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봉(941m)
구름 위에서 구름을 보는 산
경기도 양평군 (2010.8.29)
연수 1리 연암삼거리-백운암-수도골-형제우물-정상-삼태재-새수골-용문역 (6시간)
산 입구에 도착하니 빗줄기는 굵어지고 구름 사이로 산봉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여러 번 하였다. 빗방울이 굵어져 삼태재에서 수도골로 길을 바꾸었다. 산길 환영객은 물봉선과 이삭여뀌이다. 들꽃이 산길 끝나는 곳까지 줄을 서서 산꾼을 맞았다.
오락가락하던 비가 정상 아래 형제우물에 도착하니 다시 굵어졌다. 어젯밤을 산에서 잤다는 산꾼이 쳐놓은 비닐막에 들어갔다. 투둑투둑 산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술 한 잔을 나누었다. 이슬을 머금은 국화에서 가을을 느낀다더니, 산에서 감국주를 마시며 서둘러 가을을 기다린다. 계절의 변화를 산에서 맞는다.
비 그치고 먹구름이 엷어져 백운봉 정상으로 올라갔다. 구름을 다루는 신령님 솜씨가 변화무쌍하다. 구름이 모였다가 흩어지고 흩어졌다가 다시 모인다. 구름이 산 밑에 가득하다. 온 천지가 구름이다. 구름이 나인지 내가 구름인지 모르겠다. 구름 아래로 희끗희끗 들과 집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산 아래로 내려서면 우리가 사는 곳인데, 구름 위 올라서니 이렇게도 다르다.
※ 교통편 : 왕십리역에서 7시31분 국철을 타고 용문역으로 가서 (1시간 20분 걸림), 10분거리인 용문터미널까지 걸어가서 9시발 연수리행 버스 이용 종점에서 내림(20분 걸림)
물봉선
비닐막에 앉은 단풍잎
새수골
해바라기 / 양평군 연안 1리 보리고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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