하다. 협곡 밑에 차가 떨어져 있었고, 앞에서 차가 오면 기다렸다 겨우 비켜갔다. 서에서 출발하기 전에 보험 들어놓은 일이 생각났다. 후샤에서 20여분 정도 기다렸다가 뒤에서 오던 우리 차에 다시 탔다.

 

중간 곳곳이 공사 중이라 길이 끊겨 어디로 방향을 잡을지 판단하가 어려웠다. 헤매다가 산꼭대기에 사는 사람에게 소리를 질러 길을 묻고, 지나가는 공사차량 운전기사에게도 길을 물어 후협(後狹)겨우 도착하였다. 공장지대라 아파트도 있고, 길가에서 당구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미 상당 시간 지체되었지만 점심은 먹어야 했다. 빤미엔(=비빔국수)을 시켜 먹었다. 손으로 음식을 먹는 사람도 있다. 음식을 먹는 사진을 찍는 것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포기하였다. 국수를 얼마나 많이 주는지 두 사람이 겨우 먹을 정도 양이었다. 맛이 있지만 반 쟁반을 먹기도 벅찬데 운전기사는 한 쟁반 먹고 또 시켜서 먹는다. 여기서는 곱빼기가 없다고 한다. 시키면 무제한으로 준다니 많이 먹는 사람에겐 좋다. 차(茶)도 공짜로 먹을 수 있었다. 어디를 가나 오지인심이 나는 곳이다.

 

 

 

 

우루무치 여의대주점 옆 식당에서 먹은 아침식사(만두, 전, 콩국물)

 

 

 

 

 

 

 

 

 

 

 

 

 

 

 

 

 

 

 

 

 

 

 

 

 

 

 

 

 검문소 부근

 

 

 

 

 

검문소에서 후샤까지 탄 공공버스

 

 

 

 

 

 

 

공공버스에서 내려 일행을 기다리던 후샤

 

 

 

 

 

 

 

 

 

길에서 당구 치는 사람들 / 후협

 

 

 

 

 

 빤미엔(비빔국수)으로 점심을 해결한 식당 / 후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