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크로드 여행기 18
베제크리크 천불동 - 훼손된 불교 유적
중국 신장위그루자치구 투루판 (2010.5.19
손오공이 등장한 서유기에 나오는 산인 화염산에서 북쪽 산기슭을 돌아가면 무르트르크강 서쪽 절벽에 베제크리크 천불동 석굴사원이 있다. 화염산 남쪽은 작은 골이 무수히 생겨 불길이 솟는 모양이라면, 뒤쪽 화염산은 경사가 있는 밋밋한 모래산이다. 천불동석굴로 들어가는 좌우 계곡은 경치가 아주 좋다. 계곡이라 하여도 물도 없는 곳이지만, 깎인 흙산이 만든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시간이 있었다면 그 꼭대기에 가보고 싶었다. 동화에 나오는 하늘로 올라가는 콩깍지 사다리처럼 산꼭대기로 오르는 긴 사다리가 있었다. 그 위에 오르면 사막에 지는 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은 거의 없다. 매표소 앞에는 화염산으로 오르는 낙타 한 마리가 한가로이 자리잡고 앉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양탄자로 장식을 한 낙타가 쉴 그늘은 따로 없다.
고적한 관광지 풍경처럼 게시한 매표소 가격표도 빛이 바래었다. 베제크리크 천불동 석굴은 남북조시대 후기인 서기 500년대에 창건된 불교 성지였으나, 14세기 이슬람교가 이 지역에 전파된 후 쇠락하였다. 원래 83개였던 석굴은 57개가 남았지만, 이슬람교도에 의해 허물어지고 훼손된데다가, 20세기 초에 독일인 고고학자와 일본인 승려가 톱으로 잘라가서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베제크리크란 이름이 '예쁘게 꾸민 집'이란 뜻이라는데, 상태가 좋은 석굴은 막아 놓고 훼손된 6개 석굴만 개방하고 있어서 그 이름이 무색하다. 훼손의 정도가 아주 심하여 누구나 실망할 수밖에없다. 이렇게 황량한 곳에서 돈을 받고 입장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관광객이 끊어질지도 모르겠다. 석굴 앞에서 위그루인들이 전통 악기를 켜고 춤을 추며 여행객에게 구경거리를 주고 있다. 음악에 맞추어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에 퇴색한 석굴 계곡에 조금이나마 볼거리가 되고 위로가 되고 있다.
※ 투루판 - 베제크리크천불동 : 시내에서 동쪽으로 45㎞
※ 베제크리크천불동 입장료 : 20元
천불동 가는 길 무루투르크강 오른쪽 아름다운 지형
사람이 올라갈 수 있도록 층계를 만들어 두었다
베제크리크천불동 가는 길 / 왼쪽은 화염산
화염산
투루판 명승지 입장료
강 왼쪽에 있는 석굴. 멀리 흰 눈이 쌓인 산도 보인다
베제크리크천불동 / 상태가 좋은 것은 공개하지 않고 6개만 개방하고 있다
개방한 석굴
베제크리크천불동 석굴 앞면
악기를 켜는 위그루인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위그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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