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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여행기 20 / 투루판에서 둔황 가는 길

향곡[鄕谷] 2010. 6. 16. 08:47

 

 

나의 실크로드 여행기 20

 

투루판에서 둔황 가는 길

중국 위그루 자치구 투루판, 깐수성 둔황 (2010.5.19-5.20)

 

 

 

투루판 민가에서 저녁을 먹고 여유 있게 떠난다 한 것이 저녁 준비에 시간이 걸렸고 건포도를 사느라 시간이 흘렀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 7시 40분에 나섰다. 종일 타고 다녔던 승합차를 부려 50㎞ 떨어진 투루판 기차역으로 달렸다. 낮보다는 열기가 덜한 사막 저편으로 해는 지고 달구지를 끌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사람들이 분주히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비빔국수볶음국수를 많이 먹었고, 여행의 피로를 달래기 위한 독한 술은 없었지만 맥주로 대신하였던 신장위그루자치구를 떠난다. 젊은이들은 술, 담배를 구하여 먹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극단으로 막으면 모를까 즐기고 싶은 기호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랍어 까호와에서 유래한 이름인 커피도 원산지 이디오피아에서 세계로 퍼졌듯, 세계 모두가 마시는 술이 이곳 젊은들이 시작하여 모두의 기호가 되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위그루 운전기사에게 다시 위그루 음악을 부탁하였다. 급한 것이 없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우린 급하게 떠난다. 가장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 화염산이 있었지만 카레즈가 있어서 시원하였고, 작은 이익 보다는 신의를 지키려고 하는 것이 마음에 닿은 투루판이었다. 달리는 사막길 한가운에 무덤들이 있다. 사람이 죽으면 죽은 사람 머리를 메카로 향하게 하고, 화장을 하면 영혼이 소멸되므로 매장한다는 그들 풍습이다. 그들이 하는 기도 모습을 보았으면 메카의 방향을 알았을 텐데 부리나케 움직이며 여행을 하느라 그런 모습을 보지는 못하였다. 모스크처럼 생긴 묘당이 있었다. 묘실을 넓게 파 두었다가 나중에 같은 가족을 함께 묻을 수 있는 공간을 미리 만든다 한다.

 

사막과 공장이 있는 시가지를 지나 1시간 만에 투루판 역에 도착하였다. 어수선한 역 주변에서 기차에서 먹을 라면을 구하였다. 어두운 역사에 들어서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위원으로 가는 개찰구 앞에 줄을 섰다. 역 바깥이나 안이나 사람들이 얼굴색이 낯선 우리들을 구경하였다. 마치 우리가 외국인을 구경하듯 그러하였다. 둔황에 가는 가장 가까운 역이 위원역이다. 스무 살 조금 넘었을 듯한 역무원에게 기차가 서는 위치를 물었다. 그는 표정도 없이 해당 위치까지 뚜벅뚜벅 걸어가서 안내를 하고 나머지 사람들을 줄을 세웠다. 승강장에는 여행 식품이나 물을 실은 리어카가 들어와 있었다.

 

우리가 타는 기차는 6인이 마주 보는 3층 침대기차인 잉워(硬臥)다. 위층에 오르느라 몇 번 모서리에 박았다. 그래도 이틀 동안 2층 침대버스를 타다가 보니 여인숙에서 장급 여관으로 옮긴 다. 대강 자리 배치와 정리를 끝내고 맥주한 순배 마셨다. 10시 20분 승무원이 커튼을 치고 실내등을 소등하였다. 2층에서 구부려서 짐을 정리하고 길게 누웠다. 기차가 가볍게 덜컹거려 금방 잠이 들었다. 부시럭 소리잠을 깨니 일행은 승무원이 갖다 놓은 뜨거운 물을 부어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중국 신라면은 차이 향이 나고 싱거워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목적지에 다가오자 승무원이 돌아다니며 전날 저녁에 회수하여 가져갔던 기차표를 돌려주었다. 승무원들은 분주히 다니며 하는 일이 다. 검표, 소등, 화장실과 승하차 문과 세면실 문을 잠그거나 열어 주고, 청소 등을 분담하고 있다.

 

깜깜한 새벽 4시 반 위원 역에 내렸다. 둔황까지는 130㎞. 미리 약속한 둔황 가이드가 가지고 온 승합차탔다. 차는 좁고 도로 사정은 안 좋은데 무지 달린다. 머리를 차 천장에 부딪히기를 여러 하다가 숨이 막힐 듯하여 쉬어 가자고 차를 세웠다. 날씨가 차서 바깥에서 오래 쉬기도 어려웠다. 둔황 20㎞ 전부터 병충해를 예방하위해 나무 아래에 흰칠을 한 포플러나무가 보이고, 길가에 포도나무 단지가 보인다. 2시간이 지나 6시 40분 양관호텔에 도착하였다. 포장이 불량한 컴컴한 도로를 얼마나 힘차게 달렸는지 머리가 얼얼하였다. 중국 음식점에서 아침을 해결하였다. 이곳에서도 물이나 오차없다. 차를 먹고 싶으면 차통가지고 다니다가 식당에서 주는 뜨거운 물을 받아서 차를 마시는 수밖에 없다. 중국 어디서나 물사정이 좋지 않다더니 물 한 잔 얻어먹기가 어렵다.  

 

 

※ 투루판-위원 : 682㎞, 위원-둔황 : 130㎞

※ 투루판-위원 기차 삯(잉워: 3층 침대 기차) : 187元/1인

 

 

  공동묘지

 

 

 

투루판기차역 앞

 

 

 

   투루판역 

 

 

 

 

    투루판역으로 들어오는 기차 

 

 

 

 

  잉워 (3층 침대 기차)

 

 

 

 

    유원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