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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여행기 19 / 길에서 만난 투루판 사람들

향곡[鄕谷] 2010. 6. 15. 07:01

 

 

나의 실크로드 여행기 19

 

길에서 만난 투루판 사람들

중국 신장위그루자치구 투루판 (2010.5.19)

 

  

 

투루판 외곽 유적지를 한 바퀴 돌아 다시 투루판 시내로 들어갔다. 화염산이 다시 보이고 오가는 사람도 많아졌다. 길거리에서 물건이나 음식을 파는 가게도 띄엄띄엄 있다.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은 얼마 안된다. 그들의 움직임에서 뚜렷한 표정을 느끼지 못하였다. 사막도시 한가운데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만도 반가운 일일지 모른다. 누구든 사람과 처음 만나면 하는 인사말인데, 아랍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인사말이 인샬라(=신이 원하신다면)이고  말리쉬(=걱정 말아라) 라는데, 그들의 표정에서만 보면 걱정이 없는 듯하다. 

  

투루판 시내에 오가는 사람들은 당나귀에 연결한 수레, 가족이 타도록 개조한 삼륜차, 오토바이 등으로 다닌다. 대중교통수단은 적다. 버스는 시내 중심가에서 볼 수 있었고, 택시도 수요적어서인지 그리 많지 않다. 하기사 우리 시골도 이동하는 인구가 적다면 행정 버스가 아니면 다닐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동수단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 표정을 보면 급한 것이 없고, 급하다니는 사람도 없다. 동물도 길 중간에 다니고,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따로 없으니 길에 다니사람이 여유롭다. 위그루어 억양이 높낮이가 그리 없듯 그들의 삶도 그렇게 보인다.

 

가이드인 사따르쟝 친척집에서 비빔면과 양구이로 저녁을 먹었다. 양구이라기보다는 찜에 가깝고, 덜 구워서인지 사람들 손이 선뜻 가지 않았다. 전문적인 음식점 간판을 내다 걸고 하는 집이 아니라 알음알이로 찾아가거나 가이드가 모아주는 집인 것 같다. 면 종류 음식은 향과 재료가 중국과 달리 느끼하지 않아 잘 먹고 다녔다. 세수도 하고 들마루에서 저녁을 먹어 모처럼 여유가 생겼다. 저녁을 먹은 집에서 건포도를 샀다. 십여 가지 종류를 들고 나왔지만 내용이나 품질을 판단할 수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비싼 것으로 2 봉지 1㎏을 100元에 구입하였다. 준비한 경비로 쓸 시간과 살 물건이 사실 없었는데 건포도와 과일 몇 개 산 것이 전부였다. 투루판에서 나는 산물로는 포도, 석유, 멜론, 면화, 건포도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투루판 건포도는 650여 가지이고 가격(500g당)은 10~200元으로 종류만큼 다양하다. 민가에 처음 들어가 보았지만 환경이나 들마루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우리 농촌 풍경과 비슷하다. 화장실도 사막에서 본 것과 다름이 없었으나 의자 바닥에 구멍을 뚫어 사용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좌변식 화장실이 기억에 남는다.   

 

 

 

 

           

 

   

  

투루판 건포도

 

 

 

 

  투루판에서 저녁을 먹은 민가

 

 

 

 

   투루판 민가에서 본 좌변식 화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