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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벌봉 / 위례둘레길로 남한산성 오르는 산

향곡[鄕谷] 2012. 1. 21. 23:40

 

 

남한산성 8

 

 

남한산성 벌봉 (515m)

위례둘레길로 남한산성 오르는 산

 

경기도 하남시 (2012.1.21. 흐린 후 약한 비. 0.1㎜. 0.7~5.7℃)

마방집-샘재-객산(292)-봉암성 암문-벌봉(515)-남한산성 암문-산성 종로 (약 8㎞. 3시간)

 

  

 

실비는 뿌리고 산은 적막한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나무가지엔 송알송알 물구슬이 맺혀 산길엔 오그라진 가랑잎이 주름을 편다. 바위틈에서 꾸덕꾸덕하였던 이끼도 제법 부드러운 초록빛을 내보인다. 설에 또 추위가 온다지만 이제 바람결이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벌봉은 봉암성 가장자리에 붙어 있는 산이다. 암문 쪽으로 올라 보면, 꼭대기에 있는 바위가 벌처럼 생겼다 하여 벌봉이요, 봉암이다. 호란 때 청나라 군대는 남한산성이 눈앞에보이는 이곳에 자리 잡고 성 안을 감시하고 위협을 가하였다. 위협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난이 끝나고 50년 후에 남한산성 바깥에 외성인 봉암성을 쌓았다. 더 이상은 쓰지 못한 성이 되고 말았고, 지금은 폐허로 남았다.  

 

이곳이 산성 주변이라 골마다 옛 자취가 숨어 있다. 골짜기가 날개를 편 듯한 봉학골을 지나온조왕이 마셨다는 어용샘이 있고, 객사가 산 밑에 있었다 하여 이름 붙인 객산자리 잡고 있다. 산이 마을을 막은 막은데기고개를 오르면, 골이 나뭇가지처럼 뻗은 가지울도 있다. 바로 옆에 있는 고골은 광주관아가 있었다 하여 '고읍'으로 부르다가 '고고을' 이 되고, 이어 '고골'되었. 지명을 아름답게 지었다. 모름지기 이름은 연원과 지형에 맞게 붙여야 하는 법이다.

 

샘재에서 벌봉 오르는 길은 부드럽다. 큰 산의 우람함도 좋지만 이런 부드러운 산길이 좋다. 짜릿함은 없더라도 솔숲길 상쾌함과 편안함이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길 떠나 얻는 즐거움을 높은 산에서만 얻을 수 있으랴. 아울러 역사를 음미하며 오를 수 있어서 좋다. 

 

 

 

※ 교통편

(갈 때) 5호선,8호선 천호역 3번 출구 앞에서 16,30,30-2번 버스를 30분가량 타고 마방집 하차

(올 때) 산성 종로에서 9번 버스를 타고 산성역에서 8호선 전철 환승

 

※ 길 찾기

마방집에서 내린 후, 중부고속도로 밑으로 지나는 도로를 따라서 가다가, 굴다리 지나자마자 왼쪽에 있는 남한산성 산행안내판이 있는 산길로 올라감  

 

 

 

 

 

 

사미고개 부근

 

 

 

개구리바위

 

 

 

봉암성 암문

 

 

 

 

 

벌봉에서 남한산성 가는 길

 

 

 

 

 

 

 

봉암성