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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여행기 14 / 쿠처에서 투루판으로

향곡[鄕谷] 2010. 6. 9. 23:22

 

 

나의 실크로드 여행기 14

 

쿠처에서 투루판으로 

 중국 신장위그루자치구 쿠처-투루판 (2010.5.18-19)

 

  

 

천산 신비 대협곡에서 쿠처 버스터미널로 들어온 시간은 저녁 7시 반이었다. 8시 투루판행 버스여서 시간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짐을 버스 밑칸에 넣은 뒤에 버스 앞을 보았더니 7시 반 우리가 이미 다녀왔던 우루무치로 도로 가는 버스였다. 여행사 가이드는 투루판행 버스는 없고 시간이 바뀐 줄 자기도 몰랐다는 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원래 투루판 가는 버스는 없는데 끊어놓겠다고 하였던 것이다. 일단 떠나야 하기에 다시 13시간을 원래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하고 버스를 탔다. 차에 탄 뒤 운전기사가 순(托克순)에서 투루판이 멀지 않으니 길목인 토코순에서 내려서 가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사막 가운데 위그루 식당에서 다시 저녁을 하게 되었다. 차이단(=메뉴판)을 가져오라 하였다. 종업원차이단은 없다 하기에 다시 지배인을 불렀다. 지배인이 자기가 차이단이라 하였다. 이름이 차이단인 줄 알았더니, 자기가 다 안다는 뜻이고, 실제로 차이단이 필요 없을 정도로 메뉴가 단순하였다. 식사는 국수볶음밥 뿐이었다. 모처럼 만에 볶음밥을 시키고 양꼬치구이도 시켰다. 볶음밥은 짜고 양꼬치구이는 운전기사가 늦었다고 빵빵거려서 싸가지고 버스에 탔으나 식어버려 못 먹게 되었다. 옷을 바꿔 입거나 양말을 갈아 신을 시간이 없다. 더워도 습도가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양치질은 하루 만에 식당 에서 하였다. 

 

버스 안에서 나누는 위그루인들 말 액센트가 우리말과 비슷하다. 밤 9시 반경 쿠처 나들목을 지났다. 버스 안 TV는 중국전쟁영화 음향으로 엄청 시끄럽다. 머리 위에 있는 스피커가 울려 보통 시끄러운 것이 아니다. 거기다 소음도 삑삑 나서 시끄럽다. 커튼도 없다. 사막에 해가 뜨면 뜨거운 햇볕을 그저 받아야 한다. 귀를 막고 잘 수도 없고, 2층 침대칸은 높이가 낮아 앉아 있을 수도 없다. 내가 좋아서 하는 여행이지만 황당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다행히 10시가 넘어 TV와 전등이 꺼졌다. 

 

다음 날 새벽 5시 반. 차가 서서 가지 않는다. 앰뷸런스가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니 사고가 난 모양이다. 밖이 깜깜하다. 어제 그 많던 별은 다 어디 갔을까? 사람들이 두런두런거린다. 러시아어 계통의 강한 액센트도 있다. 다 온 것 같은데 방해꾼이 많다. 이제는 여인들 목소리도 간간이 들린다. 바깥에서 볼 일을 보는 사람에게 운전기사로 뭐라고 큰소리친다. 시동을 거는 걸 보니 차가 떠날 모양이다. 반대 편 도로를 열어 움직인다. 6시 50분 동쪽 하늘이 붉어진다. 이럴 땐 2층 자리가 좋다.

 

아침 7시 사막 한가운데서 차를 세웠다. 운전기사는 아무 말도 없이 문을 연다. 히잡을 쓴 여인들이 건너편 둔덕 밑으로 간다. 은폐가 좋아 볼 일 보기가 좋다. 사막에서 그들이 해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여자들이 사막 여행을 할 때는 치마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편평한 사막에서 산지형 사막으로 접어들었다. 조금 가다가 도로 중간에 다시 차가 섰다. 앞에는 아무 차량도 없는데 사막 한가운데 섰다. 운전기사는 독한 담배 연기만 내뿜는다. 시간을 조절하는 모양이다. 산이 햇빛을 받아 명암이 선명하여 울퉁불퉁하다. 구름이 얇고 날씨가 청명하다.

 

투루판에서 토코손까지 와 달라고 가이드에게 미리 연락하였다. 12시간 반만인 8시에 토코손에 내리니 어떤 운전사가 투루판 가는 사람들 아니냐며 짐을 자기 차에 실으라 하였다. 엉뚱한 사람이었다. 잠시 뒤에 진짜 가이가 나타났다. 엉뚱한 차를 타고 갈 뻔하였다. 버스에서 내린 데서 잠시 가로수 길을 가더니 사막길로 접어들었다. 차를 한 시간 정도 달려서 드디어 투루판에 도착하였다.

 

 

 

 쿠처 - 투루판 : 643㎞

  ※ 쿠처-투루판 야간침대버스 삯 : 150元/1인

 

 

 

 

 

 

 

 쿠처에서 투루판 가는 길에 저녁을 먹은 위그루 음식점

 

 

 

 

 

 

 

 

 

 

 

  사막에서 해가 밝아오는 아침

 

 

 

 

 

 

 

   

 

 

 

 

 

  

 

 

 

 침대버스표 (쿠처-우루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